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라보 VR킷 개봉해 보니 … 제작에만 1시간 수준이하 콘텐츠에 난색
닌텐도 라보 VR킷 개봉해 보니 … 제작에만 1시간 수준이하 콘텐츠에 난색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9.04.12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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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가 발매하는 골판지 콘트롤러시리즈 일명 '라보' 최신판이 12일 정식 발매됐다. 시리즈 최초로 한글화를 거쳤고 국내 동시 발매됐다. 이번 라보시리즈는 'VR'을 무기로 시장에 도전한다. 대체 어떤 기기인지 기기를 입수해 테스트해봤다.

지난 9일 사전판매로 등록됀 라보 VR킷을 구매했다. 11일 오후 배송장이 등록됐고, 12일 오전에 VR킷을 받았다. VR킷은 생각보다 큰 사이즈 박스에 담겨 배송됐다. 어깨넓이에 준하는 사이즈인데, 눈대중으로 가로가 60~70cm, 두께는 20cm는 돼 보이는 박스다. 들면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약 2~3kg 이상 무게가 나가는 것으로 느껴진다. 

무게감의 정체는 골판지. 내부에 골판지가 32종이 포함돼 있다. VR기기를 위한 고글과 각종 부품이 포함된 무게다. 기기를 받아들어 가장 먼저 소프트웨어를 꺼내 닌텐도 스위치에 장착했다. VR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친절하게 따라할 수 있도록 제작된 설명서다. 본편을 즐기기전에 우선 조립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조립은 정해진 골판지를 꺼내 뜯고, 접고, 끼우고, 돌리고, 스티커를 붙이면서 진행된다. 직접 조립해본 VR고글은 쉬는 시간을 포함해 약 1시간동안 조립해야 완성됐다. 사용된 골판지는 총 3장. 내부 박스에서부터 코받침, 스위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가드까지 완성한 뒤에 나온 시간이다. 비교적 단순해보이는 부품이지만, 접는 방식과 위치, 결합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신중히 접어야 하므로 소요되는 시간이 적지 않다. 대신 이렇게 완성된 결과물은 비교적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손재주가 나쁜 기자도 설명서대로 조립해본 결과 별다른 유격없이 깔끔하게 조립을 할 수 있었다.

완성된 VR HMD는 조이콘 콘트롤러를 결합한 뒤 양 손으로 쥐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카메라, 바람콘트롤러 등을 조립하기 전 기본 몸체만으로는 이와 같은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VR게임인만큼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몸을 회전시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대부분 왼손 콘트롤러로 이동을 하고, 오른손 콘트롤러로 점프와 쏘기 등 특수 조작을 하는 형태로 플레이한다. 스위치 본체가 생각보다 무거운 만큼 장시간동안 들고 게임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기기를 쥐고 게임을 시작하면 VR모드로 활용할 수 있다. 화면 좌측하단에 위치한 버튼을 탭하면 이와 같은 화면으로 변하며, VR고글을 쓰고 보면 VR모드로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게임은 16종씩 4페이지. 총 64종 콘텐츠가 수록돼 있다. 64종이기 때문에 많아 보인다면 실은 그렇지 않다. 수록된 게임들은 미니게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콘텐츠다. 게임을 처음 만드는 학생 개발자들도 이 퀄리티로는 게임을 내지 않는다. 

 

이 콘텐츠는 '점프해서 부수는' 콘텐츠다. 화면 하단에 위치한 네모 캐릭터를 조작한다. 점프 버튼(R)을 누르면 위로 점프한다. 화면상에 보이는 모든 사각형들을 부수면 클리어. 그리고 그게 다다. 캐릭터가 의외로 높이 점프하기 때문에 바닥을 보면서 조작하다가 점프할때 위를 바라보게 만든다. 클리어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0초. 
 

이 게임은 공을 치는 게임이다. 조이콘 R스틱을 빼 든 다음에 공이 날아오는 방향에 맞춰 휘두르면 된다. 공을 맞추면 승리. 놓치면 패배한다. 단 10초면 클리어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폭탄하키다. 정면에서 날아오는 폭탄을 캐릭터를 조작해 받아치면 된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폭탄을 받아치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다. 몇 번 받아치다 보면 점수가 올라가고 게임은 클리어된다. 

나머지 61개 게임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조이콘 콘트롤러를 조작해 클리어하는 형태로 간단한 미니게임 위주로 구성돼 있다. 게임으로 즐기기 보다는 VR환경 조작법과 개념을 알리기 위한 콘텐츠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퀄리티가 면죄부를 얻는 것은 아니다. 누가 봐도 이상하게 생긴 사각형 몇개와 둥그스럼한 원하나 놔두고서는 게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변명으로 통할수 있을까.
 

다른 콘텐츠들을 위해서는 별도 콘트롤러를 조립해야 한다. 각 콘트롤러마다 조립에 걸리는 시간을 더해보면 최소 6시간은 넉넉잡고 만들어야 모두 완성할 수 있다. 기자의 경우 첫 콘트롤러를 조립하는데만 1시간이 걸린 만큼 최대 시간을 놓고 판단해보면 10시간은 걸려야 모두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콘트롤러를 조립하는 행동은 그럭저럭 참을만 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지나가기 때문에 아마도 '재미있는 놀이'에 가까웠는지도 모른다. 조립을 하는 틈틈이 자괴감이 들고, 그만두고 싶어진다는 점만 빼면 할만한 일 처럼 보인다.

다행히 이렇게 완성된 기기는 기대치보다는 퀄리티가 높았다. 특히 내부에 들어가는 렌즈가 HTC 바이브에 들어가는 렌즈처럼 원형 렌즈를 채택해 화질 면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보인다. 다만 소프트웨어 면에서는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아직 단 한개 콘트롤러만 조립한 상태에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그런데 추가 콘트롤러를 조립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 첫 결과물에서부터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주는 이 기기가 후반이라고 달라질 수 있을까. 몇 시간을 더 투자해서 새롭게 콘트롤러를 조립했는데 더 큰 실망을 느낀다면 그 보상 받을 길은 막막하다. 돈을 버린데다가 시간마저 버린다니 그처럼 끔직한 일이 또 어디있겠는가. 다음 리뷰를 위해 콘트롤러 조립은 시작됐다. 웃을 수 있을지. 아니면 끝을 모를 분노에 휩싸일지는 미지수다. 기대하시라. 다음 리뷰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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