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시티 박기빈 PD, '몸 회전시 헬기 이동' 방법으로 인지부조화 해결
조이시티 박기빈 PD, '몸 회전시 헬기 이동' 방법으로 인지부조화 해결
  • 임홍석 기자
  • 승인 2017.04.27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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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쉽배틀2 VR’은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린 기어VR용 VR게임이다. 이 게임을 개발한 조이시티의 박기빈 PD는 처음 VR게임을 개발하면서 부딪힌 문제점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회고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 관련해 박기빈 PD는 ‘넥슨개발자콘퍼런스 2017’의 강연대에 올라 ‘VR슈팅게임 디자인의 도전과 극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건쉽배틀’은 원래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서비스 된 아케이드 게임이다. 최초에는 이 게임의 후속작을 기존의 모바일게임 형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VR버전으로 개발하자는 방향으로 변경됐고, 그렇게 박기빈 PD는 처음 VR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원작의 아케이드방식을 지켜내는 것이었다. 슈팅요소를 VR에 접목시키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3차원 이동이 어려운 부분이었다. VR게임에서 대표적인 멀미요소가 바로 3차원 이동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유저들에게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닌 고통스러운 경험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개발사에서 활용했던 아예 움직이지 않거나 순간이동 방식도 생각했지만 이러한 방식은 ‘건쉽배틀’이라는 타이틀과는 성격이 맞지 않았다. 어떻게든 3차원 이동을 넣어야만 했다. ‘이브 발키리’처럼 멀미를 신경 쓰지 않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VR 시장 자체의 기대심을 추락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박기빈 PD는 VR의 최대 멀미 요소인 ‘인지부조화’를 해결해야만했다. 시각은 변화하지만 몸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였다. 먼저 테스트 한 부분은 어떠한 이동이 가장 어지러움을 만들어 내는지 였다. 전진, 횡이동, 회전이동 등 다양한 부분을 테스트 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회전이었다.

회전할 때 발생하는 멀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저의 몸을 시선과 함께 움직이게 만들어야 했다. 해결책은 몸을 회전할 때, 헬기를 함께 이동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이 방식을 활용하려면 ‘회전의자’를 활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실제로 회전의자를 보유한 유저가 다수가 아니었고, 이 경험을 싫어하는 유저들도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은 고개를 움직이는 수준에서 회전이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기울이는 정도에 따라서 시점이 변경하도록 한 것이다. 이 방식은 꽤나 효과적이었고, 최종적으로 이 방식을 선택했다.

또 다른 문제는 죽음 연출 이었다. 헬기 게임이니만큼, 죽을 때 추락하는 연출을 넣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락하는 경험은 큰 어지러움을 요구했다. 그렇다고 화면이 어두워지기만 한다면, 헬기 게임의 매력이 사라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기빈 PD는 헬기가 추락할 때, 앞유리를 어둡게 만들고 추락한다는 시각단서를 제공했다. 시각 노출을 최소화 시켜서 어지러움을 해결한 것이다.

조이시티의 박기빈 “모든 것은 게임 플레이 방식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라며 “게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어지러움을 해결해 나가시길 바란다”고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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