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틴플로어,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도전
써틴플로어,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도전
  • nant
  • 승인 2015.12.0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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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인코딩 시스템 등 포함된 가상현실 영상 플랫폼

서강대학교 체육관 옆 아루페관에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살고 있다. 이 곳 2층에서 점퍼 차림에 과자를 우적우적씹고 있는 한 남자는 오투잼을 개발해 리듬액션 온라인게임 분야에 족적을 남긴 송영일 대표다. 또 다른 점퍼차림의 남자는 지금은 후학을 양성하면서 서강대 게임교육원을 이끌고 있는 최삼하 교수다. 이 두사람이 한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을 놓고 뭔가를 만든다. 20년전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 하겠지만 지금 이 두사람이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키 어렵다. 무엇이 이들을 다시 또 도전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로 불러 들였을까.

"예 207호입니다"

한 남자가 문을 연다. 송 대표다. 진작 알았지만 아는 척하기가 머쓱하다. 수년 전에도 그가 직접 문을 열고 나오는 일은 잘 없었다. 13층 로고가 박힌 점퍼를 입고 대표 명함을 건네는 그가 낯설다. 기기들이 켜켜히 쌓인 사무실 옆 빈자리에 털썩 앉았다. 컴퓨터 몇대와 그가 지금까지 받아온 상장들이 인상적이다. 잠깐 기다리자 최삼하 교수가 함께 들어온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자 이건 또 멋진 그림이 만들어 진다. 뭔가 멋진 말을 해야만 했다.

'대체 뭘 하고 계신지요? 만들고 계신 것 좀 볼 수 없을까요?'

최악의 멘트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별 수 없었다. 좀처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진행된 인터뷰다. 인터뷰 대상자도, 인터뷰 공간도, 인터뷰 상황도 낮설 수 밖에 없었다. 누가 밖에서 보면 학생이 상담을 하러 교수를 찾아간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뭐 이것 저것 만들고 있습니다. 요즘엔 플랫폼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VR트위치 같은 개념이겠죠. 가상현실 영상을 한데 모은 플랫폼으로 국내외에서 유명한 영상들을 한데 모아 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송대표와 최 교수(써틴플로어 이사)는 써틴플로어를 통해 영상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준비하는 플랫폼은 영상을 보는 사람 뿐만 아니라 영상을 업데이트하려는 사람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목표다.

"영상 개발자들이 어려워 하는게 스티칭인듯 합니다. 원리 자체는 간단하지만 워낙 공수가 많이 드는 덕분에 작업이 쉽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콜리어와 같은 유료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고 영상을 보다 잘 보여 주기 위해 프로그래밍 작업도 해야 하니 난이도가 좀 있는 작업입니다. 이 것을 인터넷 상에서 자동으로 지원해 별다른 조작 없이도 간단하게 인터넷 상에서 영상을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현재 써틴플로어는 이 같은 작업을 보다 빠르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MPEG코덱과 같은 영상 코덱을 이용, 기본적인 개념에서 다르게 접근하는 압축 기술을 이용해 보다 빠른 압축 기술을 보여주면서도 원활하게 동작 가능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요즘엔 영상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많아지다 보니 이걸 잘 다루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주로 유튜브를 비롯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이야기 되지만 저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 기기나, 스마트TV, 기어VR과 같은 소형 기기, 플레이스테이션VR 혹은 오큘러스 리프트 등 방대한 가상현실 기기들을 아우를 수 있는 영상 플랫폼을 만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스크린과 같은 시스템을 이용, 일반 오프라인 영상 시스템에도 360도 VR 영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적용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 같은 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해 실제 영상을 촬영해 공급하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 에버랜드와 제휴를 통해 자체 제작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에버랜드와는 사회 공헌 차원에서 제휴를 시도했습니다. 병상에서 누워 밖으로 못 나가는 이들이나 지방에 살기 때문에 에버랜드를 방문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가상으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콘텐츠들을 개발중입니다. 이제 7종 촬영을 완료했고 연말이 지나면 약 30여종 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13층은 하이엔드 영상 공급 및 제작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보다 높은 퀄리티 영상들을 보여 주지 않는 다면 이 시장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솔직히 말해 요즘 360도 VR 콘텐츠는 1회성이 강합니다. 한 번 보고 나면 다시 볼 이유가 없다고들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해 보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콘텐츠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는 듯 합니다. 그냥 길가다가 영상을 찍어서 업데이트하면 그것이 좋은 콘텐츠가 될리가 없겠죠. 영상이 찍히는 환경,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감정, 시나리오 등 모든 것에서 준비가 된 상태에서 영상을 촬영해야 유저들이 몇번이고 보고 또 보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전문 촬영업체, 전문 영상 플랫폼 업체라고 한다면 이 같은 고민이 있어야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최 이사는 아직 밝힐수는 없지만 영상 촬영업계에서 유명한 감독들이나 시나리오 라이터, 연출가 등과 함께 프로젝트로 팀을 운영하면서 세계적인 퀄리티의 영상들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멀지 않은 시대에는 누구나 360도 영상을 만드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기존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찍는 환경이 있었듯 360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영상을 찍겠죠. 그렇다면 이제는 단순히 찍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프로 답게, 멋진 영상을 보여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스타트업'에서 부터 시작하는 두 사람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오는 2016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그들의 손에 의해 한국의 트위치, 한국의 유튜브가 탄생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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