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극장 '오디세이 VR 시네마' 체험해보니 … VR비주얼+사운드 만남 '영화 볼맛 나네'
차세대 극장 '오디세이 VR 시네마' 체험해보니 … VR비주얼+사운드 만남 '영화 볼맛 나네'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8.07.26 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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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쿵. 커다란 소리에 온몸이 떨린다. 갑자기 가위를 드는 한 사내. 서걱.서걱. 가위 소리가 왼쪽귀에서 오른쪽 귀로 흐른다. 이내 온몸이 떨리는 사운드가 몸을 강타한다. 가위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관객들의 시선도 흔들린다. 곳곳에서 움찔 움찔하는 사람들. 그들이 영화를 보는 모습을 관전하는 것만 해도 흥미로운 광경이다.

직접 의자에 앉아 슬그머니 HMD를 머리에 쓴다. 송윤아다. 그녀가 바로 앞에 앉아 있다. 일단 이쁘다. 그런데 무섭다. 앉아있는 그녀 뒤에 누군가 서서 서걱 서걱 머리카락을 자른다. 끔찍한 공포. 어깨에 거미 한마리가 올라간듯한 기분이다. 갑자기 우당탕당 소리가난다. 누군가 의자에서 떨어지는 소리같다. 영화 속 소리일까. 아니면 옆 관객이 넘어진 것일까.

VR영상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프렌차이즈 '오디세이 VR 시네마'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다. 앞서 롯데시네마에서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이후 보다 강화된 기술력과, 하드웨어, 콘텐츠를 기반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제에 참석, 전 세계 관객들과 영화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돌입했다. 

'오디세이 VR 시네마'는 하이엔드 VR시네마를 표방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성전자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디세이'시리즈를 활용해 PC와 HMD 등 삼성 주력 상품들을 활용해 메인 시스템을 꾸몄다. 사운드 시스템은 국내 사운드 시스템 개발사 디지소닉이 개발한 1.25채널 Ex-3D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 외에도 HMD를 쓰지 않은 관객들을 위해 프로젝터로 영상을 상영한다거나, 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스크린을 활용해 서포트 시스템도 구축했다. 메인 시스템 위치에는 편안한 쇼파를 설치했다. 시스템을 개발한 와이에이치월드 김영호 대표는 "기왕 할거면 제대로된 영화 시스템을 선보이고 싶어 시스템을 개발했다"라며 "차원이 다른 VR영상 개봉관을 만들어 나가면서 영상으로도 가상현실 세계를 즐겨볼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관객들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다.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오후 시간대는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고,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는 점심시간대에도 관객점유율이 60%를 넘어간다. 현장을 찾은 한 관객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점심 내내 현장을 돌면서 관람을 이어나갔다. 그는 영상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상현실 영상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가 현장을 찾은 이유는 싸구려 장비로 보는 영상이 아니라 제대로된 시스템으로 된 곳에서 VR영상을 보고 싶어 현장에 왔다고 한다. 그는 현장에서 "공포 영화를 봤는데 현장감과 몰입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행사 특성상 잔인한 장면을 삽입한다거나, 보다 리얼한 연출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3편 관람했는데 계속 현장에 남아서 영상을 볼 예정"이라며 "기꺼히 돈을 주고 볼만한 콘텐츠들과 시스템이어서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을까. 김영호 대표는 추후 본격적인 상용화 과정을 거쳐 이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롯데시네마 등과 협업한 전례가 있는 만큼 보다 관객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당장은 안양에서 첫 시스템이 선보일 예정이며, 호텔이나 리조트 등과같은 프리미엄 시설은 물론 영화관 형태로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가상현실 영상 분야 전문가들은 VR을 보는 관객들이 저렴한 시스템에서 질낮은 영상을 보면서 시장을 과소평가하는 일을 우려한다. 조금은 무모해보일정도로 입이 떡 벌어지는 장비들을 기반으로 VR영화관을 준비하는 것도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선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행보. 그것이 시장을 한단계 나아가는 길로 이끌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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