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서 체험한 반다이남코 ‘VR존’ … 타이틀 숫자·볼륨 ‘아쉬움’
후쿠오카서 체험한 반다이남코 ‘VR존’ … 타이틀 숫자·볼륨 ‘아쉬움’
  • 정우준 기자
  • 승인 2018.07.13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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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해 많은 한국 관광객이 찾는다는 일본 후쿠오카로 떠났다.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을 정도로 배를 채우고 난 뒤, 하카타 역 주변을 배회하던 중 낯익은 반다이남코의 ‘VR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기자는 현장을 직접 방문,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VR존’ 체험에 도전했다.
 

▲ 벽면 간판에 ‘VR존 포탈’이 보인다

후쿠오카의 ‘VR존 포탈’은 하카타 국제여객터미널 7층에 위치한 남코 사의 게임존에 위치해있다. 다만 드래곤볼·드래곤퀘스트·에반게리온·갤러그 등 다양한 VR게임 라인업을 갖춘 도쿄의 ‘VR존 신주쿠’와는 달리, 해당 매장은 공간적인 제약을 이유로 ‘극한 담력시험: 고소공포 SHOW’, ‘호러현실체험: 탈출병동 오메가’, ‘아가일 시프트’, ‘마리오카트 아케이드 GP VR’ 등 4종의 타이틀만이 마련돼 있다.
 

▲ 1,000엔 짜리 지폐를 넣어 원하는 게임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체험에 나서기 전 각 게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면, 지하철 표와 동일한 방식으로 본인이 원하는 게임의 티켓을 출력해 스탭에게 제출하면 된다. 매장 카운터에서 직원에게 1종이나 5종 자유이용권 등을 구매하는 국내 VR방과는 또 다른 방식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4종의 타이틀은 각각 1,000엔(약 10,000원)에 구매 가능하며, 후쿠오카의 ‘VR존 포탈’에는 ‘VR존 신주쿠’에서 이용 가능한 원데이 티켓 세트를 이용할 수 없다.
 

▲ ‘마리오카트 VR’ 플레이 도중, 빼꼼한 바나나가 눈길을 끈다

이에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는 ‘마리오카트 VR’과 메카닉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어트랙션이 눈길을 끈 ‘아가일 시프트’를 체험해보기로 결정했다.
먼저 ‘마리오카트 VR’은 양 손에 바이브 트래커를 착용하고, HTC바이브와 헤드셋을 머리에 쓴 채 카트 형태의 어트랙션에 앉아 즐기는 VR 레이싱게임이다. 매장에 배치된 두 대의 카트로 마리오나 루이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간단한 조작법 안내와 함께 체험이 시작된다. 유저는 피치공주, 요시, 쿠파, 와리오 등 다양한 게임 속 등장인물들과 버섯왕국 서킷에서 경주를 펼치며, 양 손으로 곳곳에 등장하는 바나나·거북이등껍질·뿅망치 등 아이템을 잡고 던져 경쟁자를 방해할 수 있다.

‘마리오카트 VR’은 기대했던 대로 아기자기한 인기 캐릭터들의 매력이나 쿵쾅거리며 부딪히는 캐주얼 레이싱의 재미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단 한 바퀴만을 도는 게임의 짧은 볼륨과 매장에 다른 고객이 없어 경쟁할 상대가 없었다는 것뿐이었다.
 

▲ 다소 아쉬운 콘텐츠이나, 로봇 마니아라면 ‘아가일 시프트’ 체험을 적극 추천한다

‘마리오카트 VR’을 끝내자마자, 바로 옆의 ‘아가일 시프트’ 체험을 이어나갔다. 거대한 메카닉의 콕핏에서 탑승하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는 VR 슈팅게임 ‘아가일 시프트’는 건담·마크로스 등 로봇 마니아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어트랙션이다. 이 역시 HTC바이브를 착용하면 게임이 시작되고, 파일럿 인증이 끝난 이후 미소녀 안드로이드 ‘아이네’의 설명에 따라 메카닉의 조종석으로 이동한다. 이후 콘트롤러 조작에 따라 조종석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유저의 시선으로 적 메카닉을 타깃팅한 뒤 무차별 사격으로 하나씩 제거하면 승리에 이를 수 있다.

체험 결과, ‘아가일 시프트’의 최대 매력은 역시 콕핏에 앉아 직접 메카닉을 조종하는 듯한 현실감이었다. 콘트롤러와 연동된 기체의 팔 움직임이 상당히 자연스럽고, 양 옆으로 시선을 돌리면 나와 함께 전투에 나선 다른 메카닉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 ‘VR존 포탈’에서 서비스 중인 ‘아가일 시프트’는 초기 튜토리얼 만을 체험하는 데모 버전에 가까워, 게임이 종료하고 나면 허탈함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다소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은 ‘아이네’가 오히려 전투에 몰입하고 싶은 유저의 시선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 후쿠오카 여행 중 이색체험으로 ‘VR존 포탈’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방문 당시 후쿠오카의 ‘VR존 포탈’은 게이머들이 몰려있는 남코 게임존과 달리, 2종의 게임을 체험할 동안 단 두 팀만이 입장할 정도로 VR게임을 즐기려는 고객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는 ‘마리오카트 VR’을 제외하면, 고소공포나 감상형 VR호러게임 등 국내에서도 흥미가 떨어진 VR콘텐츠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전반적인 게임들의 플레이타임이 5분 정도로 짧은 편이기는 하나, 오히려 여행 도중 자투리 시간에 방문해 일회성으로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반다이남코의 ‘VR존 신주쿠’ 성공사례로 볼 때, 드래곤볼·드래곤퀘스트·에반게리온 등 인기가 높은 I·P 게임들이 추가로 입점한다면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을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독특한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 중인 독자들이 있다면, 하카타 국제여객터미널에 위치한 ‘VR존 포탈’을 찾아 친구나 연인과 함께 신나는 ‘마리오카트 VR’ 레이싱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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