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그래프, 전쟁의 아픔 그린 VR시뮬레이터 '거제도 제3전선' 공개
매크로그래프, 전쟁의 아픔 그린 VR시뮬레이터 '거제도 제3전선' 공개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6.01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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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G기업이자 VR계 실력파로 유명한 매크로그래프가 ​신작 콘텐츠 '거제도 제3전선'을 제작, 부산 VR페스티벌에서 공개했다. 역사적 사실을 근간으로 재해석한 이 콘텐츠는 현장에서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성공적인 전시를 이어나간다. 공개 3시간만에 대기열은 100번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업계 전문가들이 줄을 서가며 체험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줄을 잇는다.


'거제도 제3전선'은 1952년 한국 전쟁이 휴전 단계에 이를 즈음 이야기를 주제로 담는다. 당시 최전방에서 치열한 전투가 진행됐고 후방에서는 이념대립이 또 하나의 전쟁터를 연출한가운데 '포로'문제가 대두된다. 당시 UN측은 포로들간의 대립과 갈등이 전쟁 못지 않다고 해 이 곳을 '제3 전선'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 '제3 전선'에서는 북한군, 중공궁, 전향군 등이 함께 수용돼 생활했는데 서로 다른 이념을 지닌 만큼 서로 충돌이 잦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거제도에서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 일어난다. 소위 '친공'분자들이 거제소 포로수용소 소속 사령관인 도드(Dodd)준장을 납치, 감금한 뒤 UN군과 협상을 시도한 일이다.


매크로그래프는 이 사건을 자체적 시각에서 재해석 일반에 공개한다. 이 콘텐츠 속에서 거제 수용소는 친공 포로 '박사현'이 수용소를 지배, 돗드 준장을 남치한 가운데 한국군 김호선 상사가 긴급 구조임무를 맡고 수용소에 잠입하게 되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체험자는 시뮬레이터에 몸을 싣고 탱크에 탄 뒤 수용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부터 수용소내에서 친공파들을 따돌리고 박시현에게 잠입하는 장면과 우여 곡절 끝에 탈출 직전까지 도달하는 장면들을 담아 시나리오로 녹여 냈다. 

이 과정에서 매크로그래프가 보유한 페이셜 캡쳐 기술이 동원돼 생동감넘치는 캐릭터들이 연기를 하는가 하면, 연출된 화면에 걸맞게 시뮬레이터가 요동치면서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특정 장면에서 유저들의 시선 움직임에 따라 연출이 바뀌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동원해 간단한 게임 효과를 함께 낸 것도 특징이다. 


현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조성호 실장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눈에는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보이는 탓이다.

조 실장은 "이번 전시는 페이셜캡쳐를 시도하고 인터랙티브 요소를 삽입해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또 그 반응은 어떤지를 구체적으로 실험하기 위해 기획됐다"라며 "현장에서 100명이 넘는 체험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있는데, 이 내용을 근간으로 가다듬으면서 완성도를 끌어 올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서 '인터랙티브'요소를 삽입해 유저들에게 선보였지만 생각만큼 제대로되지 않앗다고 이야기했다. 예를들어 바위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려야 하는 장면이나, 격투 신에서 상대를 봐야하는 장면 등에 숨겨진 요소들이 있고 유저들이 이를 바라봐야 동작하는 요소들이지만 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유저들이 흔치 않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팀들은 첫날 전시가 끝난 이후에 추가 수정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콘텐츠에 적지 않은 애착이 있음을 알게 해주는 부분이 아닐까. 그가 이토록 애착을 갖는 이유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조 실장은"한국인의 시각에서 써내려간 한국전쟁 이야기를 세계에 선보이고 싶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이 있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VR이라면 지금까지 나왔던 그 어떤 방법으로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VR이라면 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분단의 아픔을, 전쟁의 고통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는 작업을 이어나가겠다고 한다.

향후 '거제도 제3전선'은 콘텐츠를 보강해 나가면서 정식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토리텔링을 하는 이 작품 외에도 수용소 내에서 적들을 물리치는 VR게임 등 이번 작품이 있기까지 내용을 담은 부가 콘텐츠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사실 욕심은 많죠. '거제도 제3전선'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인터랙티브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내용을 다르게 전개하고, 열린 결말을 풀어 내면서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통해 '자기만의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시간과 자원이 허락하는 내에서 해야 한다는 점이 참 아쉬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세계적인 전시회에도 참가해 한국 전쟁의 이야기들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계속 가다듬어서 더 나은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언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이다. 조성호 실장의 염원대로 제대로된 콘텐츠가 완성돼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거제도 제3 전선'을 만나보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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