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중저가형 HMD 대거 출격 … '가성비'시장 노린다
중국발 중저가형 HMD 대거 출격 … '가성비'시장 노린다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4.12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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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한 성능을 기반으로 이른바 '가격대 성능 비(가성비)'에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들이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 진출을 선언한다. 일부 제품들은 국내 출시를 준비하기 위해 이미 전파 인증을 받고 있고, 줄지어 신제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HTC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로 대변되는 이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이들의 행보를 짚어 봤다.

​지난 4월 5일 중국 DPVR 짱리온 CSO는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VR HMD가 2017년 트렌드를 이룰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신제품 E3을 선보이면서 고해상도, 룸트랙킹, 스팀VR 콘텐츠를 각각 지원하면서도 80만원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내부 센서 수나 디자인 등이 차이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기능상에서는 오히려 E2가 상회한다고 그는 말한다.

3글래시즈의 제품 S1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연상케 한다. 역시 스팀VR게임들을 이용할 수 있고 2K해상도를 덧붙였다. 마이크 헤드폰 등 주변기기에 디자인에도 크게 신경을 쓴 관계로 눈 앞 로고를 제외하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랑한다.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는 왕지에 대표 성격이 그대로 녹아 들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56만원대로 책정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가장 최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인 하이퍼리얼의 신형 HMD 'PANO'도 주목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역시 2K해상도에 90Hz주사율, 11ms 지연율 등을 지원하는 등 HTC바이브와 대동소이한 콘셉트를 유지한다. 역시 가격대는 80만원대.  최근 111억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양산 채비를 갖추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PICO VR, 파이맥스, OSVR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기기로 중저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라인업이다

모두 성능에서는 HTC바이브나 오큘러스 리프트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여기에 가격대가 40만원 이상 낮다 보니 소위 '스마트 소미자'들의 입맛을 잡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중저가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HMD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미 HTC바이브는 출고가를 100달러 이상 낮추는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오큘러스 리프트도 마찬가지 행보에 돌입했다. 중저가형 제품들의 출시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중저가형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은 한술 더 뜨기 시작한다. 아예 각 부품을 따로 판매해 원할때 구매하는 시스템을 도입, 40만원대 패키지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일단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으로 맞불을 놓는다.


흥미로운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도 있다. 델, 아수스, AMD를 비롯 전통적인 하드웨어 제작 업체들이 30만원대 HMD라인업을 준비하면서 차별화 선언에 돌입한 것이다. 각 제품들의 스펙이나 소프트웨어 정책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으나 가격대 만큼은 차별화에 성공한 제품들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요지 부동'이라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HMD가격이 낮아진다 한들 PC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100만원이 넘는 가격을 먼저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다. 여기에 아직 구매 욕구를 자극할만한 타이틀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요소다.

구매 시점도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HTC바이브와 같은 리딩 기업들이 무선 솔루션을 출시하기 시작했고, 오큘러스도 대형 발표를 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HMD를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가 들리며, LG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렇다 보니 과연 현재 시점에서 '중저가 HMD'를 구매하는 것이 옳을지 아니면 연말에 차세대 HMD를 기다려야 하는지가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는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HMD가격 인하가 긍정적인 점 만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구매를 원하는 유저들의 주요 결정조건은 '가격'이 아닌 '유용성'이라는 이야기다. 상대적으로 가격 인하가 거듭된다면 자체 프리미엄을 잃어버리면서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시장 구조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가상현실 전문가는 "VR방을 위주로한 B2B시장이 확대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중저가형 기기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별다른 차별화 없이 가격만 낮춘 제품들이 계속 등장하다 보면 오히려 유저들은 기기가 더 싸질때까지 기다리려고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복잡한 사정이야 어찌 됐든 HMD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이 상황이 반가울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제 더 넓은 선택지도 마련됐고 기기들도 점차 인하되는 분위기다. 다음은 유저들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 2017년 중저가 HMD시장의 승자는 누가 될지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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