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공간에 담다 '안나 드림브러시'
이야기를 공간에 담다 '안나 드림브러시'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9.09.2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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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드림브러시(안나 질리야에바)는 지난 2017년부터 활동중인 가상현실 아티스트다. 그는 HTC바이브와 그래픽 툴인 '틸트브러시'를 활용해 그림을 그린다. 약 2주에 1편씩 작품을 그리고 자신의 홈페이지와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작업물을 공개한다. 3년동안 약 100편이 넘는 작품들을 제작했다.

이 그림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는 가상현실 분야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는 기대주다. 지난 9월에는 카잔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무대에 서서 오프닝 퍼포먼스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그의 작업은 '이야기'를 공간에 담는 것. 스스로 이야기를 상상하고 이 내용을 한가지 장면에 담아 이를 전달한다. 최근 그가 게시한 영상은 떠다니는 배를 담았다.

해적들이 마을을 습격하는 가운데 이를 피하기 위해 배를 탄 사람들을 그렸다. 커다란 배는 마을 전체를 의미하며, 지금도 항해를 계속하면서 배 위의 삶을 이어 나간다. 석양을 등지고 항해하는 이들의 모습. 그는 이 작품을 '희망'이라 불렀다. 

관련 작업영상을 확인해보면 디테일이 남다르다. 그는 VR공간에서 작업하는 만큼 공간 전체를 설계하고 그려 나간다. 이 과정에서 활용한 방식은 3D 모델링 아티스트들의 방식과 유사한 면이 있다. 그는 그림에 활용될 재료(소재)들을 따로 그린 뒤 하나로 조립해서 완성한다. 완성 이후 채색을 더하거나, 디테일을 만지는 것과 같은 방식이 눈에 띈다. 언제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완성도 있는 그림을 선보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영상 속에서는 커다란 배를 그린 뒤 하늘과 조명을 넣고 바다를 그려 나간다. 영상 후반부 '안나 드림브러시'가 바다 한가운데에 서서 배를 그리는 장면은 또다른 백미. 그래서일까. 한번 영상을 보고 나면 다른 영상들을 계속 보게되는 매력이 있다.


2분. 짧지 않은 시간동안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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