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그리는 CG기업 비브스튜디오스 김세규 대표
'세상'을 그리는 CG기업 비브스튜디오스 김세규 대표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2.16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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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영화제서 러브콜

지난 1월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VR 페스트에서 한국 기업인 비브스튜디오스가 VR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배트맨 아캄VR’, ‘스타워즈 로그원 VR’과 같이 세계적인 콘텐츠들이 상을 받는 자리에서 국내 회사가 수상한 것이다. 바오밥스튜디오와 같은 해외 유명 VR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모조리 제쳐버렸다는 점에서 이들의 수상은 ‘이례적’이기까지 하다. 이어 비브스튜디오스는 루미에르 VR어워드에서 아이언맨 시리즈의 감독 '존파브라우'와 BBC, 구글의 작품들과 함께 수상 후보작에 올랐고, 선댄스 영화제 VR분야에 초청을 받기까지 한다. 단 숨에 세계적인 VR CG콘텐츠 회사로 발돋움한 비브스튜디오스 김세규 대표와 이현석 감독을 만나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들어 봤다.

비브스튜디오스는 사실 2003년부터 업계에서 일해온 베테랑들이다. 올해로 14년차. 주로 광고CG영상 쪽에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알만한 광고들의 CG들을 작업한 이들이지만 아무래도 자사 보다는 광고주의 브랜드가 노출되다 보니 일반에는 이름을 알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실력있는 회사'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소위 '때깔이 다른 CG'를 뽑아 낸다고 한다. 때문에 그들은 2003년부터 탄탄대로를 달리며 승승장구한다. 현황만 유지하더라도 소위 먹고 사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기업 중 하나다. 그런데 그들이 굳이 VR콘텐츠를 선보여야 했을 이유가 있을까.

“기업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거기에만 멈춰 있다면 도태되겠죠. 뭔가 한단계 도약할 부분이 필요했고, 저는 그게 VR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겁니다.”

김 대표는 내로라하는 CG영상 기업들이 해외에서 즐비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주목을 받으려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미 대기업화, 브랜드화가 진행된 기존 영상 시장에서는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수백억이 넘는 비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VR시장에 뛰어들어서 소위 ‘계급장’을 떼고 브랜드 없이 오직 영상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타이밍을 그는 노렸다. 그리고 그 전략이 보기 좋게 통했다.

"어떤 CG작업을 하든지 할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게 제 생각이고 회사의 생각입니다. 이 회사가 하면 뭔가 다르다는 인상, 퀄리티가 높은 결과물, 그게 곧 신뢰가 되는 거죠."

김 대표가 설명하는 ‘퀄리티’는 단순히 영상 모델링을 잘하는데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모델링은 기본이고 기획, 시나리오, 콘셉트, 아트, 디자인 등에서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곧 퀄리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들의 결과물들도 이러한 아이디어에 기반한 것들이 다수 있다.

일례로 ‘서머너즈워’의 PV연상에서는 사람을 모델링 한 다음 헬하운드의 머리를 씌워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실제 게임은 SD급 캐릭터이지만 그들의 아이디어는 달랐다. 차량용CF를 찍을때도 CG의 퀄리티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며 실사와 구분이 불가능한 화면을 선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이 없이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면서 변화’하는 차량인테리어를 CG로 표현하는 것 같은 연출력을 가미한다.

“저희가 이 일을 14년동안 해왔습니다. 회사 설립부터 있었던 직원들은 이제 13년차 실장급이 됐고 함게 작업하는 이들도 5년차 이상 베테랑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들 할때까지 해본 베테랑들이니 단순 제작에만 만족할 수는 없었죠. 항상 ‘더 나은 것’,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영상을 만들었고 최근에서에 비로소 ‘퀄리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퀄리티를 중시하기 위해서 김 대표가 기울인 노력을 보면 뭔가 남다른데가 있다. 이들은 VR영상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시나리오 작업 부터 출발했다. 그냥 시나리오가 아니라 아예 세계관을 만드는데서 부터 출발한다.

 

비브스튜디오스가 선보인 VR애니메이션은 ‘볼트:체인시티’다.이 작품은 우주를 여행하는 한 여행자와 사람의 감정을 가진 안드로이드의 사투를 그린 스페이스판타지를 근간으로 삼는다. 비브스튜디오는 이 작품 중 일부를 근간으로 VR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이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인 호평속에 전시되면서 비브스튜디오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기업이 됐다

“사실은 극장 개봉용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그 꿈은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시나리오 작성하는데만 수백명이 달라 붙어서 콘텐츠를 완성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따라잡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지 않겠습니까. 때문에 처음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는 작업을 하고자 했습니다.”

김 대표는 ‘볼트’를 개발하면서 웹툰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쌓아 나가는 작업을 진행했다. 먼저 세계관을 만들고 시나리오를 쌓아 나가면서 아트웍을 뽑아내고 씬을 형성하는 작업들을 웹툰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처음 등록된 웹툰은 불과 3개월만에 베스트도전 만화에 뽑히면서 가능성을 입증받기도 했다.

“VR애니메이션도 그 작업의 일환인거죠. 웹툰이 잘돼서 기반작업이 끝나고 나면 VR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추후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VR게임이 나오게 된다면 퀄리티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이제 첫 발을 뗐으니 조금씩 쌓아 나가야죠.”

김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CG회사로 발돋움 하기 위한 전략에 돌입한다. 자사 CG기술을 바탕으로 어트랙션기기와 결합하는 과정 등을 발판으로 삼아 테마파크 등에 도입하는 과정들을 목표로 한다. 해외 유명 영상 기업들이 자사 콘텐츠를 기반으로 테마파크를 구축하듯, 비브스튜디오스가 제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하는 테마파크도 선상에 두고 있다. 그 만큼 CG분야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김 대표는 이야기한다.

“장기적인 목표는 우주선과 로봇을 만드는 겁니다. 지금은 이것이 컴퓨터 속에 있는 것들이지만 머지 않아 컴퓨터 밖에서도 가능한 시대가 올겁니다. 그 때 멋진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비브스튜디오스(VIVE-STUDIO)는 14년된 회사지만 아직도 가끔 HTC 소속이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요즘 들어서야 겨우 HTC와 자신들이 다르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인지도가 올라간다는 점을 체감한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작품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인하우스 브랜드로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이제 그들의 결과물들이 인정받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그들의 작품이 퍼저나가는 시기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의 노력이 곧 보상받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CG분야의 베테랑들, VR세상에서 날개를 달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뻗어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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