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가상현실 ① 음성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다
영화 속 가상현실 ① 음성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다
  • 임홍석 기자
  • 승인 2016.07.19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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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이라는 한자를 풀어 쓰면 ‘없는 여자를 상상한다’라고 한다. 실생활에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을 상상하는 일을 ‘망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 망상에 빠진 한 남자가 있다. 아니 실은 ‘망상’이라부르기에는 다분히 현실적이고 치명적이다.

영화 Her(국내 상영명 ‘그녀’)는 인간과 운영체제가 사랑을 하게 된다는 소재를 다룬다. 주인공 ‘시어도어’는 운영체제의 인공지능인 ‘사만다’와 대화를 나누면서 교감하고 끝내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난다.

실제로 영화 속 운영체제, 그녀는 매력적이다. 목소리 부터 사람을 홀리는 뭔가가 있다.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챙겨준다. 귀찮은 메일 정리도 알아서 척척. 쓸만한 정보가 있으면 순식간에 정리해서 전달해 준다. 한편으로 '그녀'는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한없이 사랑스럽다가도 때로는 토라지고, 때로는 화도 낸다.

단순히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그렇게 간단히 평가하기에는 관객들은 이 영화에 큰 공감을 느꼈다고 한다. 시각과 촉각도 없이 오직 청각만을 통한 가상의 여자친구. 그것에도 관객들은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다. ‘없는 여자’지만 ‘실제 여자’처럼 사랑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영화는 현실속에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 아이폰 운영체제로 유명한 ‘시리’가 좀 더 발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주는 시사점은 ‘청각’만으로 가상의 무언가를 상상하고, 또 피부로 와닿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까.

‘가상’의 ‘현실’을 만들어 내는 데는 반드시 영상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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