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과 폼 팩터 개선으로 접근성을 높인 XR(확장현실) 디바이스가 향후 수년간 관련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북미 시장조사업체인 슈퍼데이터는 지난 28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2019년 4분기 XR시장 분석 리포트’를 공개했다.
먼저 슈퍼데이터는 2023년까지 전 세계 XR 시장 규모가 149억 달러(한화 약 17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주도하는 분야는 VR이 아닌 AR·MR 디바이스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를 비롯한 AR·MR HMD이 제품 성능 및 가격 혁신을 거치면서,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구매하고 사용할 만한 기기로 자리 잡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AR·MR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매출 역시 전체 XR 산업의 45% 수준인 67억 달러(약 7조 9,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슈퍼데이터는 지난해 말 연휴 기간 동안 VR HMD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2019년 4분기 VR HMD 판매량 조사 결과, 33만 8,000대를 판매한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의 ‘PSVR’과 31만 7,000대가 팔려나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펼쳤다. 특히 ‘오큘러스 퀘스트’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 70만 5,000대 대비 절반에 가까운 기기가 연말에 판매됐다. 이는 스탠드얼론 특유의 편의성과 가격 대비 뛰어난 기기 성능을 앞세워,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크리스마스 내내 VR 기기 구매자들의 전폭적인 선택을 받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외에도 PC VR 분야에서는 밸브의 첫 번째 자체 VR HMD ‘밸브 인덱스’가 연말 시즌 10만 3,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로 인해 ‘밸브 인덱스’는 기존 PC VR 경쟁자들보다 높은 가격대를 내세웠음에도, 작년 하반기 동안 총 14만 9,000대가 판매됐다. 특히 지난 11월 모습을 드러낸 밸브의 VR게임 ‘하프라이프: 알릭스’로 인해, 3분기 대비 4분기 판매량이 2배 가량 증가하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진사례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