EVR 스튜디오 '프로젝트M'은 VR어드벤처게임 … 폭 넓은 세계관 담을 것
EVR 스튜디오 '프로젝트M'은 VR어드벤처게임 … 폭 넓은 세계관 담을 것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8.06.01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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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도움이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EVR스튜디오는 지난 2016년 설립된 VR기업이다. 그해 지스타에서 '프로젝트M'을 최초 공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아름다운 미소녀 캐릭터를 근간으로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나누던 게임이 최초 형태였다. 이어 스팀을 통해 '테크 데모'를 공개한 이들은 이제 정식 버전 출시를 준비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이에 강남에 위치한 EVR스튜디오를 찾아 지금까지 개발한 프로젝트와 향후 방향성에 대해 듣는 자리를 가졌다. 

구범석 TD. 박재욱 AD, 김재환 대표, 민동준 PD
구범석 TD. 박재욱 AD, 김재환 대표, 민동준 PD

EVR스튜디오는 산전수전 다 겪은 '아재'들이 설립한 게임 개발 회사다. 평범한 아재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20년차이상 베테랑들로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유명인사들이다. 실제로 이들의 게임을 본 에픽게임스 팀스위니 대표가 이들을 극찬하는가 하면 직접 스튜디오로 방문할 정도로 게임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지난해 7월 공개된 '프로젝트M' 테크 데모 역시 유저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이들은 프로젝트 개발에 돌입한다. 

필자에게 '프로젝트M'은 연예시뮬레이션 인상이 강했다. 아름다운 캐릭터가 나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화면 전환을 통해 추억속으로 들어가는 내용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타블로'이야기도 빼놓지 않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EVR멤버들은 '테크데모'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당시 공개했던 '프로젝트M'은 말 그대로 테크데모 였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콘텐츠라는걸 보여주는 형태였습니다. 사실 공개계획은 없었는데 공개하게 됐습니다. 대신 얻은 것도 있습니다. 대화라는 행위로 유저들을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정보 습득 과정의 재미 등에 대한 선호도를 알 수 있었죠. 그걸로 유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더 하고 싶어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됐고, 지금도 계속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게임을 개발중인데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 조금씩 공개하려고 합니다."

사진처럼 보이지만 인게임 그래픽이다
사진처럼 보이지만 인게임 그래픽이다

EVR이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M'은 어드벤쳐 게임이다. 물론 미소녀들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고 사랑 이야기가 어느 정도 들어간 것도 무시할수는 없겠으나 그것은 방대한 이야기 중 하나일 뿐 근본적으로 어드벤쳐 장르다.


"프로젝트M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10년전 삶으로 돌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10년전에 함께 했던 친구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듣거나, 정보들을 수집하면서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구조입니다. 그 안에 이야깃거리들이 함께 엮인 구조입니다."

EVR스튜디오는 '프로젝트M 테크데모'를 통해 주인공과 여자친구가 대화 도중에 과거 기억을 떠올리다가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경험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도 어느 정도 닮아 있는 부분이 있을까. 

"이번에 새롭게 캐릭터 2명을 공개하려고 하는 데요. 그 중 한 캐릭터인 하나는 밴드부 보컬입니다. 밴드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겪는데 유저 여러분들은 하나의 조력자가 돼서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입니다."

EVR스튜디오가 공개한 영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딘가 어색한 캐릭터가 눈에 들어온다. 그 캐릭터가 바로 유저라는 설정이다. 설정이 이렇다면 게임 속에서 드럼을 두들기는 리듬 액션이 삽입돼도 전혀 문제가 없을 만한 세계관이다. 같은 맥락에서 함께 공개된 캐릭터 이비는 모델 지망생이다. EVR스튜디오 내부에서 이비와 함께 하는 테스트 버전을 공개했는데, 둘 만의 공간에 들어가 조력자로서 뭔가를 해야하는 설정이었다.

"VR게임을 플레이하는 분들은 게임 상에서 뭐든 만지고 움직여야 합니다. 일명 '비글미'라고 하죠. 그런데 원하는 대로 사물이 움직이지 않거나, 반응이 없다면 바로 몰입감이 떨어집니다. 내가 게임상에서 뭔가를 움직였는데 그걸로 게임이 변화하는 그 순간의 짜릿함이 VR게임의 묘미입니다. 그렇다고해서 또 너무 많은 요소들을 집어넣으면 지치기 마련이죠. 그래서 그 타협점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기존 게임장르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좀 있는 편입니다."

이들의 게임 개발은 영화를 찍는 과정을 보는 듯 하다. 게임 상에서 유저가 마주하게 되는 한 장면, 한 장면을 모두 기획해서 '연출'하는데 집중한다. 기본적으로 '루틴(반복)'적으로 뭔가를 하는 것을 가능한한 배제하고 할 때 마다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한 연출이라는게 EVR스튜디오의 말이다. 한 장면을 완성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 만큼 재미는 더 할 것이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덩달아 바빠진것은 그래픽 디자인팀이다. 매 번 새로운 연출을 요구한다면 그에 걸맞는 리소스들을 완성해 내야 한다. 

"프로토타입때와는 완전히 달라졌죠. 애초에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설계해서 최적화된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아예 한층을 더 임대해서 모션캡쳐 장비나 페이셜캡쳐 장비와 같은 것들을 도입해서 이제는 회사 내부에서 소스를 준비하고 업그레이드 해 나가는 과정을 진행중입니다. 속도면이나 정밀도면, 질적인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 됐다고 자부합니다."

EVR스튜디오의 그래픽 퀄리티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수준이다. 이미 2년전에 공개한 영상들로 전 세계가 들썩였고 차세대 그래픽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런데 이 회사는 한발 더 나아갔다고 말한다. EVR 멤버들은 '눈가의 주름'이나 '안면 근육의 움직임'을 자세히 지켜보라고 한다. 게임 속에서는 더 혁신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유저들이 캐릭터의 얼굴만 봐도 감정을 직감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을 본적이 있다면,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서 나오는 게임들이 꽤 많이 나오는 것은 저희도 잘 압니다. 개인적으로는 저희보다 좀 더 빨리 더 많은 게임들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앞선 콘텐츠들을 즐기면서 '경험'을 쌓아 나가게 되면 저희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상상하시는 특정 미디어나, VR로서의 경험 등 다양한 것들이 합쳐지면서 저희 게임이 '황홀한 게임'이 될 수 있었으면합니다."

프로젝트M 여주인공 중 한명인 이비
프로젝트M 여주인공 중 한명인 이비

EVR스튜디오 각자 분야에서 '최고'자리를 경험해 본 이들이 이제 '우리 해보고 싶은거 해볼까요?'라는 주제로 뭉친 이들이다. 최고, 그 중에서도 또 최고를 노리면서 한계를 돌파하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 나간다. 그래픽디자인, 기술적인 완성도와 최적화, 게임의 틀을 깨보고자 하는 도전, 제작방식을 바꿔 보고자 하는 도전, 그리고 그 사이에 숨어 있는 노력과 이로 인해 이룩하는 발전들은 분명히 가치 있다. 한편의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이 이렇지 않을까.

흔히 VR분야는 인간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수 있는 도구라고 이야기한다. 또, 누군가가 이 도구를 이용해 멋들어진 세계를 창조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EVR스튜디오야말로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기업이 아닐까. 그들의 다음 시연 빌드를 벌서부터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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