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추상적이다. 작자가 의도한 바와 체험하는 사람의 경험이 반드시 일치하라는 법이 없다. 혹자들은 이를 '즐겁다'라고 표현하지만 혹자들은 이를 '어렵다' 혹은 '취향에 맞지 않다'고 표현한다.
예술로서 음악도 상당히 추상적인 분야 중 하나다. 소리를 통해 이미지와 감정 등을 전달하기도 하고 소리 그 자체를 즐기는 분야로 지금까지도 연구되는 분야 중 하나다. 최근에는 보다 감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 노랫말이나 음성을 동원하기도 하는 방식이 일반화 돼 있다.
그런데 소위 '클래식 음악'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웅장한 소리가 나는 것 까지는 알겠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려 하는 것일까. 여기 조금은 더 다가가기 쉬운 접근법이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저팬 스튜디오가 플레이스테이션VR용으로 개발한 '음악제' VR어플리케이션은 게임에 사용된 BGM을 기반으로 한 클래식 콘서트를 담는다. 일반적으로 2D화면으로 촬영한 콘서트 영상에 VR 배경을 덧입혀 완성했다. 극장에 앉아 영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용은 변화한다.
영상 속에서 처음엔 웅장한 소리를 기반으로 한 화면이 흐른다. 거대한 석상들의 전투가 인상적인 완다와 거상 시리즈 배경이 흐르면서 분위기를 압도한다. 그러다 6분 20초가 되면 음악 템포가 서서히 느려지더니 눈 앞에 초원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봄을 연상케하는 소리들이 귓가를 간지럽힌다. 연주자, 배경, 게임 영상이 어우러지면서 음악을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VR화를 마쳤다.
시대에 맞춰 예술도 변화할 준비를 하는 것일까. 그 과도기에 놓인 작품을 감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