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트 정덕영 대표, "할 수 없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VR의 매력이죠"
클릭트 정덕영 대표, "할 수 없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VR의 매력이죠"
  • 민수정 기자
  • 승인 2016.12.14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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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VR(가상현실)에 관한 관심이 증폭된 해였다. 정부차원의 VR 관련 사업이 진행되기도 했으며, 일명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며 ‘가상현실’과 결합된 요소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VR 업계종사자들은 ‘그래봤자 매년매년이 VR 원년’이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하면서도 연이은 VR 콘텐츠나 기기들의 출시로 인해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혹시’하는 마음이 절로 들 상황이었음은 분명하다. 물론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고 말하는 종사자들이 많지만, 업계 종사자나 관계자들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VR’이라는 것에 대해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단 점 자체만큼은 고무적이다.

이런 날이 오기까지는 ‘듣도 보도 못한 VR’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있었을 것이요, 누군가는 산업을 이끄는 ‘선구자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VR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열정’ 때문일 수 있지만, 어쩌면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분명한 ‘가능성’을 먼저 발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후자에 해당하는 이가 바로 클릭트의 정덕영 대표다. 정 대표는 부드럽지만 강단있게 말을 꺼냈다.

“저는 VR이 한순간 흘러가는 유행과 같은 것이라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현재의 VR 시장이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VR은 기존의 기술과도 결합될 수 있으며, 인간의 욕구와 맞물려 점점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정 대표가 말하는 것은 알종의 ‘확신’이었다. 대종상을 수상한 경력까지 있는 CG 전문가 정 대표가 매료될 만큼 당시 ‘VR’이라는 것은 대단한 무언가(?)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법 하다.

“지금의 기술에 비춰보면 상당히 조악하죠. 그때 해본 게임이 아마 롤러코스터VR, 마인크래프트VR 정도였을 거에요. 게임회사 다니는 친구를 통해 접한 오큘러스 리프트를 접하게 돼 ‘아 나도 저거 한번 사서 해봐야지’ 싶었고 그 이후엔 ‘아 어쩌면 이것은 인류의 미래를 바꿀수도 있겠다’라고 가슴이 생각하게 됐어요.”

 

 

클릭트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클릭트는 재미있는 일을 해나가는 회사입니다.’

사람들이 공상해 온, 혹은 이들이 재미있다고 생각 되는 것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 대표가 생각하는 ‘재미’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답은 간단했다.

“단순히 VR이라는 게 생생하게 재현하는 것만으론 재미있진 않잖아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해야 재밌죠.”

정 대표의 말처럼 클릭트는 재미있는 발상을 중요시 한다. 클릭트의 대표 콘텐츠로는 석굴암 내부로 들어가 이를 구경할 수 있다던지 첨성대를 반으로 갈라 내부 단면을 보는 식의 체험형 VR 콘텐츠들이 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문화재의 보호차원에서 일반 관람객들이 석굴암이나 첨성대 내부로 들어가 체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실현시켜주는 것이 VR인 것이다.

정 대표는 ‘석굴암 VR체험’의 경우 유독 애정이 깊다고 말한다.

석굴암VR의 경우 실물을 스캔하지 않으면 비슷하게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수소문을 해서 데이터를 협조 받아야했다고 한다. 또한 제작을 위해선 자료수집 외에도 철저한 분석 및 고증을 위해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하기도 했고, 필요시 사용 허가를 받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존재했다. 이 과정을 거쳐 촬영 및 제작에 1년이 넘게 소요됐다고 한다.
 

클릭트가 진행한 또 다른 프로젝트는 ‘공포심 극복 프로젝트’로 공포증 치료에 VR을 이용하는 것이다. VR체험을 하는 장소는 높은 곳이 아닌, 안락한 곳이라고 유저 스스로가 인지한 상태에서 HMD를 통한 화면을 통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차차 빈도를 늘리는 식으로, 유저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높은 곳을 경험해 무서움을 줄이는 원리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고소공포증이 있는 기자가 시연 해봤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서움을 주기위한' 어트랙션과 어딘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적으로 놀이기구 VR체험의 경우 화면이 흔들리고 공포감 체험을 극대화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와 반대로 클릭트의 고소공포증 치료용 VR의 경우 엘리베이터에 올라 순식간에 수직낙하함에도 거부감이 덜한데 이는 유저 스스로가 공포감이나 거부감이 생기지 않도록 높은 공간에서 떨어짐에도 마치 완충장치를 통한 듯이 용수철 튕기듯 부드럽게 착지한다.

이외에도 클릭트가 가진 있는 핵심기술이 있는데 바로 ‘On Air VR’이다. 쉽게 말해 무선으로 즐기는 VR 스트리밍 기술이다. VR의 경우 몰입도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는 무선으로 VR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온에어 VR의 경우 유니티나 언리얼로도 대응이 가능하며, 높은 그래픽을 구현한다. 

문득 정 대표가 생각하는 'VR의 미래'란 무엇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매트릭스처럼 어쩌면 나중엔 빨간약, 파란약 중 골라야 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려면 선택을 해야만 하겠죠" 

우스갯소리와 같지만 그 속엔  정말 가상현실과 현실을 분간하기 어려운, 혹은 택일을 해야할 정도로 매력적이고도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자신이 깔려있었다. 

"제가 VR이 트렌드와 같은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VR은 결국 한시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기술이 모여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그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에 인간이 발견해낸 기술들이 VR과 융합을 시도해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보급화에 있어선 조금 더딜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일명 VR을 체험하기위한 헤드셋이나 체험형 컨트롤러등을 감수하면서까지 VR을 즐기고 싶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내년에 당장 VR시장이 어떻게 바뀔것이라고는 전망하지 않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아 이게 돈이 되겠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위험하다는 거에요. 사실 어려운 시장입니다. 근시안적으로 바라보지말고 장기적으로, 혹은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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