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HG 한대훈 대표 "오버턴, 제대로 된 VR게임을 향한 고뇌의 산물"
스튜디오HG 한대훈 대표 "오버턴, 제대로 된 VR게임을 향한 고뇌의 산물"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10.23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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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HG는 지난해 '스매싱 더 배틀'을 출시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기업이다. 오큘러스리프트 론칭 타이틀로 선정돼 게임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아 국내를 대표하는 VR개발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 그가 1년만에 신작게임 '오버턴VR'을 공식 출시했다. 출시직후 작품은 6일 연속으로 국내 VR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오르는가 하면 해외 대작들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성적을 거두면서 성공적인 론칭을 마쳤다.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유저들도 긍정적(87%)의견을 내놓으며 평가도 훌륭한 편. 이에 한대훈 대표를 만나 '오버턴VR'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 봤다.



Q. 성공적으로 론칭을 마쳤다. 기분은 어떤까.

A. '스매싱 더 배틀'때에 비하면 이루 말할 수 없이 편하게 론칭했다. 론칭 첫날 거의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수정사항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덜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노하우가 조금 생긴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Q. '오버턴VR'이 잘나왔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대외적인 평가는 그렇다 치더라도 개발자가 생각하는 '오버턴VR'은 어떤가. 몇점을 줄만한가?

A. 개발한 작품에 평점을 매기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한다.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수 많은 선택들을 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같은 선택을 했었을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완성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Q. '스매싱 더 배틀'에 이어 '오버턴VR'도 액션성이 강화된 게임이다. 이번엔 플롯이 조금 다른 면이 있는데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A. '바이오쇼크'나 '베요네타'와 같은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 특히 '바이오쇼크'의 스토리텔링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화려한 액션을 보는 것도 재밌지만 그 만큼이나 스토리가 있는 게임, 그래서 유저들이 게임을 하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한다.

Q. '오버턴 VR'의 스토리텔링은 유저들이 지나다니면서 자막을 읽어 나가면서 진행한다. 이 방법이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A. 스토리를 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웹툰이나 소설을 써서 스토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 일단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을 찾아보고자 한다. 지금으로서는 많은 분들이 스토리에 대해 '궁금하실까?'하면서 자문하기도 하는데 게임을 플레이 해보신 유저분들이 질문을 해주신다면 기꺼히 이야기 해 드리고 싶다.


Q. 세계관과 걸맞지 않은 부분들도 일부 있는것 같다. 예를들어 스테이지 초반부에는 '요정'이 튀어나온다.

A. 스포일러가될 수 있어 언급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게임 초반에는 이상하게 느껴졌던 부분이 엔딩을 보고 나면 이해가 가는 구조로 설계했다. 주인공이 첫 장소에서 깨어난 이유와 같은 요소들(편집자 주. 주인공은 뭔가에 '실패'했기 때문에 그 장소에 있었다)은 납득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이야기들을 담은 DLC를 출시할 수 있었으면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Q. '스매싱 더 배틀'때도 그랬지만 상당히 시리어스한 시나리오가 엿보인다.

A. 원래 '오버턴 VR'을 기획할 당시에는 마기와 주인공이 펼치는 액션 활극을 주제로 삼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작품을 만들다 보니 개발 당시 기분이 많이 녹아 들어간 것 같다. 몇가지 사정이 겹치면서 게임 전반이 그렇게(우울하게) 흘러갔다. '스매싱 더 배틀'이 나올때는 세월호 사건이 있었고, '오버턴VR'이 나올때는 개인적으로 혼란한 시기였다. 그 정도로만 이야기 하고 싶다.

(편집자주. '스매싱 더 배틀'은 커다란 불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는 이를 언급하지 않는 상황을 다룬다. '오버턴VR'에서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권력의 행포를 다룬다. 상황으로 비춰 보면 주인공과 마기의 근원을 짐작케 한다)

Q. 개인적으로는 3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면서 퍼즐을 풀기 위해 위 아래로 반복해서 오가는 경향이 있었다.

A. 사실 퍼즐은 그 보다 좀 더 어려웠다. 첫 스테이지만해도 색깔이 다른 키카드를 여러개 넣어 보기도 했고 지금 나오는 '화살표'들은 애초에 기획에 없었다. 그런데 너무 플레이타임이 늘어진다는 의견도 있었고, 어렵다는 인상이 많아 일단 퍼즐을 배제했다. 개인적으로는 퍼즐게임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퍼즐게임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퍼즐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능한한 단순화해 재미를 끌어 올리려고 했다.

Q. 플레이타임이 생각보다 긴 것 같다.

A. 콘솔게임이라고 생각해 보자. 3만원, 3만원 주고 패키지를 구매했다. 그런데 플레이타임이 30분이라면 유저들의 반응은 보지 않고서 짐작할만하다. 속된 말로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런데 VR에서는 빈번한 일이다. 적어도 어느 정도 플레이타임은 나오는 것이 유저들을 위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Q. 그 부분은 동감한다. 초기와 시장이 많이 다르다. 어쩌면 바로 지금이 '아타리 쇼크'가 온 것이 아닐까.

A. 초기 오큘러스 리프트나 스팀 VR시장은 꽤 괜찮았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시장이 많이 줄어 들었고 유저들도 많이 떠났다. 원인을 생각해보면 유저들이 실망했기 때문이 아닐까. 퀄리티는 둘째 치더라도 플레이타임도 일조한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

Q. 모두들 텔레포트를 이야기할 때 자유 이동을 넣었다. 그 부분이야 몇차례 이야기 한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스테이지8에서 로봇 조종 스테이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있다. 독특한 메커니즘인데. (편집자 주. 8스테이지에서 로봇을 탑승하게 되는데 양 손을 앞으로 밀면 전진을 왼쪽손을 뒤로 당기면 좌회전을 하는 식이다)

A. 로봇 콕핏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만약에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별도로 기계를 만들고 조작할 수 있었으면 이해가 빠르지 않았을까. 가능한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싶어서 기획된 부분이다. 플레이 해보신 분들이 피드백을 많이 주셨으면 한다.

Q. 후속작을 개발중이라는 소식도 있다.

A. 이번에도 액션 게임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번엔 콘솔 베이스 게임을 해보고자 한다. VR을 서포트해 특정 장면들을 콘솔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게 목표다. 콘셉트는 정했고 개발을 진행해 나가면서 또 한번 인사드릴 수 있을 듯 하다.

Q. 만약에 스튜디오 HG에 뛰어난 직원들이 수백명 있다고 하고 개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A. 그런 상황이 올리가 없지 않은가. 만약이라는 전제하에 이야기하자면 해보고 싶은 것들은 있다. '스매싱 더 배틀'에서 맺지 못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스매싱 더 배틀2'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아무래도 론칭일이 정해져 있어(오큘러스 리프트 론칭 타이틀 선정) 개발하면서 집어 넣어야 할 것들을 넣치 못한 부분들이 있는데 이런 요소들을 집약해서 한번 더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Q. 다음 행보를 알려 달라

A. '오버턴VR'에 멀티플레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VR방에서 '오버턴VR'을 즐기는 분들을 위해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형태는 좀 더 가다듬어야 하겠지만 만나 보실 수 있도록 잘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Q. 끝으로 독자 어려분들께 한말씀

A. 열심히 만든 게임이라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오버턴VR'에 대해 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은 데요. 언제든 궁금하신 점이나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하신 많은 분들이 소감을 전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스포일러로 인해 많은 부분을 담지 못한 점 사과 말씀드립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오버턴VR'과 관련된 스토리를 심층있게 전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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