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프리카 케냐의 열혈 게임 개발자 '에반스'
[인터뷰] 아프리카 케냐의 열혈 게임 개발자 '에반스'
  • 안일범
  • 승인 2015.08.10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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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티 엔진 기반 액션 게임 개발중... 케냐엔 게임 개발자가 20명

게임스컴에서 만난 에반스는 게임 개발자다. 독일문화원의 초대로 게임스컴을 방문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해 8월 현재 2년 6개월동안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유니티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한다. 동네 친구와 함께 뭔가를 해보고 싶어 게임 개발에 도전하게 됐다.

에반스는 “케냐의 일상을 담고 싶었다”며 게임의 개발 동기를 설명한다. 그의 고향 케냐에서는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때문에 그는 게임을 개발해 케냐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케냐의 게임 개발 환경은 그리 훌륭한 편은 아니다. 현재 케냐에는 20여명의 게임 개발자가 있으며 서로 다른 게임을 개발한다. 에반스는 디자인을 맡은 친구와 함께 게임을 개발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에반스는 그 무엇보다도 “게임 개발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다”라고 설명한다. 덕분에 그가 개발한 게임은 독특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게임 이름은 ‘카데:더 울레 음튀 음뤼(kade Ule Mtoi Mrui)’다. 몇 차례 그가 불러준 단어니 맞기를 희망한다.

일명 ‘카데’는 케냐의 어느 날 아침 아주 화창한 날씨를 맞이한 이 소년은 사냥을 하기 위해 집밖을 나선다. 까까머리에 새총을 손에 든 캐릭터가 재밌다. 얼핏봐도 개구장이인듯한 이 캐릭터가 신나게 걸어가려는 순간 문을 벌컥 열고 엄마가 소리지른다. “어서 들어와서 씻지 못해!!!” 소년은 “엄만 항상 씻으라고 해”라고 소리를 지르더니 사냥을 떠난다.

  
 

소년 ‘카데’의 사냥감은 어린 새나 닭들이다. 방향키를 눌러 길을 가다가 닭이 보이면 x를 눌러 새총을 쏘고 z키를 눌러 장애물을 뛰어넘으면서 게임을 플레이 한다.

단순히 게임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횡스크롤 플랫포머 게임이지만 느낌이 다르다. 게임상에서 닭, 수탉, 개, 종달새 등이 등장하는데 움직임과 색감이 모두 특이하다. 새총을 맞출 때쯤 여지없이 달아나는 새와 닭을 잡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보스 캐릭터쯤 돼 보이는 개의 움직임은 지금까지 어떤 게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움직임이다. 앞발과 뒷발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게임 플레이 도중 화면 전환이 원활하지 않다거나, 조작법이 익숙치 않은 문제등이 존재한다. 안드로이드 게임 개발을 공부하는 중이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들이다.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설명해 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문제를 안고 가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는 아직 개발중인 게임이다.

에반스는 올해 말 ‘카데’의 정식 버전을 선보이기 위해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게임스컴을 통해서 다양한 개발자들을 직접 만나 조언을 듣고 앞으로 게임 개발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에반스는 “그간 아는 게임 개발자가 없고 가르쳐줄 사람도 없어 많이 답답했는데 게임스컴 인디 부스를 통해 많은 개발자와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며 “케냐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내내 그는 한국 게임 개발자들의 환경과 마켓, 그리고 그들이 개발해 낸 게임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런 게임은 첨본다며 두눈이 휘둥그레진 그의 모습에 기자는 어쩌면 조금 자부심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도 분명 20년 전에는 에반스와 같은 열정 가득한 청년들이 게임 개발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됐다. 어쩌면 20년 뒤에 에반스는 세계 최고의 개발자로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케냐 최고 게임 개발자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될 그의 미래를 응원해 본다.


독일 쾰른 = 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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