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토론회 … VR·AR 정책토론회 개최
이상한 토론회 … VR·AR 정책토론회 개최
  • 임홍석 기자
  • 승인 2017.03.20 2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국회’, ‘VR·AR콘텐츠진흥협회’, ‘포항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VR·AR 핵심콘텐츠 개발과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3월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정세균 국회의장, 유성엽 위원장, 미래부 최양희 장관 등 정부 각계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예고돼, 가상현실업계에 대한 실직적인 해답이 마련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행사다. 게다가 '고든미디어'의 마해왕 대표가 협회장을 맡고 있는 ‘VR·AR콘텐츠진흥협회’가 공동 주최를 진행하면서 토론회에 대해 다양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진행된 행사는 예고됐던 모습과 크게 달랐다. 먼저 현장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유성엽 위원장, 미래부 최양희 장관 등 핵심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마해왕 대표는 환영사가 끝나고, 토론회 시작 전에 행사장을 급하게 떠났다.

그나마 대행으로 참석했던 국회 관련인사들도 기념사진 촬영을 끝내고 토론회가 시작하자 대부분 토론회장을 떠나갔다. 결국 정작 본 토론회는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관계자 대부분이 자리를 비운 웃지 못 할 광경에서 진행됐다.

대부분 토론회가 끝나기 전에 자리를 비웠다

토론회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점이 제기됐다. 토론의 발제를 맡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남궁영 교수는 “엔지니어가 아니라서 기술적인 내용을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인문학적으로 볼 때 4차 산업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증진시킬까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라며 가상현실 업계 보다는 4차 산업의 관점에서 발제를 진행했다.

다른 연사들도 가상현실 업계를 대변하기 보다는 공개된 자료를 제시하는 데에 그쳤다. ‘교육업계에 잘 맞을 것이다’, ‘2020년에는 몇 십조의 시장이 될 것이다’, ‘롯데월드가 잘하고 있다’ 정도의 수준이었다.

‘토론회’임에도 토론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토론회의 연사로 참석한 인사들은 모두 각자 준비된 자료를 읽는 것에 그쳤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관객석의 절반 이상이 비전문가인 대학생들이 자리를 채우면서 업계 토론회라기 보다는 강의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토론회에 참관한 한 업계관계자는 “어쩜 이렇게 단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사가 진행 될 수 있는지 놀랍다”며 토론회를 요약했다.

현장의 VIP들이 VR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국내 가상현실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적인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인사들이 자리를 떠난 토론회는 많은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국가 정책 담당자들이 무늬만 콘텐츠 진흥발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산업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함께 유의미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토론회의 자리를 지키면서 말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