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F2018 #4] 릴루미노의 마법,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노영서 'VR'로 빛 찾았다
[GDF2018 #4] 릴루미노의 마법,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노영서 'VR'로 빛 찾았다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8.07.19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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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서 피아니스트는 6살부터 피아노를 시작한 피아노 신동이다. 동시에 그는 전국체전에 참가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좋았던 소년이라고 한다. 그는 12살때부터 점점 시력을 잃기 시작했고 지금은 정상 시력의 20%도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꾸준히 피아노를 연습했다. 타고난 운동신경덕분일까. 세계적으로도 치기 어렵다는 피아노 연주곡들을 쳐내면서 각종 콩쿨에서 본선에 입상하는 등 노력파로서의 행보를 보인다. 

'건반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런데 그에게 한줄기 빛이 내려왔다. 삼성 C랩에서 개발중인 프로젝트 '릴루미노'덕분이다. 릴루미노는 시각 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비교적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솔루션이다. 삼성 기어VR와 같은 HMD를 쓰고 사물을 보도록 설계돼 있는데, 모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이들을 위해 테두리를 강조하면서 사물을 분간케 한다거나, 다양한 필터를 도입해 색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들을 적용했다.

최근에는 이 기술을 근간으로 독립형 HMD를 개발, 보다 가볍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HMD를 선보였으며 미 FDA승인까지 얻어낸 의료기기다.

노영서 피아니스트는 19일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개발자 포럼 2018(GDF 2018)에 참가했다. 그는 기어VR을 끼고 릴루미노를 켠 다음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다. 이미 기기에 익숙한 듯 스스로 기기를 이리저리 수정하더니, 이내 연주한다.

연주곡은 사계, 장래가 유망한 피아니스트 답게 칼같은 연주를 선보이며 감동의 무대를 만들어 낸다. 현장에는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어 라흐마니노프와 같이 어렵기로 유명한 곡을 연주한 뒤 그는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장애를 극복한 노력파 피아니스트. 그는 독일을 비롯 해외 리사이틀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더 큰 무대에 설 그를 위해 더 훌륭한 기술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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