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서울시향 협업 VR오케스트라 영상 공개
EBS-서울시향 협업 VR오케스트라 영상 공개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0.05.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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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계도 디지털 시대를 맞아 크게 변화한다. 기존 앨범 세일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유튜브 영상이나 방송 콘텐츠 등을 제작해 수익원으로 자리잡는다. 동시에 확보된 수익들을 새로운 활동에 투자하면서 덩치를 키워 나간다. 유명 오케스트라들은 이미 10년전부터 디지털화에 주력했고 관련 성과를 거둬 들이면서 이제 수천만명이 보는 유튜브 채널이 됐다.

여기에 대중음악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송출하는가 하면, 게임음악,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면서 폭을 넓힌다.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기도 하고, 넷플릭스나 IPTV와 같은 콘텐츠 배급사들과 계약해 영상을 발매하는 등 적극적인 시도들이 줄을 잇는다. 

VR은 이들이 차세대 수익원으로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다. 음향뿐만 아니라 지휘자의 행동, 연주자들의 연주 주법, 호흡 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콘셉트로 콘서트를 다른 각도로 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대형 오케스트라들이 이 시장에 주목하면서 관련 영상을 내놓는다.

국내 클래식음악계도 점차 변화의 움직임을 맞이한다. EBS교양채널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힙을 합쳐 360 VR오케스트라 영상을 제작해 배포에 나섰다. EBS교양채널은 28일 자사 채널을 통해 서울시향이 연주한 클래식곡 10곡을 가상현실로 담아냈다. 관련 영상은 지난 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촬영됐다. 시향 부지휘자인 윌슨 옹이 지휘를 맡았다. 

영상들은 한편의 클래식 공연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오프닝 곡 부터 시작해 피날레 곡 까지 일반에도 익히 알려진 곡들이 주요 셋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목할만한 영상은 '피치카토'주법으로 연주하는 '요한 & 요제프 슈트라우스 2세: 피치카토 폴카'. 현악기 주자들이 동시에 현을 튕기는 장면들은 음악 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각 악기별로 하일라이트 장면에만 주목하는 기존 영상과는 달리 원하는 악기들을 지켜볼 수 있는 점도 독특한 매력 중 하나. 연주자들과 지근거리에 카메라를 두고 이들의 표정과 손을 볼 수 있도록 제작돼 있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영상은 주목도가 높지 않다. 현재 약 500회에서 3천 조회수에 그친다. 이에 대해 음악계 한 관계자는 "클래식 음악은 현재 40대와 60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주로 음악을 '듣는'것에 집중한다"며 "보는 영상을 강조한 360 영상에 크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계층"이라고 분석했다. 

한 영상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360 영상 같은 콘텐츠를 즐기는 젊은 층들을 공략하려면 대중적인 선곡과 편곡이 필수이며 플래시몹과 같은 이벤트 성, 스토리 라인을 삽입한 공연성, 독특한 캐릭터나 재미를 주는 별도 기획 등이 반드시 들어가야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며 "그저 카메라만 세워두고 소위 '현장따먹기'식 편성으로는 시청자를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서울시향이 360 영상을 공개함에 따라 국내 크고 작은 오케스트라들이 비슷한 시도를 하면서 360 영상을 잇달아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를 통해 시장이 구축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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