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5G 요금제 공개 … VR·AR 공략 위한 ‘무제한 데이터’ 눈길
이통 3사, 5G 요금제 공개 … VR·AR 공략 위한 ‘무제한 데이터’ 눈길
  • 정우준 기자
  • 승인 2019.04.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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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 핵심 전략 ‘VR·AR’ 강조 … 재투자 기반 콘텐츠 수요확보 ‘관건’

4월 5일 5G 상용화 시점을 앞두고,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요금제를 연달아 발표했다. 특히 이들은 5G 시대 킬러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VR·AR 콘텐츠 시장 선점을 위해, 각 사별 방향성을 고려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공통 키워드, ‘무제한 데이터‘

4월 2일과 3일 연이어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KT와 SK텔레콤은 무제한 데이터 제공을 골자로 한 5G 요금제를 내세웠다. 우선 KT는 국내외에서 5G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 가능한 요금제 ‘슈퍼플랜’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자사의 최저 요금제인 ‘베이직’부터 고가 요금제인 ‘슈퍼플랜 스페셜’과 ‘슈퍼플랜 프리미엄’까지 모든 고객에게 무제한 데이터 이용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SK텔레콤은 중저가와 고가 요금제를 나누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략을 선택했다. 즉, 8만원 이하의 ‘슬림’과 ‘5GX 스탠더드’ 요금제는 각각 8GB, 150GB의 기본 데이터가 제공되며, ‘5GX 프라임’과 ‘5GX 플래티넘’ 고객은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데이터 완전 무제한 서비스는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나,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콘텐츠에 대한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5G 요금제를 발표한 LG유플러스는 당초 5G 데이터는 제한적으로 제공하되, 자사 콘텐츠 이용 시 데이터를 차감하지 않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결합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다만 점유율 1,2위를 달리는 경쟁사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이자, 금일(3일) ‘5G 라이트’, ‘5G 스탠다드’ 모델은 각각 9GB, 150GB, 250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존 ‘5G 프리미엄’ 요금제를 연말까지 한시적 무제한 데이터 모델 2종으로 교체 신고하는 강수를 뒀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요금제 설계 과정에서 ‘무제한 데이터 제공’을 우선 고려한 배경에는 킬러 서비스로 지목한 VR·AR 콘텐츠가 존재한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모두 5G 요금제를 선보이는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VR·AR 사업전략을 핵심으로 내세웠으며, 자체 개발한 서비스 외에도 국내 개발사들의 콘텐츠 수급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특히 VR업계 내부에서 이미 5G 상용화 이후 데이터 제공량 부족 우려가 등장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4G 네트워크에서 원활하게 감상 가능한 UHD 화질 동영상과 달리, 360 VR 영상은 15분 분량으로 촬영된 일반 화질 콘텐츠도 최소 4GB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여기에 아이돌이나 스포츠를 소재로 한 고퀄리티 VR 콘텐츠를 1시간씩 감상하기 위해서는 25~30GB의 데이터가 소진될 수 있다. 이에 3사는 초반 가입자 모객과 VR·AR 이용자 선점을 위해, ‘무제한 데이터 제공’을 기본 방향성으로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KT
사진=KT

5G 가입자 모객, VR·AR이 핵심

다만 각 사가 바라보는 5G 시대 이후 VR·AR 시장 공략법은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지난해 11월 개인형 실감미디어 서비스 ‘기가 라이브 TV’를 론칭한 KT는 완전 무제한 데이터 제공으로 전반적인 5G 가입자 모객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즉, 5G 상용화 이후 점유율 확대를 꾀한 뒤, 드래곤플라이나 브로틴 등 파트너사가 보유한 콘텐츠 라인업과 3D AR 영상통화 앱 ‘나를(narle)’과 UHD 화질로 360도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앱 ‘리얼 360’ 등 자사의 차세대 서비스를 결합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와 달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자사 VR 콘텐츠 이용률 증가를 바탕으로 5G 점유율 확보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양사 모두 자사 콘텐츠에 한해 데이터를 차감하지 않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5G 가입고객에게 제공하며, 삼성 ‘기어VR’과 피코 ‘Pico U’ 등 VR HMD 지급 및 할인 혜택까지 마련했다.

SK텔레콤은 ‘건잭’, ‘데스호라이즌’, ‘라이즈 오브 더 폴른’ 등 5종의 인기 VR게임과 자사 OTT ‘옥수수 VR’을 서비스하며, 독점 제휴에 성공한 나이언틱의 신작 AR게임 ‘해리포터: 위저드 유나이트’ 외에도 넥슨과 함께 개발 중인 VR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VR’, 라이엇게임즈의 국내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VR·AR 독점 중계를 상반기 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U+아이돌Live’, ‘U+VR’를 비롯해 스타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VR 혼밥식당’, VR웹툰을 감상하는 ‘VR 만화방’, 360도 촬영된 공연이 펼쳐지는 ‘VR 유플극장’, 현실 공간에서 아이돌의 퍼포먼스를 감상하는 ‘U+AR’까지 다양한 자체 VR·AR 서비스로 고객들을 맞이한다. 이외에도 구글과 함께 참여한 VR콘텐츠 제작펀드 역시 우군으로 활동할 전망이다.
 

사진=LG유플러스
사진=LG유플러스

통신사-개발사 수요창출 시너지 ‘기대’

이에 따라 VR업계 관계자들은 5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정착하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VR·AR 콘텐츠를 내세워 5G 가입자 확보에는 성공할 수 있으나, VR·AR 콘텐츠 저변 확대나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누구나 원활하게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5G 상용화가 VR·AR 이용자 증가로 바로 직결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는 입장이 대다수다. 즉, 네트워크 속도와 안정성이 향상된다고 해서, 기존 고객들의 콘텐츠 소비패턴이 한순간에 변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한 전문가도 “이미 통신 3사가 요금제 적정성에 대한 비판을 오랜 기간 받아온 데다, 서비스 초기 5G 가입자 추이와 VR·AR 콘텐츠 수요를 예측하기 힘든 만큼 무조건적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각광받으며 4G 무제한 요금제가 탄생한 전례와 마찬가지로, 초기 파악한 수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동통신 3사가 5G 킬러 서비스로 VR·AR을 적극 홍보하고 실제 고객들이 양질의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고객들의 기대보다 높은 요금제를 채택하더라도, 통신사들이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고 그 수익이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과 콘텐츠 재투자에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서비스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핵심 과제인 만큼, 시장 형성 초기에 통신사가 콘텐츠 개발사들이 뛰어놀 수 있을 만한 운동장을 마련하고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통신사의 적극적인 투자와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개발사의 노력이 더해져, 침체됐던 국내 VR·AR 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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