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지오, 태권도VR 멀티플레이 채택 … VR서밋서 1:1 대련 시스템 선 봬
모아지오, 태권도VR 멀티플레이 채택 … VR서밋서 1:1 대련 시스템 선 봬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8.06.29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아지오가 개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태권도 VR'이 또 한번 진화한다. 모아지오는 오는 6월 3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자사가 개발중인 '태권도 VR'의 멀티플레이 버전을 공개했다. 이 버전은 각각 다른 방에 입장한 유저들끼리 서로 손과 발을 이용해 타격을 주고 받으면서 대련하는 시스템을 골자로 한다. 

각 유저들은 서로 손과 발, 몸통에 특수 장비를 차고 게임을 시작한다. 경기장 한가운데서 우선 인사를 나눈 뒤 경기 시작. 서로 자유롭게 공격과 방어를 겨루도록 설계됐다. 상대방 공격에 성공하면 타격한 부위에 진동이 오고, 반대로 공격을 받으면 타격당한 부위에 진동이 오는 식으로 득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발을 들어 몸통을 차면 상대는 몸통에 진동이 오고, 찬 유저는 발에 진동이 오는 식이다. 사실상 데미지를 입지 않을 뿐 온몸을 써서 자유롭게 격투하도록 돼 있는 셈이다.

현장 사정상 멀티플레이 체험에는 제한이 있었기에 일단 싱글플레이 게임에 도전해봤다. 사진 한장으로 딱 보면 알겠지만 기자는 움직이는게 귀찮은 종족에 속한다. 그렇다 보니 대충 타격을 하는 장면만 감상해 보고 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느낌이 다르다. 상대가 양 팔을 들고 가드를 올린 다음에 몸통쪽으로 돌진해 온다. 시야를 벗어나면서 빠르게 위빙을 하는데 숨이 턱 막힌다. 어느 각도에서 주먹이나 발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쉽게 주먹을 내기가 힘들다. 무심코 가드를 올리고 빙글빙글 돌아 본다. 어느새 불쑥 올라와서는 주먹을 내지른다. 태권도 게임인데 이러기가 있나. 프로젝트를 총괄한 모아지오 VR컨텐츠 기획부 남병우 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더 나눠봤다.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모션을 가져다가 게임에 삽입했습니다. 1레벨 단계는 방어만 하는 수준인데요. 5레벨이 되면 장난아닙니다. 눈앞에서 다리가 번쩍번쩍하는데. 한번 해보시면 놀라실겁니다."


억지로 해보진 않았다. 옆에서 잠깐 구경해봤는데 발이 공중에 한번 뜨더니, 바닥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연타.연타. 실제 상황이었다면 몇번은 죽었을 것 같다. 이 정도면 실제 선수들이 게임을 해도 괜찮은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전시를 해봤는데요. 국가대표선수들이 와서 직접 해봤는데, 막 나래차기 하고 360도 회전하고 하는데 잘 되더라고요. 제가 더 놀랬습니다. 이게 HMD특성상 선의 길이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금 자제를 해달라고 부탁해야할 정도로 인식이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기자가 테스트했을때도 인식 지연율은 거의 없었다. 멀티플레이가 된다면 내 방에서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대전이 된다는 이야기일 것으로 보인다. 남 부장도 이에 동의했다. 

"센서 간섭만 없다면 얼마든지 대전이 가능합니다. 서버를 올려두고 접속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채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대결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어쩌면 굳이 경기장에 나가지 않고서라도 대전이 가능한 모델이 나올지도 모른다. 전용 리그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사실 태권도 협회쪽에서도 제안을 주시는 분들이 있으셨습니다. 올해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종목이 생기는 걸 보고는 태권도도 e스츠화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란 비전을 제시하기도 하셨고요. 저희도 관심있게 보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만약 전용 리그가 생긴다면 전용 선수도 필요할것이다. 그렇다면 전용 선수를 훈련하기 위한 도장도 필요한 수순일테니, 어쩌면 전국 태권도 도장에서 기기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사범님이 직접 지도하고, 방어해주고 예비 선수 꿈나무들이 공격을 하는 그림도 분명히 가능해 보인다. 

"그 말씀을 하시니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기획도 따로 있는데, '품새'를 가르치는 시스템도 내부에서 생각중입니다. 국가대표 선수 품새 데이터를 이미 확보해 내부에 저장해뒀는데, 이를 기반으로 한다면 학원에서도 쓸 수 있을만한 시스템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봅니다."

규모를 좀 더 키운다면 세계 대회까지도 분명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차세대 VR e스포츠에 가장 가까운 종목이 바로 이 '태권도 VR'이 아닐까. 남 부장은 '태권도VR'을 개발하게 되면서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남들은 애초에 도전조차 하지 않는 이 장르가 오히려 '니치마켓'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잘 보면 전라북도와 같은 저희 동네에도 소중한 문화 유산들이 많습니다. 이걸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더 좋은 콘텐츠들이 가능할 것 같더라고요. 괜찮은 스토리텔링과, 게임성을 보완한다면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태권도VR도, 춘향VR도 그렇고 앞으로도 더 많은 소재들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했던가. 실제로 한국적인 콘텐츠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 기업이, 어쩌면 우리나라가 콘텐츠산업 분야에서 나아가야할 방향성 중 하나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