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콜드 케이스' 테스트 해 보니 … 방탈출과 추리게임의 조화
리뷰) '콜드 케이스' 테스트 해 보니 … 방탈출과 추리게임의 조화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0.12.30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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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쥐가 난다. 이런 저런 단서들을 조합하고 머리를 굴려 보지만 소용 없다. 온갖 도구들을 동원하고 단서를 조합해서 결국 가설을 세운다. 테스트 해 보지만 다시 처음부터다. 만만찮은 놈이 등장했다. 방탈출게임과 추리게임을 결합한 신작 VR게임 '콜드 케이스: 잃어버린 황금방의 비밀(이하 콜드 케이스)'이야기다. 

최근 등장하는 방탈출게임은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 한두번 쳐다보고 눌러 보다 보면 해답이 툭 튀어나오는 경우가 다반사. 그 마저도 막힌다면 힌트 버튼을 눌러 보면 누구나 해답을 찾을만한 난이도다. 그런데 이 게임은 느낌이 다르다. 인문학, 사회학, 미술학, 기호학 등 온갖 요소들을 기반으로 조합해 탄생한 문제들을 흩뿌리고 이를 고민해 해답을 찾아 보기를 권장한다. 머리에 쥐가 나는 게임. 그렇기에 더 재미있는 게임 '콜드 케이스'를 소개해본다. 
 

'콜드 케이스'는 오래된 저택에서 일어난 사건을 추적하는 시나리오를 담는다. 유저들은 이 곳에 배치된 퍼즐을 풀어 단서를 얻어 나가면서 사건에 접근한다. 첫 스테이지는 비교적 가벼운 퍼즐이다. 주어진 도구들을 활용해 비추기만 해도 완료. 단서도 굉장히 직관적이다. 일례로 바닥에 책이 흩뿌려져 있고, 이를 정확한 순서대로 정렬하는 퀘스트의 경우 주변 사물을 찾아 보면 답이 있다. 바로 옆에 걸린 사진 속에 정상적인 책 배열이 숨겨져 있는 식. 이렇듯 주변 사물들을 관찰하고 추리해서 문제를 해결 하면 다음 단서를 열고, 다시 이를 기반으로 하나씩 추리해 나가는 것이 기본 구도다. 
 

각 퍼즐들은 굉장한 공을 들인티가 역력하다. 오래된 게임기처럼 보이는 기계는 버튼을 누르면 '색 조합'을 묻는 질문이 나온다. CMYK조합에 따라 노랑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색을 배색하는지를 묻는 식이다. 또 다른 질문은 먹이 사슬을 그렸다. 거미가 개구리 먹이가 되며, 개구리가 뱀의 먹기가 되고, 뱀이 독수리의 먹기가 되고, 다시 이를 사람이 먹는 식으로 배열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식이다. 난이도가 좀 더 올라가면 피에르 몬드리안의 작품을 연상케하는 그림이 튀어나온다거나, 포도 품종을 이야기하는 '멜럿'을 단서로 제시하는 식으로 게임은 진행된다. 점차 게임이 전개될 수록 고난이도 탐정 게임을 보는 듯 한 게임이 근간을 이룬다. 

좀 더 진행하다보면 이번에는 장르가 변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아예 하드코어한 추리 게임을 연상케 하는 수준이다.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게임이 시작된다. 각 방에서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는 게임 속 내용으로 추리해야 한다. 반대로 말해 각 방에 그를 추리할 수 있는 복선이 깔려 있고, 이 복선들을 조합해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구조다. 이렇게 수십개 선택이 얽히고 섥혀 결론으로 치닫으며, 그 결과에 따라 엔딩이 진행된다. 현재 게임상에서 확인된 엔딩은 총 9종. 모든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단서들을 여러 형태로 조합하고, 운영하면서 진행하도록 게임은 설계돼 있다. 

'콜드 케이스'는 수준 높은 추리형 방탈출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할 작품이다. 연말 친구들과 함께 모여 앉아 가설을 세우고, 추리를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올클리어 엔딩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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