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머리통에 드라이버를 꽂다 '워킹 데드:세인츠 앤 시너스'
좀비 머리통에 드라이버를 꽂다 '워킹 데드:세인츠 앤 시너스'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0.01.30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날 자고 일어났더니 좀비 세계에 떨어진다면. 좀비물은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다. 느려 터진 좀비들이 근처에 오기 전에 총을 탕 쏘고 우수수 쓰러지는 좀비를 보면서 겪는 안도감과 카타르시스가 장점이다. 보통 시청자는 제 3자로서 타인이 하는 행동들을 관찰하는 입장에 속한다.

그런데 직접 주인공이 돼 일련의 동작들을 홀로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과연 손에 드라이버를 꼬나들고, 정확하게 좀비 귀를 노려 꿰뚫은 뒤 쏟아지는 피와 살들을 뒤로 하고 유유히 드라이버를 뽑아낼 수 있을까. 이런 체험이 하고픈 유저들이 있다면 게임 '워킹 데드:세인츠 앤 시너스(이하 워킹데드VR)'를 추천한다. 

'워킹데드 VR'은 영화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 자회사인 스카이댄스블:폴아웃'과 같은 영화들을 만들었고 유명 드라마를 다수 제작하면서 크게 성장한 기업이다. 동시에 애니메이션, CG 등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다각도로 영역을 확장했다. VR역시 이들의 확장 선상에 놓인 장르 중 하나다.

이들이 개발한 '워킹데드 VR'은 영화적인 연출이 가미된 좀비 액션게임이다. 어두컴컴한 주변 환경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캐릭터를 그려 낸다. 그것도 아주 낙후된 환경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워킹데드 VR'은 오픈월드식 액션 게임이다. 낙후된 환경에 떨어진 주인공은 좀비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악해야 한다. 게임은 무한히 총알을 난사하는 액션게임과는 거리가 있다. 게이머가 가진 것은 맨손 뿐. 그 과정에서 맵을 뒤져가며 무기를 얻고, 재료를 주워가면서 생존에 필요한 요소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물론 총도 '만들거나 파밍'해야하는 요소 중 하나. 

그렇다보니 유저들은 온갖 끔찍한 방법으로 게임을 플레이 해야한다. 도끼와 같은 무기들은 그나마 양반이고 드라이버든 뭐든 손에 잡히는대로 들고 다니면서 일단 좀비 목을 따야 한다. 잠입과 도망을 반복해 무기를 확보 하고 그 사이에 숨겨진 미션들을 클리어 해 나가게 된다. 

게임은 그야말로 '아포칼립스'다. 운 좋게 도움을 주는 NPC들도 있지만 반대로 도움을 바라는듯한 NPC가 등장해 말을 걸면 갑자기 내 총을 뺏어가 버리기도 하고, 뒤에서 습격하는 NPC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믿을 것인 오직 자신 뿐인 세계. 끔찍한 경험이 온몸을 엄습한다. 

게임은 시작부터 엔딩까지 약 5~6시간이면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는 분량이다. 물론 유저들의 '멘탈'이 버텨줄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워킹데드VR'은 왠만한 공포게임이나 영화는 상대도 되지 않을 만큼 무서운 게임이다. 게임은 명작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잘 만들어진 게임이기는 하다. 그러나 추천하기에는 어렵다. 플레이 이후 후유증이 남는다. 특히 심약한 플레이어라면 PTSD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하드코어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 아니라면, 가급적이면 이 게임에서 멀리 떨어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