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을 아는 'VR전문가’, 벤타VR 전우열 대표를 만나다
디테일을 아는 'VR전문가’, 벤타VR 전우열 대표를 만나다
  • 민수정 기자
  • 승인 2016.12.06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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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VR(가상현실) 원년이라 불리는 해다. 대중들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존재였던 VR은, 오늘날 차세대 먹거리로서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혹자는 VR에 향한 뜨거운 관심이 갑작스럽다 평하기도 하나, 이는 긴 시간 VR 종사자들이 들여온 노력의 산물이라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VR과 오래도록 사랑에 빠진(?) 한 젊은 대표가 있다. VR영상 촬영 업체인 ‘벤타VR’ 전우열 대표는 뛰어난 기획·연출력과 꼼꼼한 촬영 노하우로 업계에서 촉망받는 인재다.

기자가 전 대표를 처음 만난 곳은 지난 8월 가상현실 전문가 교육 현장이었다. 이날 전 대표는 자신의 VR영상 촬영 노하우가 담긴 열띤 강의를 진행했다. 계절이 두어번 바뀌고나서야 다시 만난 전 대표는, VR 영상 촬영과 관련해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전 대표에게, 그가 수도 없이 들었을 질문을 던졌다. 어째서 VR에 빠지게 됐을까, 아니 어째서 VR이어야 했을까?

“입체영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영화 ‘아바타’를 본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아바타'를 보고 큰 매력을 느꼈거든요.”

이후 입체영상물에 빠진 전 대표는 입체 영화 및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입체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VR시네마와 ‘롤러코스터VR’, ‘오큘러스 DK1’ 등을 체험해 보면서 VR의 매력에 매료됐다고 한다.

동시에 전 대표에겐 입체적이면서도 보다 더 '사실감' 있는 콘텐츠 만들고 싶은 일종의 ‘갈증’이 존재했다. 그가 바라는 것은 2D 기반의 영상에 3D가 가미된 형태가 아닌, 보다 완전한 형태의 3D영상이었다. 이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VR'이었다. VR은 기본적으로 3D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시장이었다.

 

 

전 대표를 보면서 가장먼저 연상되는 단어는 단언컨대, ‘꼼꼼함’이 아닐까싶다. 그는 눈에 드러나는 요소 외에도 디테일적인 요소들도 놓치지 않는다.

가령 벤타VR이 촬영한 치매(환자)체험 VR 영상의 경우 치매 환자가 느끼게 되는 대표적 현상들인 시각의 왜곡, 이명 현상 등으로 인한 혼란스러움을 실감나게 구현했는데, 편집 기간만 한 달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영상 전반엔 그의 꼼꼼함이 묻어있다. 전 대표가 말하는 VR 콘텐츠의 매력은 ‘영상 그 안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몰입감을 방해할 수 있는 사소한 부분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데, 일례가 ‘대상과 카메라 간 거리조정’이다.

“심리적으로 거리감 있는 관계인데 너무 가까이 시야에 들어오면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가 있거든요”

비슷한 예로 벤타VR이 제작중인 단편영화 ‘어게인’에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화면 속 ‘나’는 아기가 돼 ‘어머니’와 가까이 마주하는데 이는 막연한 불편함과 공포감을 느끼게한다. 

“왜 아기들에게 너무 얼굴을 바짝 들이대면 아기들이 울음을 터뜨려 버리곤 하잖아요.(웃음) 아기 입장에선 커다란 얼굴이 시야에 가득히 들어오는 셈이니까요. ‘아기의 시선’에서는 어머니의 친근한 애정표현이 공포로 다가올 수가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벤타VR의 대표이자, VR전문가이기도 한 전우열 대표에게 VR 콘텐츠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VR멀미’ 해소법에 대해 물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예측성’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교통수단 중 가장 멀미가 심한 것이 배멀미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파도의 세기가 예측이 안 돼 움직임 또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VR멀미를 일으키는 요인인 '심리적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선 영상 내에 일종의 ‘암시’를 심어줘 유저의 시선이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유저들이 이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 거부감을 줄이는 것입니다.” 

 

현재 벤타VR이 계획 중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물었다.

“현재 ‘드림데이트’ 영상 3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1,2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게임형식과 결합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한 영상 내 상호작용적 요소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슬쩍 3편의 주인공에 대해 귀띔을 부탁하자 한국인 여성이란다.)

이외에도 현재 VR 영화 ‘어게인’도 제작 중에 있다. 한 여자의 집착이 빚어내는 비극을 그린 '어게인'에는 벤타VR의 예전작 ‘타임패러독스’를 연상시키는 기발하고도 섬뜩한 스토리라인에 발전된 촬영기술이 더해졌다.

“‘어게인’을 통해 평소, 혹은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가령 옥상에서 떨어지는 바닥에 부딪치는 체험과 같은 것들 말이죠.”

전 대표는 옥상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드론까지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당장 내년 VR시장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소니의 PSVR을 비롯한 여러 VR 기기들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3D영상시장은 무엇보다 킬러콘텐츠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마 당장 내년은 무리더라도 내후년쯤엔 모바일 시장부터 열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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