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특집I] 글로벌 IT시장은 지금, ‘VR 투자 전쟁중’
[VR특집I] 글로벌 IT시장은 지금, ‘VR 투자 전쟁중’
  • 안일범
  • 승인 2015.07.3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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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급 IT기업, VR기술회사 적극 M&A … 벤처캐피탈, 미래 가치 보고 지분 매입


  
 
세계 가상현실 시장은 지금 전쟁중이다. 시장의 변화를 보고 있는 기업들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 연일 대형 M&A가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보는 듯, 원천기술을 위주로 시작된 투자는 이제 콘텐츠 개발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제 막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회사에 수십억원을 투자하는가 하면, 피크 타임때 단 3명의 유저를 검색할 수 있는 가상현실 SNS에도 1백억원에 달하는 거금이 투입되기도 한다. 많은 기업들이 달려 들어 투자를 진행하고자 하기에 ‘돈은 있는데 투자할 곳이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한다. 최근 투자를 받은 한 기업은 “글로벌 라운딩을 한번 돌았을 뿐인데 20여개 회사들이 투자 의뢰를 해왔다”며 “완벽히 메이드 돼야(통장에 돈이 들어와야)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진 것이겠지만 작은 회사에도 수십개 VC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금의 가상현실 시장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선점을 향한 기업간 가상현실 영토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가상현실 투자가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지난 2012년 오큘러스가 킥스타터를 통해 시제품을 공개한 시점부터 이 시장이 크게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페이스북이 이 업체를 20억달러(2조 4천억원)에 인수하면서 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시 2,300만주와 현금 4억달러 등으로 인수가 진행됐다. 인수 당시 불과 60달러선이던 주가가 최근 95달러까지 뛰었다. 현재 시점에서 3조 1천억원 가치인 셈이다. 이 인수를 기점으로 가상현실 기업들의 가치는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간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 원천 기술 확보위해 M&A 가동
공룡 기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치열하게 변해 간다. 익히 알려진 것과 같이 각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HMD(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발표,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물밑작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기업들은 이 타이밍에 각 기기에 필요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분야를 대표하는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인수제안을 진행하고 있었다. 2015년에 들어서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들이 대부분 이 분야 M&A를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구글이 매직 리프(CG를 이미지에 투사)를, 애플이 메타이오(현실 공간을 터치스크린으로 변화)를, 인텔이 리콘(스마트 선글라스)을 삼성이 포브(시야 트래킹 HMD)를, 오큘러스가 님블(핸드트래킹)을 각각 인수하기도 했다. 주로 하드웨어 전문 업체로 시선이 옮겨가면서 자사의 차세대 기기에 어울릴 만한 기술들을 준비하는 추세다.

  
 
판 키우는 VC들 ‘불 붙었다’
공룡들이 날뛰기 시작하자 이제 냄새를 맡은 VC들이 발빠르게 움직인다. 각 투자사들은 공룡들이 좋아할 만한 기술력이나 콘텐츠를 사전에 확보, 이를 바탕으로 다시 공룡들에게 세일즈를 하기 위한 전략에 돌입한다. 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즈니스 모델이 구동되고 있는 셈이다. 미래를 보고 큰 투자를 하는 공룡IT기업과, 이들에게 기업을 팔고자하는 VC가 돈을 들고 다니면서 기업들을 물색하는 시기가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드웨어 및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 수천억원의 몸값에 매각이 진행되는 만큼 VC입장에서는 이들에게 단독으로 투자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각 VC들은 이제 콘텐츠로 눈을 돌린다.
올해만 리로드 스튜디오(월드워툰즈)가 20억원을 투자받았고, 알트스페이스(가상현실눈)가 100억원 규모를, HUD INC(실내 공간정보 플랫폼)은 10억원을 각각 투자 받았다. 벌써 알려진 콘텐츠 회사만 20여개가 넘어가며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회사들을 감안하면 100여개가 넘어가는 콘텐츠 기업에 M&A 혹은 지분 투자가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부족, 공모전으로 해결
이제 론칭일을 눈앞에 둔 공룡들은 콘텐츠 수급에 여념이 없다. 잘나가는 회사든 그렇지 않은 회사든 관계 없이 일단 가능한한 많은 콘텐츠를 끌어 담겠다는 계산이다.
한 VR전문가는 “각 기기들이 비슷한 시기에 론칭하는 상황에서 서로 비슷한 기기 스펙으로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고 운을 떼며 “결국 승부는 콘텐츠에서 판가름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가능한한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각 기업들은 이 분야에 통용될 만한 콘텐츠를 모으기 위해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적게는 수만달러에서 많게는 수십만 달러까지 상금을 내걸고 콘텐츠를 끌어 모은다. 오큘러스, 마이크로소프트, 스팀VR, 구글 등 HMD 플랫폼 홀더는 두말할 필요 없고 노키아, 유튜브 등 영상 업체들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퀄컴, 유니티, 에픽게임즈를 비롯 엔진사들까지 합류하면서 현재 진행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공모전만 20여종이 넘어간다.

  
 
차세대 플랫폼 선점경쟁 시작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이제 각 기업들은 커다란 고민에 빠졌다. 서로 물고 물리는 투자를 하다 보니 전체 기업들의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과열된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이미 기술 개발을 진행한 대부분 기업들은 라운딩을 마쳤고 이제 신생 기업들이 프로토타입을 들고 투자를 받으러 가는 상황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한 VC는 온라인을 통해 가상현실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밝히며 공개적으로 콘텐츠 회사를 모집하는 상황까지 대두됐다. 이 회사는 불과 2개월만에 총 13곳에 130만 달러(15억원)를 투자했고 규모를 늘려 더 많은 회사들에게 투자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한 펀드 운영회사는 여러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대형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형태로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했다.

  
 
과열경쟁 주의보
해외 가상현실 투자 시장은 이제 과열 경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 분야 전문 지식이 부족한 이들이 투자를 담당하다 보니 마치 눈먼돈처럼 취급되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한 자산운용펀드에서 180억규모 투자를 받은 A모사는 현재 알파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제품은 마치 ‘세컨드라이프’를 보는 것처럼 가상현실 공간에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테스트 버전을 공개한 상태. 그러나 이 제품은 평상시 동시접속자수가 단 3명일 정도로 이용자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180억원 투자에 성공했다.
또, B모사의 프로젝트는 기존 3D제품을 리모델링해 유니티엔진에 적용한 것만으로도 공모전에 참석 수억원 규모의 상금을 받으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가상현실 전문가 김민우 씨는 “향후 시장이 활성화 된 상태에서 자금을 투자하면 지금보다도 적게는 몇십배에서 많게는 몇백배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적은 금액으로 다수의 기업을 노리는 형태의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라면 해외 게임쇼 등에서 B2B 전시를 통해 이 같은 회사들의 투자를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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