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부족' PSVR, PS4 프로, 용산서 '무더기' 발견
'물량부족' PSVR, PS4 프로, 용산서 '무더기' 발견
  • 임홍석 기자, 정우준 기자
  • 승인 2017.01.05 21:0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이한 유통 구조가 낳은 또 하나의 진풍경

‘플레이스테이션 VR(이하 PSVR)’과 ‘PS4 프로’의 물량 부족 문제가 심해지자 유통업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유저들은 여전히 기기를 구매하려고 용산을 기웃거리지만, 현실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유통업체들마저 점포 마케팅을 위해 웃돈을 주고 기기를 구매하는 웃지 못할 사태마저 일어났다. 때아닌 물량 부족에 신음하고 있는 유통업계의 풍경을 밀착취재했다. 

# 전설 속 아이템인가? 보이지 않는 PS제품들

PSVR과 PS4 프로는 연일 매진 사례를 겪는다. 최근 옥션에서 진행된 프로모션은 발매 시작 3초만에 100대가 모두 매진됐다는 후문이다. 국내에서 제품을 구하지 못하자, 유저들은 이제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기까지 한다. 중고거래시장에서도 PSVR과 PS4 프로는 귀족대접이다. 10만에서 20만원찍 웃돈을 줘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아예 부르는게 값이라는 소문마저 돌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는 도무지 구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전자제품의 메카라 불리는 용산에서는 이 제품을 구할 수 있을까. 취재팀은 용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소니 정식 매장 '예약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물량 없다'

용산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장소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정식매장. 평일 오후 한산한 매장들 사이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매장에는 꾸준히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산처럼 쌓여있는 PS4  사이에서 PSVR과 PS4 프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의 예약도 받지 않고 있었다. 

“예약을 받아도 약속을 지킬 수가 없어요. 몇대라도 들어오면 그 날은 전화가 백 통은 옵니다.”
매장 점주는 대기자가 너무 많다 보니 예약을 해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웃돈을 줄테니 예약을 부탁하는 사람도 있지만, 형평성을 고려해 일체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 전자상가서 PSVR, PS4 프로 '발견'

그런데 조금만 발걸음을 옮겨 전자상가로 향하자 이야기가 달라진다. 첫 번째로 방문한 매장에서부터 PSVR과 PS4 프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이었다. 심지어 빈 박스를 그저 전시차 놔두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런것 치고는 한 두 곳이 아니었다. 대부분 매장들은 두 제품을 전시해두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일까. 한 매장에 다가가 PSVR의 구매 가능 여부를 묻자 '몇 번 세트요?'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현장에는 물량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세트 단위로 모두 구비하고 있다. 3번 세트의 가격은 68만원이었다. PS 프로는 60만원. 각각 정가 대비 10만원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물론(?) 현금가다. 현재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른 매장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근처 매장 역시 PSVR과 PS4 프로를 판매하고 있었다. PSVR의 가격은 65만원에서 68만원 선. 다시 말하지만 물론(?) 현금가 기준이다.

그러던 중, 한 매장이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PSVR 60만원, PS4 프로 55만원. PS4 프로만 5만 원의 웃돈을 받을뿐, PSVR은 정가나 다름없었다. 당장 현장에서 물건을 수령할 수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대해, 해당 점주는 ‘양심을 팔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 점주들도 웃돈 구매 '진풍경'

그렇다면 이 점주들은 PSVR과 PS4 프로를 어떻게 구할 수 있었을까. 한 점주는 이 제품들은 총판을 통해 정식 루트로 수급한 제품이 아니라고 답했다. 총판을 통해 구매한 다른 점포로 부터 프리미엄을 얹어 다시 구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별 수 없죠. 프리미엄이 붙더라도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이 줄을 선 상황이니 들여 놔야죠."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일단 들여 놓는게 답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한 매장은 물량이 수급됐다는 소식이 공개되면 수백명 단위로 줄을 서기 때문에 이 제품을 들여놓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사실상 이들이 PS4프로나 PSVR외 다른 상품들도 구매해 주기를 기대하는 셈이다. 

# '수요 과잉(?)' 현상 지목

취재를 진행하면서 좀처럼 듣기 힘든 단어들을 여러 차례 들었다. 이른바 '수요 과잉'. 실제로 물량도 어느 정도 공급되고 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관계로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글쎄요.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서 공급되는 물량이 적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오히려 수요가 너무 많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파는 사람도 고객도 서로 안타까운 상황이죠.”

한 소니 대리점 관계자는 지금까지 게임 유통을 담당하면서 겪었던 다른 기기들에 비해 물량이 ‘희귀’한 수준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오히려 '수요'가 어느 정도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중고나라 등에 소위 '되팔기'를 통해 차익을 노리고자 하는 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에, 정작 실제 기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유저들이 제품을 구매할 수 없는 환경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주는 "소니 입장에서는 물량을 다수 찍어(생산)냈다가 재고가 남으면 큰일이어서, 지금 면밀이 수량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며 "전통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철저히 계산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 PSVR, PS4 프로, 분명 '용산'에는 있다

분명히 용산에 방문하면 현재 물량은 존재한다. 그러나 업주들도 무리수를 둬서 물량을 확보하고, 유저들은 웃돈을 줘서라도 물량을 구매한다. 결코 정상적인 유통 구조는 아니다. 흔히 추리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소위 '범인'을 잡을 때 '이득을 보는 놈'을 잡으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또, 그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이득을 나눠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이 사회에서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도덕'이라는 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가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소탐대실', 현재의 작은 '이익'을 얻으려다가 미래의 큰 '유저'를 잃을 수 있다는 말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개노답 2019-01-21 11:31:46
개쓰레기같은 용팔이들 ㅉㅉ 착용죽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