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통해서 배운 360촬영의 해답
'실패'를 통해서 배운 360촬영의 해답
  • 임홍석 기자
  • 승인 2017.03.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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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프로덕션 박정훈 제작본부장 강연

토마토프로덕션의 박정훈 제작본부장은 'VR엑스포' 연사로 참석, ‘360비디오 VR콘텐츠 제작자의 수줍은 고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토마토프로덕션은 뉴미디어 기반의 디지털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영상제작사다. 박정훈 본부장은 회사내에서 다양한 360VR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웹드라마 ‘시월애’와 VR어트랙션 ‘번개맨VR’등의 콘텐츠를 만들어가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프로덕션이기도 하다.

박 본부장은 자신은 ‘VR전문가’가 아니라고 ‘고백’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전문가라면 최소 10년 이상을 근무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VR전문가는 아니지만, 방송업계에서 PD로서 20년 이상을 경험했기 때문에 영상콘텐츠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되어가니, 부담 없이 강연을 들어주길 부탁했다. 

본부장은 직접 제작을 진행했던 360콘텐츠에서 얻은 경험을 꾸밈없이 공개하면서 자신이 찾은 해답을 전달했다. 먼저, 그가 처음 제작했던 MBC예능 ‘무한도전’의 VR콘텐츠 제작에 대해 소개했다. VR영상 제작 자체가 처음이었던 그때는 영상을 결합하는 ‘스티칭’작업도 엉망이고 영상 자체도 심하게 떨림 현상이 있었다. 아무런 상식이 없던 그는 처음에 ‘RC카’ 5대 위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촬영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싱크를 맞춰주는 ‘젠락’ 기능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분명 ‘실패한 콘텐츠’이지만, 그는 이 경험을 통해 한층 발전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무한도전 VR콘텐츠

그는 ‘무한도전’ VR프로젝트가 망한 후에 ‘VR을 계속 하느냐 마느냐’라는 고민이 이어졌다. 정부의 지원으로 제작하면서도 퀄리티가 낮다면 계속 VR을 해나갈 이유가 없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초속 5센치미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영화 속에 등장한 아름답게 떨어지는 ‘벚꽃’의 풍경을 360영상에 담아보고자 생각했다. 목적이 정해지니 작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2개월 만에 시나리오 작업이 빠르게 끝이 났다.

작품은 중국에 수출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 역시 완벽한 콘텐츠는 아니었다. 기존 영상문법과 다른 360영상의 특징에 의해, 작가들이 시나리오 작업에 어려움을 느꼈다. 결국 스무번이 넘는 수정작업이 진행됐다. 피디의 바람을 작가가 고스란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박 본부장은 대부분의 VR제작자들이 이 경험을 동일하게 느낄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꼭 고려해야할 사항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실제 ‘시월애’를 촬영할 당시, 촬영장에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는 지나다니는 차량만 해도 360영상에는 치명적이었다. 박정훈 본부장은 이 같은 실패의 경험을 통해 매우 구체적인 시나리오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가능하다면 반드시 최소한 두 가지의 촬영계획을 마련해 놓고 촬영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한,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와 ‘스티칭’ 라인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와 인물을 1M거리에서 촬영했음에도, 완성본에서는 마치 20M거리에서 촬영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 같은 문제는 박 본부장이 VR촬영에 대한 렌즈의 문법을 완벽하게 이해 못해서 발생한 문제였다. 부디 다른 개발자들은 충분한 테스트 촬영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길 부탁했다. 

‘시월애’가 성공하면서 360VR영상 촬영을 지속하고 있는 박 본부장은 이제야 깨닫게 된 몇 가지 고백을 이어서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360영상 촬영은 ‘새로운 영상문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360영상에도 과감한 컷이 가능하고, 미장센, 몽타주와 같은 전문 촬영 방식들도 모두 활용 될 수 있다. 다만, 그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박 본부장은 VR드라마를 제작하면서 과감한 컷을 활용해지만, 영상을 시청함에 있어서 전혀 문제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물론 어지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컷의 길이’와 ‘컷의 사이즈’에 대한 고민은 필연적이다.

또 한 가지는 공간오디오의 중요성이다. 360도 화면이 노출되다 보니, 관객의 시선은 오디오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현재는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오디오장비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협업을 진행하길 추천했다.

'번개맨VR' 콘티

그리고 만약 가능하다면, 콘티 작업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티치 도면 위에 콘티를 작업하게 되면, 스탭과 연기자까지 모두 쉽게 촬영을 이해할 수 있다. 동선이 정해진 만큼, 촬영 시간도 빠르게 끝이 난다.  

360촬영의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1인칭이냐 3인칭이냐를 먼저 고려하지 말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의 시점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토마토프로덕션은 자사의 VR콘텐츠 ‘번개맨VR’을 3인칭으로 촬영했다. 1인칭으로 진행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번개맨의 얼굴을 담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번개맨’ 자체이기 때문에 3인칭 시점으로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즉, 주 타겟층을 분석하는 것이 360촬영의 시작이라는 것 이다.

토마토프로덕션의 박정훈 제작본부장은 “360영상은 아직도 VR기기가 가진 한계점을 돌파하지 못했다”며 “비디오VR만의 해결책을 찾아내야 할 때”라고 강연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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