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응 감독 "예술과 기술사이 '마법'이 VR시장 성장 이끌 것"
채수응 감독 "예술과 기술사이 '마법'이 VR시장 성장 이끌 것"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8.12.19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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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술이 만나면 그 사이에는 '마법'이 존재할것입니다. 기술 엔지니어가 만들어낸 마법일수도 있지만 스토리텔러, 제작자, 창작자가 만들어낸 마법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통해 마법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채수응 감독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영화를 제작한 베테랑 감독이다. 그는 보다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VFX기술을 연구하는가 하면 VR과 MR분야에도 다년간 연구를 거듭하면서 다수 작품을 탄생시켰다. '미스터 고'나 지난해 '이상한나라의 엘리스' 등을 공개키도 했다. 특히 올해 내놓은 '버디 VR'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VR부분에서 수상하며 그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제는 VR계 대표 주자 중 한명으로서 활약하며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는 '버디VR'을 기반으로 인터랙티브 VR영화에 대해 강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특히 가상현실 분야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른 말로 이야기하자면 오감을 속여 뇌를 속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5분 분량에 기쁨과, 슬픔, 분노를 주기도 하고 짧은 시간동안 긴 여행을 다녀온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지난 120년동안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 시간을 조작하는 방법을 연구했다면 VR은 시간과 함께 공간을 조작하는 방법, 여기에 '존재'를 포함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채 감독은 영화에서는 '나'를 인식하지 않으나 게임을 비롯 VR콘텐츠에서는 '나'를 편입시켜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스토리'에 개입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이야기한다. 영화에서 핵심이 작가주의에서 출발해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하면,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는 스스로 참가해서 만들어나가는 것이 포인트라는 이야기다. 채 감독은 이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 표현했다. 관객들이 직접 참가해 하는 행동이 전체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는 설계가 필요한 시대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제작비다. 또 관객들의 행동을 모두 예측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채 감독은 '제한적 인터랙티브'라는 방안으로 난제를 타개했다. 


"의도적으로 화살표를 입어넣고 자막을 띄우고하면 몰입감이 깨집니다. 실제 생활에서 눈 앞에 자막이 나타나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특정 장소에는 의도적으로 낯선 색감을 넣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거나, 특정 마크와 표식 등을 동원해 심리적으로 제한을 두도록 노력하려 했습니다. 귀신의 집에서 앞으로 전진 못하는 관객들이 있으면 유령을 투입해 달리도록 만드는 그런 효과가 필요한 것 처럼요."

실제 VR체험자들은 공간에 들어가면 금기를 깨뜨릴려고 노력하는 유저들이 다수 있다. 주변 사물을 만지고, 던지고, 깨뜨리려는 노력을 하는 유저들이 존재한다. 채 감독은 이를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가상현실 공간 자체에 몰입도가 있어 나오는 행동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를 '전능감'이라 설명했다. 게임을 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마치 '신'이 된듯한 기분을 느끼고자 하는 그 기분이 몰입을 형성한다는 이야기다. 

"관객들은 '뭔가 하기를'원하고, 보여지기를 원하고, 소속되기를 원합니다.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 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화에서는 필요치 않지만 VR에서 필요한 기법 중 하나로 '드라마투기'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마치 '마당극'과 같은 형태인데요. 준비된 씬 뿐만 아니라 외부 요소들지 하나 되는 형태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드라마투기는 극 중에서 연기하는 캐릭터들이 관객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관객은 이에 응답하며, 그것이 극에 반영되는 형태다. 일례로 눈 앞에 사람을 벌할지 여부를 묻는다거나, 썸을 타는 두 사람이 사귈지를 질문하는 것과 같은 형태들이 흔히 쓰이는 기법 중 하나다. VR에서도 이런 형태가 도입 가능할 것이라고 채 감독은 이야기한다.

"영화와 같은 공간에서 '외로웠던 관객'들이 좀 더 참가하게 되고, 가상현실 속 캐릭터에 몰입하고 소위 '신경쓰게'되고, 가상현실 속 캐릭터가 체험에 참가하는 관객(USER)을 인지하고 활동한다면 좀 더 몰입감있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는 에이펀인터랙티브, 레드로버와 협업해 제작한 '버디VR'을 통해서도 같은 시도를 하기도 했다. 게임 도중에 캐릭터 '버디'가 유저에게 이름을 묻고, 주인공이 가르쳐준 이름을 기억하는 장면을 삽입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실제로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크게 다가오면서 VR애니메이션 명장면 중 하나로 기억되기도 한다. 채 감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다음 목표는 바이오 트랙킹이다. 관객들의 뇌파를 읽고 이를 인터랙티브에 적용해, 가능한한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여러가지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요즘에는 제작자의 '총체성'이 가장 강조되는 시대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진정성이 있다면 VR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서도 의미있는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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