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석학 애브라쉬가 말하는 '가상현실의 미래'
VR석학 애브라쉬가 말하는 '가상현실의 미래'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9.09.2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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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세상을 바꾸는 꿈을 꾼다.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은 험난하다. 일반적으로는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 일쑤다.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든, 사람이 없어서든, 자본이 부족해서든 늘 '벽'은 산재해있다. 필수불가결적으로 '타협'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조금씩 꿈에서 멀어지거나, 천천히 꿈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한편으로는 천재들이 우글거리고,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자본가가 뒤를 받쳐주며, 본인도 세계적인 석학으로 손에 꼽을만한 천재가 꿈을 꿀때가 있다. 그런 인물이 세상을 바꾸려 한다. 오큘러스 수석 과학자 마이클 애브라쉬는 인간에게 멋들어진 가상현실 세계를 선물하는 꿈을 꾸는 인물이다.

VR석학 마이클 애브라쉬가 오큘러스 콘넥트6 무대에 섰다. 그가 목표로 하는 '가상현실'에 한발씩 다가가는 과정을 알리기 위해서다. 마이클 애브라쉬가, 오큘러스가,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업계가 추구하는 가상현실은 무엇이고, 어떻게 가고 있을까. 이날 강연은 그 방향성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마이클 애브라쉬는 26일 새벽 오큘러스 콘넥트6 키노트에서 자신이 개발중인 가상현실 환경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의 발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감각의 통제'. 보다 진보적인 가상현실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시각, 후각, 미각 등 감각이 뇌를 통해서 처리되면서 눈(시각정보), 손 등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통제할 필요가 있고 그가 소속된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는 이를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마이클 애브라쉬은 키노트 중에 그림 한장으로 이를 설명한다. 그림은 현실 공간속에서 3명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인형을 손에 쥐고는 디자인을 고치려는 장면으로 보인다. 마이클 애브라쉬는 이를 가상현실로 옮기기 위한 과정을 설명했다. 가장 먼저 인체를 표현하고 이를 가상현실로 불러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명 '디지털 휴먼'기술로 전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이 논의되기도 했다.

마이클 애브라쉬는 HMD에 페이셜캡쳐(얼굴 추적) 시스템을 덧붙이고 입술움직임, 눈썹 등 감정 표현에 필요한 것들을 전송하는 기술을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완벽하게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수준은 아니며, 이는 점차 발전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렇게 완성된 아바타들을 기반으로 서로 대화를 하면서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을 유도하게 될 전망이다. 관련 기술로는 아이트랙킹(시선추적), 핸드트랙킹(손 추적), 바디트랙킹(몸 움직임 추적) 등을 통해 실제 생활에서 인간이 움직이면 가상현실 속 아바타도 동시에 움직이도록 설계하고 있다. 

반대로 아바타들이 움직일때도 현실 속 인간들도 정보를 받아야 할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시각'과 '촉각', '후각'들이 존재한다. 상대방과 악수하면 손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물체를 집을 때 감각, 방에서 나는 향기 등이 필요한 정보라고 언급했다. 

그 중에서도 마이클 애브래쉬는 '시각'에 집중했다. 오큘러스가 선보이는 '오큘러스 리프트' 시리즈는 인간에게 가상현실 속 시각정보를 전달해주는 기기다. 이를 좀 더 발젼시켜 나가는 과정을 설명키도 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그는 '하프돔3'을 들었다. '하프돔3'은 특별한 '시각 기술'을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내부에 총 6개 렌즈를 결합해 보다 선명한 화면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과정에서 '액체소재'를 활용한 광학 기술이 삽입됐으며 이를 통해 선명도를 끌어올려 문자 가독성이 크게 향상됐다. 동시에 관련 기술에 필요한 렌즈의 무게와 크기도 크게 줄어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마이클 애브라시는 더 넓은 FOV(시야각)를 추구하기 위해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간이 실생활에서 보는 시야와 거의 일치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가상현실 아바타들은 이제 '가상현실 공간'을 즐기게 된다. '공간'역시 '실제 생활'을 닮을 필요가 있다. 일명 'MR(Mixed Reality)'다. 그는 현실세계 정보를 가상현실상으로 불러와 '재구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몰입감'을 잡을 뿐만 아니라 '더 나은 현실'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실생활 환경을 '스캔'해 가상현실로 옮기는 기술들이 발표되는 가운데, 이를 좀 더 발전시킬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기술들은 PC와 인터넷, 모바일 혁신에 이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고 도전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게 그의 말이다.

연설 말미에 그는 37년전 자신의 사진을 꺼내들었다. 당시 비행기가 나와 총알을 쏘는 게임을 개발하던 그였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점들이 오가는 게임이었지만 그는 이를 개발하기 위해 들인 노력은 말로 다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그 경험을 기점으로 그는 점점 발전해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그는 다른 이들도 역시 할 수 있다고 부르짖는다. 

37년뒤라면 지금의 가상현실 기술을 보면서 '점들이 오가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제 2의 마이클 애브라쉬가 돼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고 세상을 바꾸는 과정을 공개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이를 보도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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