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맨 대신 디지털 휴먼, 헐리우드 스타 메타버스 행
스턴트맨 대신 디지털 휴먼, 헐리우드 스타 메타버스 행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1.11.0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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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나이가 들면 조금씩 모습이 변한다. 아무리 소시적에 뛰어난 외모를 가졌다 한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섭리다. 조각같은 외모를 가진 미남 배우, 만인의 연인이라 불리던 전설적인 모델도 결국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근육질 몸매는 사라지고 배가 나온 아저씨가 되며, 백옥같았던 피부에는 주름이 진다. 별 수 없다. 그것이 섭리라고들 한다. 

그런데 최근 할리우드와 빌보드를 중심으로 이 논리에 반기를 드는 이들이 나타났다. 이른바 디지털 아바타를 구축해 놓고, 수십년이 지나도 전성기 외모를 유지할 수 있는 캐릭터를 제작하는 풍경이다. 마치 스턴트 배우를 쓰듯, 디지털 아바타가 연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액션씬을 소화하도록 제작된 시스템들이 최근 주목  받는다. 

올해로 79세인 폴 메카트니는 자신의 모습을 디지털 아바타로 저장해뒀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무대에 서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캐릭터는 여전히 활약할 수 있으며, 폴 메카트니는 그 수익을 얻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공연이 가능한 점이 가장 큰 장점. 그렇다고 해서 이 디지털 아바타 브랜드가 반드시 나이가 든 사람들을 위주로만 굴러가지는 않는다. 

사진=에이펀인터랙티브 제작 폴 메카트니 디지털 휴먼
사진=에이펀인터랙티브 제작 폴 메카트니 디지털 휴먼

'로키'로 유명한 배우 톰 히들스턴은 이 기술에서 가장 수혜를 얻은 인물이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최근 피부에 주름이 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외부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드라마속에서는 여전히 전성기 모습을 유지한다. 이유는 바로 톰 히들스턴의 디지털 아바타를 활용해 촬영하기 때문.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팀들이 톰 히들스톤 아바타를 관리하며, 영화나 드라마속에서 조금씩 모습이 변하도록 관리하는 작업들도 전문 팀들이 활약하고 있다. 

레슬링 스타이자 영화배우인 드웨인 존슨 역시 디지털 아바타를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액션씬을 소화하기 어렵고, 근육 관리도 점차 힘들어지는 시점에서 최근에는 아바타가 액션을 소화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는 후문이다. 전성기에 보여준 압도적 신체능력 덕분에, CG에서 과감한 표현들을 해도 어색하지 않은 점이 장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배우와 스타들이 디지털 아바타를 제작해두면서 이 분야 비즈니스가 점차 확장되는 분위기다. 

사진 출처=하이퍼리얼
사진 출처=하이퍼리얼

이렇게 제작된 디지털 아바타는 영화, 드라마, 콘서트 등 대형 프로젝트에 활용된다. 이 같은 프로젝트가 가능한 이유는 이미 스타들이 천문학적인 출연료를 받고 있기 때문. 아바타 모션과 연기를 제작하는 비용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어 아바타 제작 이후 갈수록 퀄리티가 올라갈 수 있으며, 제작해둔 모션 숫자가 늘어나는 과정을 거치면 점차 개발비가 줄어들게 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휴먼들만으로 영화나 방송이 촬영되는 시기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기대한다.

한 디지털 휴먼 제작업체 관계자는 "쉽게 설명하자면 유명인들이 초상권을 행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연예인들이 과거에 출연했던 방송을 지금 틀면 초상권에 따라 출연료가 나오듯 디지털 휴먼을 활용해 행동을 하도록 하고 출연료가 나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최근 대거 투자를 유치하는 가운데 금일 펄어비스는 하이퍼리얼사에 3백만 달러(35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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