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반 정진욱 대표가 VR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방법
로코반 정진욱 대표가 VR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방법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6.12.08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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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대표는 VR콘텐츠, 특히 게임 분야에서는 비교적 빠른 시간에 이름을 알린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인피니티워드에서 '콜 오브 듀티'를 개발한 개발자다. 그런 그가 회사를 나와 신생법인을 만들었다. 그의 곁에는 인피니티 와드 출신 오태훈 공동창립자가 함께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회사에는 괴물들이 잔뜩 몰려든다. 세계적인 아트 디렉터들은 물론 디즈니, 픽사 출신 멤버들이 현장에 몰려들면서 존재감을 어필했다. 이후 시리즈 A펀딩에서 잇따른 승전보를 올리며 전 세계 인들에게 이름을 알린 기업이다. 그런 그가 한국국제개발자컨퍼런스(이하 KGC2016)무대에 섰다.
정 대표는 첫 프리젠테이션을 자사의 이름으로 시작했다. 그는 최근 이 기업은 자사의 이름을 스튜디오 로코반으로 변경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리로드'하면 게임만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물론 저희가 게임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 분야는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는 현장에서 자사가 준비중인 콘텐츠를 다수 공개했다. 이 회사를 있게 해준 프로젝트인 '월드워 툰즈'를 시작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엮어 현장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과거는 그냥 게임을 만들어서 유통사들에게 올리면 돈을 버는 구조였습니다. 25만폴리곤이면 게임을 개발했죠. 지금 이상태로 내면 다들 '이게뭐야'하고는 안사는 구조입니다. 그렇다 보니 개발팀들도 덩치가 커졌죠. 예를들어 콜오브 듀티는 초기 개발팀이 22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 파트당 수백명이 달라 붙고 조단위 투자를 하죠."
 
그렇다 보니 그는 다른 형태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시장 진입 전 부터 철저히 조사를 하고 목표를 정해서 준비했다.
​"애초에 가상현실 시장이 괜찮다는 것은 서로 납득을 했습니다. 능력도 있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든 선택할 수 있었죠. 하지만 시장상황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하이엔드급 디바이스에서 출시한다면 그 만큼 유저수는 많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유저가 많은 모바일 시장을 노리자니 장시간 플레이할만한 퀄리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타깃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노렸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VR로 개발을 하게 되면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바일 컨버전이 쉽고, PC시장에서도 무난한 수준으로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다고 계산했다. 그는 정확하게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라는 워딩을 강조 했다. 마켓이나 기기에 한정짓지 않고 가능한한 모든 기회를 노리겠다는 것이 그의 계산이다. 실제로 그는 첫 작품을 VR버전으로 출시하지는 않았다​.

"현재는 제한적 베타 상태로 북미와 캐나다 등 소수 지역에만 먼저 오픈한 상태입니다. 소수 유저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면서 게임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게 지금 단계에서 최우선 목표입니다. 업데이트를 해나가다 보면 유저들의 만족을 끌어올리는 타이밍이 있을 것이고 그 때 본격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시장을 노리게 될 것입니다."

이 타이밍이 오면 그는 이제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가 진짜 보고 있는 시장은 이른바 '지적재산권(IP)'시장이다. '월드워 툰즈'가 성공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 이를 활용한 부가사업을 통해 추가적인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그는 보고 있다.

"가상현실이 기가 막힌 점은 어떤 시스템이든 가져다 붙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월드워 툰즈'에 들어가는 탱크를 기반으로 상품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면 이를 게임속에 노출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게임을 몇 판 플레이 하다 보면 팝업창이 뜨고, 쳐다 보면 그 안에 탱크가 있는 거죠. 집어 볼수도 있고, 돌려 볼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알리페이와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면 버튼만 한번 누르면 며칠 뒤 집앞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영상도 그렇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특정 메뉴를 누르면 영상이 나오고 애니메이션을 구매해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게임을 바탕으로 일종의 플랫폼화 프로젝트를 꿈꾼다. 추후 로코반이 개발하는 프로젝트들이 대거 투입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설사 게임 프로젝트가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두더라도 개별 프로젝트로 생존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과정을 준비하기 위해 처음부터 고증 절차를 거쳐 철저하게 준비된 탱크모델들이나 캐릭터들을 마련해 선보였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같은 영상도 마찬가지죠. 저희가 내놓는 게임 트레일러는 모두 인하우스 작품입니다. 파이프라인을 내부에서 만들어서 어느 정도 수준까지 트레이닝을 하고 퀄리티를 뽑을 수 있는 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 단계입니다. 잘 만들어진다면 당연히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만들 수 있겠죠."

이 회사에 디즈니 출신 애니메이터들이 대거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닐 듯 하다. 심지어 최근에는 유명 애니메이터인 '시드 미드'가 합류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시드 미드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콘셉트 디자이너이면서 디즈니의 유명 악당캐릭터를 작업했고 트론과 같은 작업에도 참가한 디자이너다.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만큼 관련 콘텐츠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리는 일입니다. 게임이 버텨주고 퀄리티가 상승한다면 언젠가는 이 게임이 '폭발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저희의 메인 타겟인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작업도 필요하겠죠. 아직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은 분야에서 한 곳에 올인하는 비즈니스야 말로 위험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능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는 지금의 '콘텐츠 업계'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들 콘텐츠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구매'하려고 하지는 않는 시기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 그는 시장이 힘든 상황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45명을 끌고 험난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래도 콘텐츠가 바로 KING이 될 것임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진욱 대표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월드워 툰즈'에 대해 VR업계에 있어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모바일세대들이 손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게임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너무 '경쟁'위주로만 진행되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도 '웃으면서' 또 '즐겁게'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그의 시도가 VR시장의 포문을 열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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