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 VR과 만나다
패션브랜드, VR과 만나다
  • 임홍석 기자
  • 승인 2017.03.14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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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이진우 팀장 인터뷰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전 세계 모든 매장들은 대부분 1년 이상 같은 인테리어를 보여주지 않는다. 아이웨어를 판매하는 곳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마치 예술 갤러리처럼 설계된 그들의 매장은 고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상업을 초월한 장소’, ‘전에 없던 새로운 공간’을 추구하는 젠틀몬스터의 매장은 이제 그 자체로서 하나의 브랜드로 평가받기도 한다. 

트랜드를 추구하는 패션 업계에서도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한 젠틀몬스터가 이번에는 VR을 선택했다. 사실 패션업계에서 VR을 활용했다는 그 자체를 새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많은 업체에서는 VR을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젠틀몬스터가 VR을 선택한 이유를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접근이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젠틀몬스터가 시작하는 VR의 활용은 일종의 새로운 시도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자사가 시도했고, 시도할 도전들이 360 VR을 통해 쌓여갈 예정이다.

360VR 영상이 촬영된 상해의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

“단순히 수익만을 위한 마케팅은 최대한 지양하는 편입니다. VR도 마찬가지고요”

젠틀몬스터 이진우 팀장의 말이다. 젠틀몬스터는 자신들의 매장을 360 VR영상으로 담아냈다. 8K화질로 촬영된 이 영상을 통해 한 매장을 들러도 전 세계에 있는 젠틀몬스터 매장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영상에는 최대한 꾸밈을 배제했다. 목표는 오직 자신들이 정성껏 만든 매장을 사람들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젠틀몬스터는 실제로 홍대 매장에서 약 한 달에 한 번씩 매장의 인테리어를 변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매장을 가벼운 마음으로 만든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인스턴트식으로 사라지기에는 모든 곳이 소중한 공간이다.

젠틀몬스터 이진우 팀장

“성공과 실패라는 것을 단정하는 것에는 다소 모호한 경계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요. 우리가 디자인한 제품과 매장이 사람들에게 보여지지 못하고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만의 리그밖에는 되지 않아요. 칭찬이든 비난이든 그 모든 의견들은 가치가 있습니다”

이 팀장은 만약에 이번 VR영상을 공개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더라도 그것으로 가치가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모든 멤버들이 공들여 만든 작품을 공개하는 것은 당연하고 가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젠틀몬스터를 보면서 “왜 이런 매장을 만들었지?”, “이렇게 난해한 제품이 되겠어?”, “니들이 세계 브랜드와 경쟁하겠다고?”와 같은 의심의 시선을 던졌다. 모두가 의심했던 시작이니 만큼, 젠틀몬스터는 실제로 전에 없던 새로운 것들을 세상에 보여주고 성공을 현실화 시키는 것이 임무였다. 그리고 이제 어느덧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젠틀몬스터와 VR은 상당 부분이 닮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이진우 팀장의 생각이다.

“VR의 뜻 자체가 가상현실이기도 하고, 그 시작에서도 사람들은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닌지 의심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어느덧 VR은 우리 세상에서 현실화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제가 회사를 대변하긴 어렵지만 젠틀몬스터도 그랬거든요”

이제 이진우 팀장은 VR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패션과 상업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존재하던 방식들을 깨고자 하는 회사의 목표와 VR은 매우 적합한 파트너라고 보고 있다. ‘공간’을 통해 회사의 정체성을 알렸던 만큼, VR과의 결합을 통한 예술적 도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직 많은 것을 말씀드리기는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우리는 세상에 없었던 것에 대한 도전을 하려 합니다. VR도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그 중 하나입니다. 한 단계를 뛰어넘은 가상현실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젠틀몬스터의 VR프로젝트가 목표로 하는 지점은 아직도 멀고 보여주고자 하는 것도 가득하다. 그렇다고 말로서 모든 것을 꺼내놓기에는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결코 짧은 마케팅을 위해 VR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패션업계를 넘어서기 위해 도전했던 젠틀몬스터의 VR에 대한 도전은 그 자체로 큰 가치가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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