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엑스포 #3]1인 VR게임 개발시대 연 ‘스매싱 더 배틀’
[플레이엑스포 #3]1인 VR게임 개발시대 연 ‘스매싱 더 배틀’
  • 변동휘 기자
  • 승인 2016.05.19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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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청강 게임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날 스튜디오 HG 한대훈 대표가 강연자로 참석해 ‘스매싱 더 배틀’을 만든 1년간의 과정과 개발을 하며 자신의 꿈을 이룬 소감을 전했다.


‘스매싱 더 배틀’은 액션 아케이드 게임으로, 한대훈 대표 혼자 12개월 동안 개발한 타이틀이다.
이 작품은 한대훈 대표가 회사를 나온 뒤, 뭔가 만들고 싶어 시작한 게임이었다. 처음에는 개발 기간을 3개월로 잡고, 웨이브 방식의 심플한 모바일 액션 게임을 계획했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비뚤어진 게임’으로 잡았다. ‘남들 다 하는거 하지 말자’는 그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판타지와 자동전투를 배제하고, SF와 콘트롤을 강조했다. 직접 코딩을 공부하며 90% 이상을 직접 구현했다.

(스튜디오 HG 한대훈 대표)


한대훈 대표는 기본 전투를 구현한 뒤, 본격적으로 게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을 작성하고, 공통적으로 좋아했던 요소를 찾아 게임에 반영했다. 첫 번째 요소는 ‘이야기’로, 플레이 후 조금은 생각해볼 수 있는 스토리를 삽입했다. 특히, 인터넷에서 본 강제 진압 현장이 이야기의 큰 뼈대가 됐다는 한 대표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콘트롤’로, 디자인부터 콘트롤이 필요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근접 액션과 탄막 슈팅의 결합이라는 토대를 구성했다.
세 번째는 수많은 적들과 싸우는 전투였다. 일대다 전투는 비주얼적인 장점과 반사 신경계 게임의 재미, 호쾌함을 준다는 특성이 있다. ‘스매싱 더 배틀’에는 스킬을 통한 다수의 적 몰살이라는 모습으로 이를 구현했다.

한대훈 대표는 이렇게 게임을 만들어가며 개발 상황을 꾸준히 SNS에 공유했다. 이는 그에게 스스로에 대한 배수의 진이자, 자신이 만든 게임이라는 기록이었다. 비록 의도치는 않았지만, 이 점은 ‘스매싱 더 배틀’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스매싱 더 배틀’ 개발에 있어 시련도 있었다. 버그가 속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AI 관련 버그는 출시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심각했다고 전했다.
자금 문제 역시 장애물이었다. 초기에는 개발기간으로 3개월을 잡았지만, 이내 1년으로 늘어났다. 자금적 여유가 줄어들고, 개발에 매진하기 힘든 환경이 됐다.
세 번째 시련은 수익 문제였다. 늘어난 개발 기간으로 인해 수익을 반드시 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년간 수익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였다. 이로 인해 ‘스매싱 더 배틀’을 유료 게임으로 출시하게 됐다는 한 대표의 설명이다. 1인 개발자에게 대기업의 BM을 따라하기는 벅찬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매출을 내기 위한 전략에 대해 고민했고, 유료 출시를 결정하게 됐다.

이후 한 대표는 ‘스매싱 더 배틀’을 ‘부산 인디 커넥트(BIC) 페스티벌’에 전시하기 위해 아트 부분을 다듬기 시작했다.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하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빛’을 잘 살리는 것에 신경을 썼다. 캐릭터와 맵 등에서 빛을 활용해 색다른 느낌을 주고자 한 것이다. UI의 경우 캐릭터의 존재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연출했다. 고전 게임의 보너스 요소를 살리기 위해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37개 ‘팬 아트’를 모아 활용했다.


‘스매싱 더 배틀’이 BIC 페스티벌에 출시되자, 가상현실(VR) 게임으로 만들어볼 것을 권유받았다. 작업을 시작한 한대훈 대표는 3인칭 액션 아케이드 게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캐릭터를 눈앞에서 볼 수 있고, 별도의 콘트롤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VR에의 도전은 한 대표에게 게임에 맞는 플랫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VR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했던 것이다. 이에 3월 28일 오큘러스 론칭 타이틀에 도전했다. 한 대표는 오큘러스의 심사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콘트롤러 최적화와 버그 픽스를 진행했다. 멀미를 잡기 위해 연출과 게임 디자인까지 수정했다. 이외에도 노출을 줄이고, 번역과 스토리 보강 등 많은 수정작업을 거쳐 론칭 타이틀에 선정됐다. 이후 3개월간의 QA 과정을 거쳐 3월 28일 ‘스매싱 더 배틀’ 출시를 진행했다. 이 타이틀은 오큘러스의 ‘미디어 게임 데이’와 GDC에 전시됐고, 스팀에도 론칭됐다. 현재는 모바일 버전 개발이 진행 중이다.


‘스매싱 더 배틀’의 의의로 한 대표는 괜찮은 비주얼과 메커니즘을 구현했고, 게임이 묻히지 않았고, 정해진 일자에 출시했고, 첫 작품으로 무난한 게임을 출시했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적은 그래픽 리소스 양과 개발기간 이슈로 인해 빠진 콘텐츠, 다소 단순한 조작 체계는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한대훈 대표는 “1인 개발의 가장 좋은 점은 프로젝트 론칭이 자신의 손에 달렸다는 것”이라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게임 하나를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다시 아티스트가 되고,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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