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팟스튜디오 박민지 대표 “‘포가튼챔버스’로 환상적인 VR 경험 선사할 예정”
티팟스튜디오 박민지 대표 “‘포가튼챔버스’로 환상적인 VR 경험 선사할 예정”
  • 정우준 기자
  • 승인 2017.04.1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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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팟스튜디오’는 컴퓨터 그래픽스를 전공한 연구실 학생들이 주축인 게임 개발사다. 모바일 힐링 게임과 교육용 게임을 개발하던 그들이 VR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데는 삼성 기어VR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박민지 대표와 팀원들은 환상적인 VR 첫 경험을 통해 느낀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첫 번째 VR게임 개발에 나섰다.   

“어떤 게임을 만들까 고민하다 떠오른 것이 어릴 때 보던 ‘디즈니’ 만화였어요. 만화 속에서 미키 마우스가 마법을 사용해 물 위를 걷고 하는 장면을 VR로 재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포가튼챔버스(Forgotten Chambers)’는 마법을 주제로 한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채 이름 모를 서재에서 깨어난 한 초보 마법사가 말하는 마법모자에게 하나 둘 마법을 배워나가며, 방 안 곳곳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 조합하거나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이다.

박민지 대표는 초기 기어VR로 ‘포가튼챔버스’의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모바일에서는 그녀가 구현하고 싶었던 고퀄리티 오브젝트나 수많은 조명들의 연산이 쉽지 않았고, 콘트롤러를 활용한 마법을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존재했다.

그때 HTC바이브와 스팀 플랫폼의 제휴 소식이 들려왔다. 콘텐츠 개발사에게 탄탄한 플랫폼은 놓칠 수 없는 시장임은 분명했다. 결국 티팟스튜디오는 ‘포가튼챔버스’의 플랫폼을 HTC바이브로 바꿔 개발을 지속했다.

▲ (좌측부터) 현경렬 기술이사, 박민지 대표

박민지 대표는 ‘포가튼챔버스’를 개발하면서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고퀄리티 그래픽에 많은 공을 들였다. 뛰어난 비주얼 없이는 방 안에 물이 차오르거나 숲이 펼쳐지는 마법세계의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구현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포가튼챔버스’의 멀미감 최소화에도 신경을 썼다. 이는 심각한 3D 멀미를 호소하는 현경렬 기술이사 덕분에 가능했다. 현 이사는 “내가 멀미를 느끼면 무조건 리젝한 만큼, ‘포가튼챔버스’를 플레이하면서 멀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너무 높게 설정한 자유도가 결국 문제를 일으켰다. 유저들이 방 안에 보이는 모든 오브젝트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개발을 하다보니, 테스트 도중 수많은 버그가 발생했다. 올해 초 출시도 생각했지만, 3~4월 내내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느라 일정이 생각보다 늦춰졌다.

박 대표는 “개발자들이 하나하나 QA를 통해 수정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면서 “유저분들이 높은 자유도를 활용해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소소한 재미들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티팟스튜디오 '포가튼챔버스' 스크린샷

지난 2월말 티팟스튜디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GDC(게임개발자컨퍼런스) 2017에 참가했다. 게임을 출시하기 전 현장에서 유저들의 생생한 반응을 듣기 위해서였다. 박 대표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안고 현장에서 ‘포가튼챔버스’를 선보였다. 

현장의 반응은 우려와 달리 긍정적이었다. 부스에 찾아온 관람객들은 매우 더운 현장 상황에서도 게임을 1시간 넘게 즐겼다. 당시 더빙이 완료되기 전이라 박 대표와 현 이사, 통역원이 관람객 옆에서 직접 안내와 더빙을 하기도 했다. 특히 대부분의 관람객이 ‘비주얼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유니티 관계자가 찾아와 게임 내에 등장하는 탁자 아래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소소한 불만들도 들려왔다. VR을 처음 접한 관객들에게 ‘포가튼챔버스’의 UX가 안내 없이 플레이하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박 대표와 현 이사는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UX 수정작업에 들어갔고, 출시 전까지 한층 보강된 UX를 구현할 수 있었다.

지난 10월 ‘제 5회 게임창조오디션’에서 2위를 수상했던 티팟스튜디오의 첫 번째 VR게임 ‘포가튼챔버스’는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개발을 끝마치고 4월 말 경 스팀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박민지 대표는 총 5개로 구성된 챕터 중 첫 번째에 속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유저들의 반응과 의견을 수렴한 뒤, 팀원들과 남은 4개 챕터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컴퓨터 그래픽스를 배우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화면에 3D 주전자를 띄우는 작업이에요. 저희 사명의 기원이기도 하죠. 화면에 주전자가 뜨면, 나도 이제 ‘와우’같은 게임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환희를 느껴요. 이 때의 기분을 잊지 않고 많은 분들에게 감동적인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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