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스튜디오 케인 리 제작총괄 “스토리, 인터랙티브, 에디팅 삼박자가 성공 비결‘
바오밥스튜디오 케인 리 제작총괄 “스토리, 인터랙티브, 에디팅 삼박자가 성공 비결‘
  • 임홍석 기자
  • 승인 2017.05.16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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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밥스튜디오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VR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토끼와 외계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짧은 VR애니메이션 ‘인베이전!’은 다수의 유명 영화제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데이타임 에미상 등에서 수상의 기쁨을 안기도 했다. 어느덧 바오밥스튜디오는 VR애니메이션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름이 됐다. 혹자들은 그들을 ‘VR시대 픽사’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VR애니메이션계 대표 주자’가 됐을까. 유니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17’에 연사로 참가한 바오밥스튜디오 케인 리 제작총괄의 이야기를 담아 봤다.

‘케인 리’ 제작총괄은 자사가 개발하는 VR애니메이션의 핵심요소로 스토리를 꼽는다. 모든 콘텐츠에서는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지론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는 구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기 시작했고, 그 방식은 음악, TV,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VR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스토리텔링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는 얘기한다. 인류의 DNA에는 이미 스토리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류는 스토리 DNA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까지 인류의 ‘스토리 DNA’를 만족시켜줬던 콘텐츠는 대부분 3인칭 시점의 2D 화면으로 구성된 ‘영화’라는 장르였다. 이 흐름에서 VR의 등장은 꽤나 획기적으로 변화라고 할 수 있었다. 더 이상 2D영상이 아니었고, 시점도 반드시 3인칭일 필요가 없었다. 때문에 바오밥스튜디오는  VR에 걸맞은 스토리텔링 방식을 연구 개발해 지금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인베이전!' 은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바오밥스튜디오는 VR의 특징적 요소를 적극 수용해, 1인칭 시점의 VR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결정, ‘인베이전!’을 제작했다.

이 작품을 시청하는 유저는 1인칭 ‘토끼’ 시점에서 애니메이션을 즐기게 된다. 빙판 위에 서있던 유저에게 처음 다가오는 주인공이 바로 사랑스런 토끼 ‘클로이’다. 클로이는 유저의 코앞에서 유저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자신을 바라보는 클로이의 ‘아이컨텍’에 빠져든 유저는 어느덧 VR영상 속에 몰입하게 된다.

눈을 마주치는 경험은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마치 실제 세상 속에서 그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듯이 유저는 클로이와 시선을 때지 않고, 클로이만을 쫓는다. 누군가는 클로이를 손으로 만지려고 하고 ‘안녕’하고 인사를 건내기도 한다. 기존 콘텐츠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몰입도다.

케인 리는 이러한 아이컨텍의 효과가 유저와 가상공간의 벽을 깨는 효과를 전달한다고 말한다. 가상현실이라는 세계관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효과가 매우 훌륭하더라도 계속해서 클로이의 눈만을 쫓는다면 스토리 전개에 어려움이 많았다.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이나 연출요소에 유저의 시점을 이동시키는 것도 중요한 요소였다. 즉, 어느 시점에서는 아이컨택을 깨야만 했다.

바오밥스튜디오는 아이컨택을 깨기 위해, 아이컨택을 활용했다. 유저와 아이컨택을 이어가던 클로이의 시선을 이동시켜, 클로이가 바라보는 방향을 유저가 바라보도록 한 것이다.

바오밥스튜디오 케인 리 제작총괄

유저들이 클로이에 몰입하는 모습을 확인한 바오밥스튜디오는 VR에게 있어서 ‘모방’이 가지는 매력 요소를 깨닫게 된다. 실제로 ‘인베이전!’은 리얼타임으로 구현되지 않는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클로이와의 아이컨택에 빠져든 유저들은 클로이의 행동을 따라하는 ‘모방’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만약에 클로이가 실제로 유저의 행동에 따라 움직임이 변화했다면 그 몰입감은 분명 극대화 될 것이라 판단했다.

바오밥스튜디오는 차기작 ‘아스테로이드!’에서 인터랙티브 요소를 활용했다. 유저가 던진 공을 로봇이 주워오거나, 몸을 기울이는 유저를 따라 로봇도 몸을 기울이는 등의 효과들을 적용시켯다. 마치 실제 연인들이 서로 공감대가 생겼을 때 서로 비슷한 행동을 하듯, 자신을 모방하는 작품 속의 캐릭터에 유저들은 매료됐다.

유저는 자신을 모방하는 캐릭터에게 애정을 느낀다

마지막 중요 요소는 유저의 행동을 설계하는 ‘에디팅’요소였다. 2D 영화에서는 감독의 의도를 화면에 담는게 수월하지만, VR의 인터랙션에서는 유저의 시점과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아스테로이드!’에서는 죽어가는 인물을 유저가 살려줘야만 하는 장면이 있다. 만약 유저가 해당 인물을 살리려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스토리의 전체가 변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유저가 해당 인물을 살리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길 수 있도록 해야만 했다. ‘아스테로이드!’에서는 긴박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최대한 죽어가는 인물을 최대한 불쌍하게 표현하면서 ‘구조의 본능을 자극’했다. 그리고 유저가 해당 인물을 살려줬을 때는, 살아난 인물과 주변 등장인물들이 모두 감사의 인사를 전함으로서 행동의 뿌듯함을 느끼도록 설계했다.

우는 아이를 본다면 도와주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바오밥스튜디오의 케인 리 제작총괄은 “향후 VR은 기존 게임시장마저 넘어설 것이다”라며 “가상현실 속에서 실제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관객들이 ‘관찰자’에서 ‘화자’의 입장으로 변화하는 것”이 바로 케인 리가 말하는 2D에서 VR로의 변화과정이다. 어느덧 ‘프레임’은 사라지고,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방법은 더욱 치밀해질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VR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을 테지만, 그 완성의 끝은 환상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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