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강림', 그린라이트 론칭파티 이모저모
'여신 강림', 그린라이트 론칭파티 이모저모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4.11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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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다른 세상이었다. 천명이 넘는 남자들이 한 곳에 모여 무대 위를 바라본다. 굵직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 온다. 천지가 진동하는 듯 엄청난 함성소리가 들리고, 무대위로 일본 성인 배우 하네다 아이가 올라오자 현장은 광란의 도가니다. 누군가 그녀를 향해 '여신님'이라고 일본어로 외쳤다. 수줍은듯 미소를 띄며 우리나라말로 '아니에요'라고 이야기하는 그녀가 첫 마디를 한 순간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았다. 군 부대 위문 공연을 보는 듯 했다. 이처럼 수 많은 남자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뭔가를 부르짖는 공간이 또 있을까.

 11일 강남 옥타곤에서 성인VR플랫폼 '그린라이트' 론칭 행사가 개최됐다. 에스티피플의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내사랑 마오', '달콤한 유혹' 제작발표회, 하네다 아이팬미팅, 성인VR 및 성인VR용품 전시전이 한번에 열리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사전 신청자만 천명이 넘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현장은 관람객들로 가득차 발디딜틈이 없었다. 성인 AV배우들을 향한 인기 뿐만 아니라 관련 콘텐츠를 확인해보고자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던 셈이다.

행사는 약 20여명 스탭이 동원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입구에서부터 철저히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친 이들이 방문했고, 다시 입장한 뒤에도 초대권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했다. 스탭들은 곳곳에서 콘텐츠를 안내하거나, 혹시모를 사고를 대비해 보안에 힘쓰는 모습도 보였으나 우려하던 사태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1층 메인 무대 뿐만 아니라 2층 전시홀 역시 관객들로 가득찼다. 이 곳 전시홀에서는 이번 그린라이트 플랫폼에 참가하는 업체들이 자사 기기나 영상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준비됐다. 일반적으로는 구경하기 힘든 성인 용품들이 대거 포진된 가운데 화면에는 성인 영상들이 돌아가고, VR콘텐츠들이 곳곳에서 시연됐다.

현장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스는 '그린 박스'다. 이 박스는 한명이 들어가 내부에서 성인 VR영상을 시청하도록 돼 있다.

 내부 구조는 의자가 하나 놓여 있고, 정면에는 특수 의상이 놓여 있는 구조다. 이 의상은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개조된 제품이다. 추후 바이브레이터 등 더 많은 시설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박스가 만들어질 예정으로 관련 콘텐츠 역시 여성들을 위한 '스토리 위주'의 콘텐츠들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전시관 한켠에 비치된 뽑기에는 VR HMD들과 성인 용품들이 배치돼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쉽게 뽑아갈 수 있는 구조다. 현장에서 행운의 주인공을 볼 수는 없었으나, 누군가는 분명히 행운을 누렸으리라 믿는다.

이번 행사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성인 행사라고 하면 음침한 곳에서 음성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해낸 셈이다. 화려하게 차려 입은 청년들이 현장을 방문했고, 별다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가상현실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낯선듯 카메라 셔터를 보면서 장난스레 고개를 뒤로 돌리는 이들도 있었으나 특별히 거부 반응은 없어 비교적 수월하게 취재할 수 있었다. 행사 성격상 보여줄 수 없는 사진들이 많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에스티피플 정우성 대표는 "내년 이맘때에 성인VR을 위주로 한 전시회를 열고자한다. 그 때 커플들이 함게 손을 잡고 놀러올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앞으로도 성인시장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대중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히려 조금은 걱정을 했던 기자가 부끄러울만큼 깔끔한 행사였다. 관객들 반응도 훌륭해 향후 같은 행사가 늘어날 경우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에스티피플 정우성 대표의 언급처럼 그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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