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경험하라…VR 인종차별 다큐, 에미상 노미네이트 ‘눈길’
차별을 경험하라…VR 인종차별 다큐, 에미상 노미네이트 ‘눈길’
  • 정우준 기자
  • 승인 2019.09.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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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타임즈가 선보인 VR 다큐멘터리 한 편이 미국 사회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뉴욕타임즈와 페이스북, 북미 VR 스튜디오인 펠릭스 앤 폴이 함께 제작한 ‘흑인으로 여행하기(Traveling While Black)’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해당 작품은 VR HMD를 착용한 유저가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되어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사는 시대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합법이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만큼, 식당이나 호텔, 상점, 주유소 등 흑인들의 출입이 허가된 장소들만 안전하게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그린 북’에 등장하는 워싱턴 DC의 ‘벤스 칠리볼(Ben’s Chili Bowl)’ 역시 당시 출입 가능한 장소 중 한 곳이었다.

이에 따라 유저는 20분의 시간 동안 과거 흑인들이 일상에서 겪었던 인종차별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다. 더불어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존재하는 성차별까지 영상에서 다루고 있는 만큼, 평소 차별에 무감각했던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평소 모습과 비교해보면서 꽤나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흑인으로 여행하기’를 제작한 로저 로스 윌리엄스 감독은 “이야기의 공감 요소와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VR을 스토리텔링 도구로 선택했다”며, “이를 통해 시청자가 흑인이든 백인이든, 인종차별의 현실과 흑인들의 역사를 그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뛰어난 주제의식과 몰입도 높은 VR 스토리텔링에 힘입어, 해당 작품은 2019년 제 71회 에미상에서 ‘훌륭한 오리지널 인터랙티브 프로그램(Outstanding Original Interactive Program)’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비록 ‘나사의 인사이트 마스 착륙’에 밀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역지사지’가 필요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향후 VR 다큐멘터리가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1월 출시된 VR 다큐멘터리 ‘흑인으로 여행하기’는 뉴욕타임즈 홈페이지에서 360도 VR 영상으로 감상하거나, 오큘러스 고와 기어 VR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사진=펠릭스 앤 폴
사진=펠릭스 앤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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