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VIVE] 블루홀 VR게임 '발키리 블레이드' 출시 … 트리플A급 VR브랜드 탄생
[HTC VIVE] 블루홀 VR게임 '발키리 블레이드' 출시 … 트리플A급 VR브랜드 탄생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4.13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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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전사가 근육질 남자들이 가득한 적진 속으로 침투한다. 무슨 자신감인지 꼴랑 검 한자루 뿐이다. 대놓고 나타나 싸움을 걸자, 척 보기에도 힘좀 꽤나 쓸듯한 '형님'들이 커다란 무기를 꼬나들고 몰려나온다. 한차례 심호흡을 한 뒤 날아오는 검을 받아친다. 그리고는 전광 석화와 같이 덩치들을 휩쓸어 버린다.
 

PC용 MMORPG '테라'로 전설을 쓴 개발사 블루홀이 지난 13일 스팀과 오큘러스 스토어에 VR게임 '발키리 블레이드'를 출시했다. 지난해 1월 설립된 신규개발본부발 신작이다. 양재헌 이사의 주도하에 '단군의 땅'으로 유명한 김지호 PD가 참가해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참가 멤버는 약 20여명, 적지 않은 공을 들인 작품이 나온 셈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발키리 블레이드'는 언리얼 엔진을 채용해 개발된 1인칭 액션게임이다. 주인공은 검을 꼬나들고 상대방과 대결을 펼친다. 상대 검의 궤적을 보고 받아 친 다음 경직을 만들어 내고, 순식간에 검을 휘둘러 쓰러뜨리면서 진행한다. 실제 플레이는 가상현실용 콘트롤러를 직접 손에 쥐고 휘두르거나, 상대 궤적을 보고 검을 막아야 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환상적인 그래픽이 눈앞에 펼쳐진다. 중세 판타지시대를 배경으로 마치 '떠나니는 배'속에라도 들어 와 있는 듯하다. 어두운 색채를 기반으로 광원 효과를 쌓아 올리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캐릭터 그래픽은 철저히 '리얼리티'를 추구한 듯한 모습이다. 육중한 몸에 안정적인 하체, 검을 휘두르는 모습까지 인체를 연구한 이들이 만들어낸 모델링이다. 발 밑 관절을 이용해 사이드 스탭을 밟는 움직임 부터가 게임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 하다.

그런데 일단 검이 딱 닿는 순간 뭔가 다르다. 위에서 아래로 그으면 충격을 심하게 받은 듯 움츠린다거나, 아래에서 위로 그으면 공중을 한바퀴 돌며 쓰러지는 등 타격감을 강화하기 위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손에 쥔 기기가 묵직하게 진동하면서 타격감을 살리는 것은 보너스다.

그렇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르면서 달리는 게임은 아니다. 게임은 적이 2명에서 3명씩 한번에 튀어 나오도록 설계했고, 공격을 맞은 뒤에 딜레이를 줄이는 식으로 난이도를 잡았다. 한번 칼에 맞았다고 해서 죽을때 까지 계속 칼을 맞는다는 것은 아니다. 중갑옷을 입은 무사 캐릭터는 수시로 '실드'를 이용해 칼을 튕겨내고, 보스는 칼을 맞는 도중에도 반격기를 쓴 다음에 오히려 유저에게 딜레이를 선사한다.

그렇다 보니 게임을 가장 잘 플레이하는 방법은 반격. 적들은 상단 베기, 찌르기, 한바퀴 돈 다음에 중단 베기 총 3개 패턴으로 공격해 오는데, 각 공격이 끝나는 타이밍에 공격경로에 칼을 대면 적이 멈칫 한다. 이 타이밍에 빠르게 칼을 좌우로 휘두르며 공격하면 쉽게 승리할 수 있다.

1:1은 쉽게 이길 수 있는 난이도인데 문제는 적들이 3명 튀어 나올때다. 한명을 잡고 칼을 튕기는 순간 다른 2명이 공격을 해온다. 때문에 타이밍을 잘 맞춰서 빠르게 공격한 다음 상대방이 공격하기 전에 뒤로 물러서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한다. 몸이 날렵한 유저라면 직접 몸을 날려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기자의 경우에는 몸을 날려봐도 검을 피할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게임 퀄리티는 훌륭했다. 그래픽, 타격감, 레벨디자인, 전투 방식 등 모두 차세대 가상현실 게임이라 불릴만한 조건에 부합한다. 종합적으로 봤을때도 준수한 게임이라는 점은 반박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블루홀 정도 사이즈에 팀 네임밸류라면 그 이상을 논해야 한다.

'발키리 블레이드'가 명작 반열에 들지 여부를 질문해 보면 긍정적이진 않다. 아쉬은 점은 플레이타임. 한번에 모두 클리어해버릴경우 전체 플레이타임은 10분을 넘지 못한다. 패턴을 파악하는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약 30분에서 길어도 한시간이면 클리어 가능한 난이도다. 한두번 플레이 해 보고나면 적들의 패턴이 일정하기 때문에 그저 가위바위보 식으로 칼을 막고 콘트롤러를 흔드는 게임이 돼버린다. 장르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는 게임성이다. 만약 더 게임을 개발해서 무기 종류를 늘리고, 공격 궤적을 늘린다면 생명력은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역시 한계는 명확하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때 이 게임을 무료로 공개해버린 블루홀의 전략은 신의 한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더 파도 좋은게 나올만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무료로 공개해서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실제로 게임은 스팀 무료 데모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퀄리티를 갖고 있다. 유저들의 평가도 후한 편. 시간이 갈수록 기업 브랜딩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발키리 블레이드'정도 퀄리티를 가진 게임이라면 얼마든지 지갑을 열만한 수준이다. 메타스코어 70점정도를 오르내리며 구매할만한 타이틀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리라 예상해 본다. 분명히 '세계'와 경쟁해볼만한 수준이라는 점을 입증해 낸 타이틀이다. 다음 작품은 세계를 뒤흔들어 놓을만한 명작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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