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인터뷰] 발로 뛰는 영상 촬영 팀 WASD
[VR 인터뷰] 발로 뛰는 영상 촬영 팀 WASD
  • nant
  • 승인 2016.01.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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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PD들이 설립한 프로젝트 팀

편집국 레이더망에 독특한 가상현실 영상을 촬영하는 팀이 포착됐다. 자전거를 타고 몇 걸음 가던 평범한 영상인가 했더니 어느 순간 주변에 가상현실 영상이 뜨며 시야를 확 사로잡는다. 이 팀은 자전거를 타고서 AR영상 정보를 보여 주는 콘셉트 영상 시스템을 준비했다고 밝힌다. 또, 남자공감 랭크쇼 M-16을 소재로 한 티저 영상에는 배우/성우/MC로 맹활약중인 서유리씨를 등장시켜, 3D영상에 다시 2D영상을 삽입하는 시도를 하는 등 다분히 실험적인 영상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팀 WAS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팀 WASD는 지난해 7월부터 가상현실 영상을 촬영해 온 프로젝트 팀이다. 이들은 두런 미디어 소속 PD와 기술 편집팀, 마케터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프로젝트 팀을 설립했다고 한다.

 

베테랑 방송 인력들이 설립

회사는 지난 2007년 영상 전문 촬영 업체로 첫 선을 보였다. XTM에서 방영하는 ‘남자 공감 랭크쇼 M16’이나 OBS경인방송 방영 ‘경찰25시’등이 이들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이 외에도 tvN, 중앙방송 히스토리 채널 등 다양한 방송사들과 헙업해 영상을 촬영해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큐멘터리, 보도, 홈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잔뼈가 굵은 이들이 기반 멤버로 자리잡고 있다.

태생이 방송이다 보니 기획과 카메라 촬영, 편집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험난한 업계에서 8년 이상 버틴 이력만 봐도 그들의 실력은 두말할 필요 없을 듯 하다. 그런 그들이 지난해 갑작스럽게 가상현실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방송용 카메라로는 담지 못하는 영상들을 담아 낼 수 있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습니다”

 

 

‘일단 찍어’ 심상찮은 가상현실 촬영

 

6개월 동안 팀 WASD는 약 30여개 작업물을 준비해 공개했다. 처음에는 걸그룹이나 피트니스 영상 촬영으로 시작하더니 점차 분야를 넓혀 바이크 촬영이나 드론 촬영은 물론 영상에 자막을 입히거나 360영상 한편에 2D영상을 띄우는 등 기존 방송 편집으로 쌓아올린 문법들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특히 지난 18일 공개한 백제역사유적지구 영상에서는 유적지 터 위에 가상으로 3D건물을 모델링 해 영상과 합성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들이 준비한 영상들을 살펴보면 당황스럽기 까지 하다. 나무숲이나 벽돌 건물, 심지어 역광이 비치는 공간을 배경으로 담아 낸다. 왜곡이 심해 기피하는 공간 까지도 일단 찍은 다음에 편집으로 해결해 버리는 기염을 토한다. 역광까지도 스티칭을 시도한 흔적이 미세하게 보이고, 아나운서가 서 있는 바닥이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는 것만 봐도 그들이 영상에 들인 공을 미루어 짐작해 볼만 하다.

“편집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있기 때문에 가끔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도 안정적인 퀄리티를 뽑아 내야 비로소 프로 촬영팀이 되는게 아닐까요? 반대로 제대로 된(참신한) 영상을 뽑아내지 못한다면 왜 가상현실을 택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

이들은 가상현실 영상 촬영 분야를 기존 영상 촬영 분야와는 완전히 다른 수단으로 정의한다. 촬영 전 세팅에서부터 촬영법, 보여주는 방법까지 모두가 다른 분야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기존 영상은 PD가 설정한 구도에 따라 시야를 통제하면서 영상을 보여줬다면 360영상은 공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팀 WASD는 ‘시청 주권’이 시청자에게 넘어간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다. 유저 시야에 놓인 모든 환경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 전에 들이는 공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어딜 보든 재미있어야 합니다. 상황이 재미있어야 하고, 공간이 재미있어야 하겠죠. 인터넷을 통해 송출되는 만큼 3분 이하 분량 정도로 짧게 분량을 뽑아야 하는 점도 중요한 점입니다.”

 

빈약한 인프라에 고민

 

팀 WASD는 준비된 영상을 송출하고 있지만 아직 화끈한 반응이 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민에 빠졌다. 실력이 있다는 이야기는 종종 듣지만 그것이 일반 유저들에게서 오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가상현실 분야가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오는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상현실 영상을 제대로 볼만한 인프라가 준비돼 있지 않달까요. 시장에 가상현실 HMD가 300만개씩 팔려 있다고 하더라도 영상을 볼 플랫폼이 없으니 고민은 더 커집니다. 유튜브, 페이스북이 있다고 한들 가상현실 영상 비중은 그리 높지 않으니까요. 이 것이 해결돼야 더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팀 WASD는 무엇보다도 HMD개발사들이 상생하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각 HMD개발사들이 ‘게임 찾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어 기반을 지탱하는 영상 분야에는 소홀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엄밀히 말하면 영상도 HMD콘텐츠 중 하나죠. 게임은 개발기간이 오래 걸리고 아직 제대로된 타이틀이 나오려면 한참 걸리지만 영상은 그보다는 빠르게, 그리고 수량도 더 많이 선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하드웨어 개발 업체들) 영상 분야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편집, 기획의 힘 보여줄 것

팀 WASD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상현실 영상 촬영에 임할 예정이다. 더 다양한 콘텐츠들을 준비해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분야를 찾을 때 까지 실험적인 영상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자 한다.

“기존 미디어들이 포괄적인 포용을 주장했다고 한다면 VR이나 인터넷 미디어는 타깃 중심적인 영상이 주가 될 것입니다. 걸그룹 영상을 찍는다고 하더라도 그 중 특정 멤버를 좋아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이런 영상들이 잘 되는 것만 봐도 ‘취향’을 반영한 영상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상을 발굴하고 만들어 나가면서 많은 분들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끊임 없이 도전하는 자세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들의 도전이 가치있게 빛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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