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런치 “방송사와 VR·AR기술을 잇는 ‘교두보’ 도전”
브이런치 “방송사와 VR·AR기술을 잇는 ‘교두보’ 도전”
  • 정우준 기자
  • 승인 2020.02.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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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반 방송가의 관심을 받은 기술은 바로 VR·AR이다. 작년 4월 5G 상용화 이후 통신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데다, 방송·연예 분야의 부가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I·P 다각화에 대한 니즈도 점차 커지고 있다.

VR·AR 시장에서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해온 브이런치도 2020년 ‘융복합 미디어’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PD 출신 이윤우 공동대표, VR영상 플랫폼을 개발한 조현수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해도가 높은 콘텐츠 제작팀과 다년간 플랫폼 구축 및 운영역량을 입증한 개발팀을 보유한 까닭이다. 이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VR·AR 기술의 간극을 줄여주는 ‘중심축’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에 본지는 이윤우, 조현수 공동대표와 만나, 2020년 브이런치가 꿈꾸는 미래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사진=VRN
사진=VRN

사실 설립 초기부터 브이런치의 방향성은 프로그래머와 콘텐츠 제작자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이었다. VR·AR이라는 신기술을 완벽히 구현함과 동시에, 새롭지만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의 문법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브이런치는 실사영상과 게임엔진을 결합한 ‘아쿠아시티 상암’이나 기존 공간에 AR기술로 생동감을 더한 ‘MBC AR’, 다중 이용자 대상 VR 통합 관리 솔루션 ‘보요’ 등 다양한 시도 속에서 한 발짝씩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SBS, 금영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제작한 가상현실 노래방 ‘K팝 VRZON’으로 VR·AR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단순히 배경에 지나지 않은 2차원 TV 화면을 벗어나, 360도 공간 속에서 인기 아이돌들을 만나거나 멋진 풍경 속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은 다양한 행사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호응을 얻었다. 이에 발맞춰 브이런치는 SBS, 금영엔터테인먼트와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연내 기기 보급 확대와 콘텐츠 라인업 추가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K팝 VRZON’은 브이런치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을 좀 더 이해하게 됐고, 향후 관련 분야에서 VR·AR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경험치를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합니다.”
 

사진=VRN
사진=VRN

동교동 사무실 이전과 함께, 브이런치가 2020년 도약을 위한 목표로 ‘융복합 미디어 시장 공략’과 ‘자체 콘텐츠 및 플랫폼 제작’을 지목했다. 그동안 VR·AR 시장에서 몸소 터득해온 노하우와 최근 시장변화 속에서 감지한 트렌드를 바탕으로, 자사만의 강점을 녹여낸 프로젝트를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우선 브이런치의 공략 포인트는 신기술 접목을 원하는 방송사나 콘텐츠 제작사다. 실제 현장에서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VR·AR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콘텐츠의 매력을 살리는 문법을 찾는 일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초 화제를 일으킨 VR 특집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나 코로나19로 관심이 높아진 SK텔레콤의 ‘LCK’ VR 중계 사례처럼,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VR·AR 기술과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는 시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윤우 대표는 “이미 시행착오 속에서 꾸준히 발전해온 VR·AR업계와 달리, 이제 초기 시장에 들어선 방송사,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업은 제로베이스에서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VR·AR기업이나 통신사들은 180도 VR영상을 원하지만, 방송 제작현장에서는 시청자가 원하는 화면만 선택해서 보는 360도 VR영상의 문법에 집중하고 있다. 즉, 높은 기술 이해도와 풍성한 경험을 지닌 파트너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브이런치 역시 올해 상반기 국내 방송사와 AR을 활용한 방송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며, 다양한 콘텐츠 I·P 홀더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VRN
사진=VRN

이와 함께 브이런치가 계획한 차기 행선지는 VR 언어교육 콘텐츠 시장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경쟁 중인 시장이지만, 몰입도 강한 간접체험으로 학습효과가 높은 VR의 특성과 VR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에서 쌓아온 노하우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조현수 대표는 “과거 중요한 피칭을 앞두고, 기어VR의 스피칭 시뮬레이션 앱을 활용한 트레이닝으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외국인을 마주하는 일도 하나의 두려움인 만큼, VR에서 꾸준한 연습을 통해 실제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브이런치는 영어교육 위주인 기존 콘텐츠들과 달리, 다수의 VR 유저들이 존재하는 서구권 시장을 타깃으로 한국어·중국어·일본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언어교육 방식이나 커리큘럼의 발전이 필요한데다, 셀럽 없이도 ‘한국에서 남친·여친 만들기’ 등 예능적인 재미를 담은 상황극이나 ‘밴더스내치’로 경험한 인터랙티브 요소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만 보다 완벽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술 구현을 위해서는 한국어가 어색한 외국인들의 음성 데이터가 필요하기에, 연내 기술개발과 외국인 대상 유저 테스트를 진행한 뒤 2020년 연말 출시를 목표로 세웠다.

“2020년, 브이런치는 설립 4년 차에 들어섰습니다. 매년이 중요했지만, 올해는 포커스를 제대로 잡고 마음먹은 프로젝트들을 묵묵히 추진해야하는 시점입니다. 다행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단단해진 만큼,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융복합 미디어 콘텐츠 협업과 자체 콘텐츠 라인업 확보 등 2020년을 VR·AR 시장에 브이런치의 이정표를 확실히 찍는 한 해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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