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번 “I·P 다각화 돕는 ‘실시간 버추얼 유튜버 솔루션’ 꿈꾼다”
두리번 “I·P 다각화 돕는 ‘실시간 버추얼 유튜버 솔루션’ 꿈꾼다”
  • 정우준 기자
  • 승인 2020.02.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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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출범한 뉴미디어 전문기업 두리번의 목적지는 글로벌 VR 시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쌓아온 우수한 영상 제작 및 스토리텔링 기획 역량은 큰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특히 사실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분장, 실감나는 장면 연출과 움직임 구현이 더해진 VR 호러 어트랙션 ‘피어 더 휠체어’, ‘뱀파이어리즘’은 플레이엑스포와 서울 VR·AR 엑스포 등 각종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체험객들의 날카로운 비명을 자아내는데 성공했다.

3년 동안 VR 시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축적한 두리번은 2020년 두 번째 행선지를 결정했다. 바로 AR 기술로 구현된 3D 캐릭터와 다중 카메라 촬영 기술을 결합한, 실시간 버추얼 유튜버 제작 솔루션 ‘아이튜버’다. 일본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방송사나 게임사,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 콘텐츠 기업들의 I·P 다각화 창구로 주목을 받는 까닭이다. 이에 본지는 두리번 서국한 대표와 만나, VR사업에서 얻은 경험과 2020년 AR 기반 버추얼 유튜버 솔루션의 비전을 들어봤다.
 

사진=VRN
사진=VRN

두리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VR 호러 어트랙션 장인’이다. 지난 2018년 출시한 실사 기반 VR 어트랙션 ‘피어 더 휠체어’는 충남 서천의 폐병원에서 현직 영화 미술팀이 직접 참여해 공포 분위기를 극대화했으며, 같은 해 모습을 드러낸 ‘뱀파이어리즘 VR’도 검은 목관 내부에 서서 관람하는 특별한 체험방식과 흡혈증에 걸린 주인공을 신봉하는 광신도들의 끔찍한 의식을 담은 콘텐츠가 다양한 장소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다만 뛰어난 VR 콘텐츠와 어트랙션도 기존 시장에 안착하기란 쉽지 않았다. 체험과 가격대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기기의 유지·보수에 대한 이슈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VR HMD에서 영상 싱크가 맞지 않거나 화면이 검게 변하는 경우, 매번 매장을 방문하고 금액을 환불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따라 두리번은 현재 보유 중인 2종의 VR 호러 어트랙션을 기반으로 관련 기술 개선과 콘텐츠 업데이트 작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속에 ‘피어 더 휠체어’와 ‘뱀파이어리즘 VR’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 기존 어트랙션의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신규 콘텐츠를 제작해, 보다 많은 분들이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두리번의 VR 호러 어트랙션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사진=VRN
사진=VRN

VR 시장에서 충분한 경험치를 쌓은 서국한 대표는 두리번의 2020년 핵심 사업으로 ‘아이튜버(i-TUBER)’를 지목했다. ‘아이튜버’는 3D 캐릭터를 활용해 실시간 AR 방송을 제작하는 솔루션으로, 기존 방송사의 제작환경이나 유튜브, 트위치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실제 사람이 연기하는 버추얼 유튜버를 누구나 손쉽게 접목할 수 있다. 이에 두리번은 지난해 홍대 인근에 페이셜캡쳐 및 모션캡쳐가 가능한 스튜디오를 마련했으며, 작년 10월 ‘코리아 VR 페스티벌’에서는 다중 카메라 인식 기술과 초저지연 데이터 전송 기술 등 한 단계 진화한 버전을 시연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올해부터 ‘아이튜버’의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제휴, 투자 유치에 도전할 예정이다. 현재 오픈된 2개 채널을 포함해 총 3개의 자체 제작 콘텐츠 채널을 연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방송사나 게임사,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 콘텐츠 I·P 홀더들과의 제휴 채널도 10개까지 늘려나가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두리번은 지난 1월 31일 드론 소재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에어로버’의 제작사인 픽셔너리아트팩토리와 콘텐츠 공동제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향후 여성 캐릭터 ‘수지’를 활용한 모바일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서국한 대표는 방송사나 게임사와의 협업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해 JTBC의 ‘스튜디오 룰루랄라’나 EBS의 ‘자이언트 펭TV’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방송사나 게임사들이 연이어 모바일 콘텐츠 부서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방송제작과는 기획·편집·호흡 등이 크게 다른 만큼, 모션캡쳐 기반의 3D 캐릭터를 간편하게 구현하는 ‘아이튜버’ 콘텐츠가 이들의 모바일 콘텐츠 시장 진출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 I·P들이 모이는 ‘아이튜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굿즈 상품 판매 등 부가수익을 창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진=VRN
사진=VRN

이를 바탕으로 두리번은 ‘아이튜버’의 다음 스텝까지도 발 빠르게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아이튜버’라는 콘텐츠 제작환경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한 솔루션을 제휴사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자체 페이셜 및 모션캡쳐 스튜디오를 보유한 기업에게는 관련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는 자사 모션캡쳐 스튜디오와 제작툴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서국한 대표는 ‘아이튜버’를 통해 두리번이 유튜브 영상 기획 및 편집을 담당하는 콘텐츠 제작사로의 도약도 꿈꾸고 있다. 실제로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제휴사에서 시장 이해도가 높은 두리번에게 영상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으며,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업 외에도 자체 제작 콘텐츠 채널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부 조직 역시 팀이나 상하 직급 구분 없이 프로젝트에 따라 역할을 부여받는 자율적인 TF 형태로 변화를 마친 상황이다.

“올해 두리번의 목표는 ‘아이튜버’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 채널을 3개까지 늘리고, 최대 10개의 콘텐츠 제작사들과 제휴 채널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본적인 제작 소프트웨어가 완성된 만큼, 2020년에는 VR 관련 행사 외에도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나 ‘지스타’처럼 보다 다양한 행사에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시도들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V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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