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레크리에이티브, 인공지능 VR데이트 데모 체험 해보니
볼레크리에이티브, 인공지능 VR데이트 데모 체험 해보니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6.04.06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젝트 가능성은 충분, 완성도는 아직

볼레이크레이이티브는 국내 가상현실 업계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기업이다.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기업이라고 알려지면서 현재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업이 개발한 프로젝트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관계로 수 많은 전문가들이 이 기업의 가치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기도 한다. 과연 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어디까지일까. 또 어떤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을까. 볼레크리에이티브를 방문해 그들이 개발중인 프로젝트를 확인해 봤다.

#유망 스타트업을 향한 관심

볼레크리에이티브는 지난해 말 설립된 회사다. VR, 인공지능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스타트업 형태로 출발했다. 전 오큘러스 초기 멤버 중 한명이자 한국 지사장으로 이름을 알린 서동일 대표가 이 회사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서 대표는 엔도어즈, 스케일폼, 오토데스크 등을 거쳐 역량을 쌓았다. 지금까지 연전 연승했다. 그야말로 셀러리맨 신화를 써 나가는 인물 중 하나다. 이번에는 스스로 회사를 창업하고 차세대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몇 번이나 성공을 경험한데다 차세대 HMD회사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VR전도사 역을 수행한 덕분에 그의 비전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국내에서 이름난 강연이나 방송 등에 가상현실 전문가로 출연하면서 그의 네임 밸류 역시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당연히 볼레크리에이티브의 프로젝트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 VR과 AI의 만남

서동일 대표는 볼레크리에이티브를 설립하면서 “오큘러스 코리아 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매 번 개발자분들을 만나 VR콘텐츠들이 가능성이 높다는 말만 되풀이 했는데, 그럴거면 직접 만들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돼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설립된 회사에 참가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주로 게임 개발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던 인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덕분에 그의 프로젝트는 VR게임이 될 것이라는 루머들도 돌기도 했다. 그런데 서동일 대표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좀 더 관심이 있는 듯 했다.
2015년 11월 지스타 인터뷰에서 그는 ‘인공지능’카드를 들고 나온다. VR세상이 오고 IoT가 점점 더 발달하면 ‘키보드나 마우스 혹은 터치 스크린 조차도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기 때문에 소형화된 기기에 걸맞는 음성인식과 이를 자유자재로 처리해줄 수 있는 인공지능기술이 핵심이 될것이라 그는 판단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씩 발을 떼는 상황이다.

 

“서동일 대표와 인터뷰를 나눠 보면 그의 천재성에 감탄하게 된다. 복잡한 이야기들을 쉽고 간편하게 풀어내면서도 즉석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순발력도 뛰어 나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수십번 연습하고 준비하는 듯 워딩 역시 흐트러짐이 없다. 쾌활한 언변과 몸짓은 그가 왜 이 바닥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맨이 될 수 있었는지를 예감케 한다.”

 

# 타깃형 인공지능 개발에 초점

그런데 AI프로젝트는 벌써 50년전부터 개발이 진행되던 분야다. 기라성같은 기업들이 이 콘텐츠를 실현하고자 발을 디뎠지만 조금씩 발을 내딛을 뿐 아직 가시화된 부분은 없다. 그나마 ‘시리’와 같이 일반에 알려진 인공지능 인터페이스들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상용화에 가깝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워낙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아야 하고, 각 데이터들을 최적화해서 선보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를 제어해 내는 인물이라면 능히 전 세계를 손에 쥐고 흔들만한 인물이 될 것이 틀림이 없다. 평생을 바쳐서 연구해도 쉽지 않은 분야가 6개월된 기업에서 크게 바뀔 수 있을까.
서 대표는 타겟형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춘다. 전체 인공지능 분야 중에서도 세분화된 분야들이 등장하고 그 중 하나를 목표로 잡겠다는 말이다.
서 대표는 “전체를 아우르는 인공지능 분야가 있다고 한다면 법을 다루는 인공지능, 의학을 다루는 인공지능, 자동차를 다루는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들로 세분화돼 개발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전체를 아우르는 인공지능은 인텔이나 구글과 같은 대형 기업들이 진행하게 될 것이며, 보다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인공지능은 중소기업들이 개발하면서 점점 더 레퍼런스를 쌓아나가는 환경이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수 많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특정 개인들을 타깃으로 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으로 목표롤 잡았다.

# 인공지능 데이트 시스템에 도전
볼레크리에이티브는 설립 이후 6개월동안 총 3개 데모를 개발해 냈다. 처음에는 ‘서머레슨’과 같이 간단한 연예시뮬레이션 형태로 개발을 진행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쇼핑을 간 설정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선택하면 여자친구가 옷을 갈아 입는 식이다.
두 번째 데모부터는 연예시뮬레이션 냄새가 좀 더 강화된다. 두 사람이 함께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영어로 이야기를 진행하면 여성 인공지능이 답변을 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여성 캐릭터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주제를 이끌어 낸다. 여기에 맞춰서 답변을 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문제는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딱히 재미가 덜한 것이 사실. 여기에 캐릭터가 하는 말들도 한정돼 있어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그렇다 보니 볼레크리에이티브는 발상을 전환해 ‘인공지능으로 구동되는 로봇’을 떠올렸다. 유저가 인공지능 로봇을 구동하고 이 캐릭터를 이용해 말을 가르친다거나 대화를 하는 형태로 콘셉트를 만들어 간다. 살짝 이상한 방향으로 말이 흐르더라도 ‘로봇’이니 이해가 가는 식이다. 이 콘텐츠가 몰입감을 만들어 내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쓰고 캐릭터를 보면 숨이 턱 막힌다. 예쁜 캐릭터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시점에서 이미 할 이야기는 다 했다. 눈을 어디에다 둘 줄 모르겠다. 돈을 써서 옷이라도 입혀주고 싶건만 아직 그런 콘텐츠는 준비돼 있지 않다고 한다. 배꼽을 바라보면 전원이 들어와 인공지능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눈을 움직이고 양팔을 움직이더니 벌떡 일어서서 눈앞에 선다. 또 한번 움찔 한다. 그래픽 모델러가 어느 분이신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참기로 한다. 설정상 필요하다며 나이와 생일, 태어난 국가 등을 묻는데 ‘내 취향에 맞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 질문에 꼬박꼬박 대답하게 됐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 갈고 닦고 파고, 갈길 먼 인공지능 세계

엄밀히 말하면 볼레크리에이티브가 지원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은 아직 한계가 보인다. 극히 제한적인 대화 주제로만 동작하고 정확한 명령어가 입력되지 않으면 답변을 하지 못하는 현황도 보인다. 아기 수준 인공지능으로 보이며, 더 많은 경험을 하도록 만들어서 레퍼런스를 쌓아 나가면 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향성은 분명히 매력적이나 과연 이것이 흥미로운 구도로 나아갈지는 전적으로 기획자의 몫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서동일 대표는 ‘심리학자’나 ‘연예상담사’들과 같이 전문가들을 동원해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더 사람처럼,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는 인공지능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개개인들이 원하는 인공지능이 될 때 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서동일 대표는 빠르면 올해말이 돼야 좀 더 제대로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유니티 엔진 대신 언리얼엔진을 채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기술을 발전 시켜 나갈 계획이다.

# 완성될 그 날을 기다리며

볼레크리에이티브가 준비하고 있는 데모 버전들을 테스트 해 본 결과 아직 완성도는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지만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캐릭터 모델링도 상당히 수준급이며 배경을 설정한다거나 시나리오가 흘러가는 부분들 역시 디테일함이 돋보인다.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콘텐츠를 쌓아 올릴 수 있다면 분명히 서머레슨에 버금가는 국산 연예시뮬레이션 게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서머 레슨’이 한정된 시나리오 내에서 플롯을 따라가는 구조인 관계로 여러번 즐기기가 어렵다면, 볼레크리에이티브의 콘텐츠는 무한한 확장성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또 한가지 더 생긴 것 같다. 그들의 작품을 즐기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