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튼플래닛 최종호 대표 “독립성 키우는 IT 육아 솔루션 개발할 것”
키튼플래닛 최종호 대표 “독립성 키우는 IT 육아 솔루션 개발할 것”
  • 정우준 기자
  • 승인 2017.10.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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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색다른 AR 양치 가이드가 등장했다. 단순하게 스티커 기능을 활용하는 일반적인 가이드와 달리, 아이들의 얼굴 위로 칫솔이 등장해 누구나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콘텐츠다. 여기에 치즈, 체리, 소다라는 귀여운 캐릭터들도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6년이 걸린다는 양치질을 사용자 테스트에서 불과 3주 만에 혼자 하도록 만들었다고 하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이라면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키튼플래닛이 출시한 ‘브러쉬몬스터’는 증강현실(AR) 기능을 결합한 유아용 양치 가이드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모바일 어플과 블루투스 연동이 가능한 전용 스마트 칫솔이 한 세트를 이룬다. 즉, 엄마가 옆에 함께 앉아서 일일이 양치질을 해주면서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가 화면에 구현된 자신의 얼굴과 칫솔 아이콘을 보면서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방식이다.

키튼플래닛의 최종호 대표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C-Lab’에서 우수과제로 선정된 ‘치카퐁’ 프로젝트였던 ‘브러쉬몬스터’를 통해 적어도 하루 2번 양치질하는 시간만큼은 엄마에게 ‘휴식시간’을 선물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는 최근 ‘아빠 육아’, ‘공동 육아’라는 이슈 안에서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한 최 대표와 키튼플래닛의 ‘아기 아빠’ 개발진이 가진 생각이기도 하다.

“사실 처음 회사를 나온다고 했을 때, 가족들 반응조차도 반신반의에 가까웠어요. 남자인 아빠가 육아에 대해 얼마나 알까 하는 목소리였죠. 그럼에도 아빠이자 개발자로서 AR, VR과 같은 신기한 기술을 활용해, 인생의 가장 힘든 경험 중 하나인 ‘육아’를 도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브러쉬몬스터’ 역시 일반적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탄생했다. 초기 C-Lab에서 스핀오프를 하던 시기의 ‘치카퐁’은 양치 가이드라는 큰 틀만 완성된 상태였다. 이후 육아에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면서 선택한 기술이 바로 AR이다. 

‘변신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에 맞춰, 화면에 등장한 얼굴를 우주토끼 콘셉트의 스티커를 구현하고 화면 하단에 2D 가이드를 넣었다. 다행히 주변 지인들이 참여한 테스트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정읍에 위치한 어린이집에서의 실전 테스트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5~7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으나,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유·아동의 낮은 공간지각력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이에 키튼플래닛은 ‘브러쉬몬스터’를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대폭 수정했다. 발전된 AR 얼굴 인식 기술 탑재와 칫솔 디바이스 변경 등이 진행됐고, 자체 개발한 캐릭터인 치즈·체리·소다가 등장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와 양치 종료 후 리워드 제공 방식으로 아이들의 흥미와 몰입도를 함께 유발하는 콘텐츠로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어린이집에서 진행했던 테스트가 우리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거죠. 아이들이 재미있게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양치 가이드를 보고 따라하지 못한다는 건 실패를 의미하는 거니까요. 다행히 지금은 처음 구상대로 ‘AR 양치 가이드’라는 말이 어울리는 콘텐츠라고 자신합니다.”

최 대표는 ‘브러쉬몬스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이유로 CDC 어린이치과와의 협업을 들었다. CDC 어린이치과는 어린이들의 치과 공포를 경감시키기 위해 진료실에 모니터를 최초로 설치한 국내 최대 어린이치과 중 한 곳이다. IT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고, 어린이 양치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점은 키튼플래닛과의 끈끈한 협조가 가능했던 요인이었다.
 
키튼플래닛은 ‘브러쉬몬스터’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치과 관련 지식 자문을 받았고, 이를 통해 보다 정밀한 양치 가이드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키튼플래닛과 CDC 어린이치과의 협업은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현재 치과 대기시간에 진행되는 색칠공부가 다소 지루한 면이 있는 만큼, 미니 세면대와 태블릿이 설치된 ‘브러쉬몬스터’ 양치 체험존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CDC 어린이치과와의 협업을 통해 보다 완벽한 양치 가이드가 됐죠. 양치질을 가르쳐야할 치아를 부분별로 나누고, 아이들이 양치에서 어떤 부분이 힘든지 알 수 있었죠. 실제로 ‘브러쉬몬스터’ 어플의 양치 결과 페이지를 부모님이나 치과의사가 확인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아이의 양치질 습관을 빠르게 파악하고,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지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죠.”

현재 출시된 ‘브러쉬몬스터’ AR 양치 가이드 어플은 전동 칫솔을 연동할 수 없어, 정식 서비스 전 체험이 가능한 콘텐츠에 가깝다. 이에 최 대표는 오는 12월 자체 개발한 전용 스마트 칫솔도 국내 시장에 빠르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말 국내 사용자들은  ‘브러쉬몬스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키튼플래닛 최종호 대표는 ‘키튼플래닛’이 궁극적으로 가야하는 방향을 유·아동을 위한 콘텐츠, 그 중에서도 VR·AR·IoT와 같은 신기술이 결합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교육 콘텐츠 업계에서는 아이들이 습득해야할 기술이 무려 90가지라고 하는 만큼, ‘브러쉬몬스터’와 같이 각각의 습득 요소에 적합한 기술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경험의 재구성이 진정한 학습 방법’이라는 존 듀이의 교육 이론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일환으로 VR·AR이 제공하는 색다른 경험과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한 기술을 접목한 교육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앞으로 키튼플래닛의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의 독립성을 키울 수 있고 육아에도 큰 도움이 된다면, 작게나마 출산율을 높이는데도 기여하는 회사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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