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F2019 #4] 스코넥 김정현 팀장, 버추얼유튜버 '초이'제작법 '천기누설'
[GDF2019 #4] 스코넥 김정현 팀장, 버추얼유튜버 '초이'제작법 '천기누설'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9.07.24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추얼 유튜버 '초이'가 방송하는 사이 그 뒤에는 유명 일러스트 레이터와 PD, 연기자와 영상 편집자 그리고 인간노예(?)들이 활약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바로 이 인물, 이른바 '초이 아버지'인 김정현 팀장이 존재한다. 그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사람은 바로 스코넥엔터테인먼트 김정현 팀장이다. 중국 아이드림스카이에서 재직하던 그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최정환 부사장과 만나 의기투합해 '초이'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개발 초기단계부터 '초이'를 만들어 내기 시작해 지금의 단계에 이르렀다. 이른바 '멘땅에 헤딩'을 자처한 인물. 그런 그가 23일 NRP 버추얼 유튜버 밋업을 통해 '초이'의 개발 비화를 전했다. 지금까지 초이를 개발한 내용들을 근간으로 세부적인 이야기를 풀어 냈다. 이에 현장에서 진행된 강연을 정리해 봤다. 

 

#1. 컨셉 잡기
의외로 버추얼 유튜버 제작 과정에서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은 배우를 구하는 것이었다. 매력적인 배우를 구한 다음에 그 배우의 특징과 성격을 보고 실제 모습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선정하는 과정이 뒤따랐다. 캐릭터 콘셉트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슷할 것. 그리고 이를 3D화를 거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이에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를 통해 원화를 확보했고 3D모델링 과정을 거쳐 기본적인 틀이 먼저 잡혔다. 이렇게 잡힌 콘셉트는 개발과정 동안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명확하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2. 캐릭터 만들기
잡힌 콘셉트를 기반으로 가장 먼저 모델링 작업이 뒤따른다. 이 과정에서 개발팀의 가장 큰 고민은 일본식 애니메이션 캐릭터 개발. 내로라하는 게임 개발자들이 포진해 있는 우리나라였지만, 정작 일본 취향에 가까운 애니메이션 3D 모델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MMD를 활용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개발하는 개발자를 찾아 프로젝트를 의뢰하면서 첫 발을 밟았다. 

#3. 뼈대 설정
만들어진 캐릭터는 자유롭게 움직여야 했다. 가상현실 환경에서도 부드럽게 동작하며, 인간처럼 말하고 움직여야만 비로서 가상현실 속 캐릭터가 될 수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팀장은 유니티 엔진을 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니티 엔진 캐릭터 '유니티짱'의 레퍼런스를 참조하기 위해서다. 이미 유니티가 관련 기술을 다년간 개발해온 덕분에 이를 활용키로 한다. 덕분에 '초이'가 격한 움직임을 하더라도 인체가 뒤틀리거나, 어색한 움직임이 없도록 하는 근간이 됐다. 여기에 아이키네마 툴을 더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초점을 맞췄다.

#4. 화장하기
자유롭게 움직이는 캐릭터에 이제 화사한 색을 입힐 차례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도록 만드는 부분. 프로그래머들이 주로 활용하는 이른바 '툰세이더'를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는 일본 개발자가 개발한 '유니티짱 툰 세이더 2.0.7'버전을 선택했다. 무료로 사용 가능하며, 셀 애니메이션 기법들을 대거 적용 가능한 점이 가장 장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여기에 카메라 필터 효과처럼 여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포스트 프로세싱 스택을 더했고, 배경은 별도로 제작해 최적화를 끝냈다.

#5. '초이' 대지에 서다
이렇게 준비된 캐릭터는 이제 실제 연기자와 결합하는 일이 남았다. 김정현 팀장은 '바이브 트랙커'를 채택했다. 현존하는 센서들을 대거 테스트 해봤지만 안정성면이나 반응속도에서 더디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 '바이브 트랙커'라고 봤다. 이 과정에서 '트랙킹 오류'가 나지 않도록 센서를 4방향으로 두고 트랙커를 안정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양발과 팔꿈치 무릎에 하나씩 6개를 두고 양 손에 콘트롤러를 배치하면서 총 8개 부분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캐릭터와 연동했다. 여기에 별도로 장갑형 콘트롤러나 바이브 너클 콘트롤러를 동원해 손을 표현하면서 틀을 잡았다. 특히 '장갑 콘트롤러'는 마우스를 잡거나 키보드를 칠 때도 손의 움직임을 체크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 적용하게 됐다. 

#6. 생동감 더하기
방송 준비는 끝났지만 화룡점정이 필요했다. '초이'가 살아있는 것 처럼 느끼기 위해서는 눈동자 움직임이나 입술움직임(립싱크), 시선처리 등 실제 사람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 움직여야 했다. 또, 의도치 않은 방송사고(원하지 않는 의상이 노출된다거나 하는 등)을 막기 위해서 보완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각 부위를 별도로 렌더링 하고 노출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으로 보완했다. 단순한 충돌체크 기술이 아닌 '절대 조건'을 달았던 점이 핵심이다. 때문에 초이는 어떠한 자세에서도 속치마를 볼 수 없도록 설계돼 있고, 머리카락 위에 눈썹이 나오는 등 디테일한 설정이 뒤따랐다. 또, 시선을 어디로 돌리더라도 카메라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장치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7. 실전과 업데이트
이렇게 제작된 '초이'는 방송에 투입됐다. 방송 이후 이제 제작 환경에 필요한 요소들이 업데이트 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도네이션을 받으면 특수 아이템들이 떨어져 초이가 이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게임 속에 들어가서 게임을 하는 듯한 효과들을 업데이트 해 나가면서 방송을 업그레이드 해 나가고 있다. 김 팀장은 유저들과 초이가 보다 재미있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8. 일단 해 보는 것이 중요
김정현 팀장은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해결해 냈다고 말한다. 어려운 과제고 힘든 일이지만 비전과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그렇다 보니 '버추얼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도 일단 만들어 보기를 추천한다고 답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서 참조한 레퍼런스를 일일히 설명하고,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공개하면서 현장 강연에 참가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함께 개발해 나가면서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도 사실 '초이'를 개발하면서 많은 개발자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은 만큼 이제는 그가 그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초이'의 아버지 김정현 팀장. 어쩌면 한국 버추얼 유튜버계 대부가 될지도 모르는 인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