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이 쑥쑥!?! 가상현실 속 현실세계 '인기'
창의력이 쑥쑥!?! 가상현실 속 현실세계 '인기'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6.11.2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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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무엇일까. 공교롭게도 최근 가상현실 게임 차트들을 분석해 보면 '현실'을 다른 시각에서 재해석한 게임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샌드박스'라는 장르로 자유도 높은 게임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인기를 끈다. 상점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차량용 부동액을 먹이고, 직장상사의 멱살을 붙잡고, 수술대에 오른 환자를 붙잡고 스트립쇼를 연다. 현실속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일까. 소위 '미친짓'을 권장하는 게임들을 한 데 모아 봤다.
 
가상현실 속이라면 직장상사의 멱살을 잡는 일 쯤은 식은죽 먹기다
1. 잡 시뮬레이터
엄밀히 말하면 이 게임은 그냥 직장 생활을 즐기는 게임이다. 유저가 출근하면 직장 상사가 꾸준히 업무를 주는데, 이를 착실히 수행하면서 성과를 올리는 것이 목표다. 당연히 귀찮은 일을 계속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 서서히 약이 오르면 이제 복수할 차례다. 역으로 직장 상사에게 서류던지기를 시전한다거나, 스탬플러를 이마에 박아주자. 어떻게 하면 직장 상사를 멋지게 괴롭힐까를 고민하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다.
질릴만큼 상사를 괴롭혔다면 이제 다른 직업들을 해보자. 게임 속에는 편의점 가판대, 자동차샵, 음식점 등을 구현했다. 진상 고객에게 쓰레기를 던지는 것도, 착한 고객에게 100만원짜리 덤을 주는 것도 모두 유저들의 선택이다.

2. 풀 네이션 VR
분명히 이 게임은 당구 게임이다. 유저가 당구장에 들어가서 원하는 만큼 당구를 칠 수 있도록 개발됐다. HTC바이브 콘트롤러를 이용 실제 당구대에서 당구를 치는 것 처럼 각을 잡고 큐를 움직여 공을 친다. 길을 찾아 이리저리 돌던 공은 원하는 공에 부딪히고 점수를 낸다. 그런데 게임 속에서는 다른 요소들이 숨어 있다. 게임 속에 세팅된 당구장에서 등장하는 모든 물건들을 집거나, 던지거나, 쌓거나 할 수 있다. 근처에 오는 아름다운 미녀들을 상대로도 상호 작용은 가능하다. 이제 어떻게 놀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분명히 당구를 즐기라고 만들어 놓은 게임이지만 당구가 아니라 공 쌓기 놀이를 한다거나, 맥주병을 쌓아놓고 볼링을 즐길 수도 있다. 유저들이 어떻게 노느냐에 따라 다르다

3. 서전 시뮬레이터 VR
플래시게임으로 등장해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은 서전 시뮬레이터가 VR에도 등장했다. 이 게임은 분명히 수술실을 게임으로 옮겨 유저들이 도구를 이용해 수술을 하도록 만든 게임이다. 혈관을 잘라 장기를 적출하고 다른 장기를 옮겨 이식하는 것과 같은 비교적 진지한 미션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게임 난이도가 생각보다 훨씬 높다. 그저 갈비뼈를 부수려고 망치를 들어 살짝 내리치는데 뼈 전체가 날아가 버린다. 메스를 들어 그으려고 하는데 온 몸이 뜯겨 나간다. 이 쯤 되면 유저들의 멘탈도 동시에 날아가버려서 심장이 있는 자리에 시계를 집어넣는 것과 같은 행동들을 하게 된다. 물론 게임은 그 모든 것을 허용 한다.
최근에는 이 게임이 보다 발전하면서 일명 '트럼프 수술 시뮬레이터'와 같이 등장 인물들을 바꿔가면서 마음대로 요리하는 재미를 주는데, 어떻게 하면 더 '환자를 골탕먹일까'를 고민하게 되는 재미가 있다.

4. 유니버스 샌드박스
직장생활도, 수술실도 마음에 안든다면 이제 우주로 한번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시뮬레이터는 갖고 노는(?) 대상이 우주다. 행성을 만들고, 관찰하고, 움직이는 것이 목표다. 이제 전우주적인 사고뭉치가 될 수 있다. 지구를 들어 태양을 향해 던져 보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VR속 세상에서는 그냥 해보면 된다. 실제로 멋진 광경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것도 마음에 안든다면 직접 우주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보다 귀찮은 작업이지만 그 만큼 재미는 보장한다. 어저면 외계인이 나타나 나를 잡아가지는 않을까 하는 쓸 데 없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후유증이 있지만 말이다.


5. 요르 VR
너무 현실적인 점에서 재미가 없다면 다른 시대를 살아 보는 것도 좋은 방향이 아닐까. 요르 VR(Yore VR)은 중세 시대를 살아보는 시뮬레이터다. 나무를 패서 장작을 하고 대장간에서 무기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들이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너무 디테일하게 설정돼 있다. 짐마차를 끌고 가서 나무가 자라는 곳 까지 이동한 다음 도끼를 들고 나무를 패고, 장작을 다시 바구니에 담은 다음에 짐마차위에 얹는 것과 같은 행동들이 반복된다. 시간을 보내기에는 더 없이 좋지만 아무리 게임이라고 한들 이렇게 까지 해야 할까. 차라리 그냥 도끼를 들고 일반 산에 올라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대장간을 운영할 필요는 없고 그냥 도끼를 들고 다 쪼아버리는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최근 유행하는 게임들을 정리해 보면 대부분 사물과 상호 작용을 하는 게임들이 인기가 높다. 주어진 방식 외에 전혀 엉뚱한 방법으로 써 보는 것이 재미를 유발하고, 그것으로 또 유저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점이 인상깊다. 그저 '엉뚱하게 해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 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현재까지는 그저 쌓고, 던지고, 돌리고 하는 것과 같이 간단한 액션들만 가능하지만 종래에는 더 많은 기능들이 들어간 게임들이 나오지 않을까. 지금 VR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이라면, 기본 게임 외에도 유저들이 어떤 행동을 좋아할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 시대에는 또 어떤 '창의적인 미친짓' 등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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