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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대한민국, 차세대 가상현실 시장 ‘놓치지 않겠다’
nant | 승인 2015.12.28 09:44

- 자체 제작 콘텐츠 기업만 300여개 기반 확장 중 
- 지스타 계기 중견 게임기업 관심 표명
- 세계적 콘텐츠 기업 한국서 제휴사 찾기에 혈안 
- 2016년 상반기 부터 본게임 시작될 듯

   
 

누군가 말했다. 한국은 가상현실 분야의 후발주자일 뿐이다. 앞으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역전해야 한다. 콘텐츠 기업 시각에서 보면 다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아직 초기 시장이어서 각 회사들도 이제 슬슬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고, 제대로 된 마켓도 형성되지 않아 매출을 낼 가능성마저도 파악되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콘텐츠 기업의 시각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야기는 크게 달라진다. 한국은 이미 가상현실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유망주다. 앞선 시각으로 신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국가 중 하나다. 지구촌 곳곳에 숨겨져있던 실력파들에게 발빠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정부, 학계, 군사, 지자체, 의료 심지어 굴뚝기업들까지도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콘텐츠 기업들의 움직임이 가장 더디다. 지난 20년동안 가장 빠른 위치에서 시장을 진두지휘하고 선도역을 자처했던 기업들이 오히려 이상한 틀에 갇혀 있고, 이를 탈환하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던 기업들이 오히려 추월하는 모양새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본다면 진실이 보인다. 본지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국내 가상현실 산업을 꼼꼼하게 정리해 봤다.

2015년 12월 현재 가상현실 전문미디어 VRN(www.vrn.co.kr)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상현실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400여 곳이 넘어 간다. 대부분 비밀리에 물밑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기업까지 감안하면 이미 이 시장은 초기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성장해 있다.

방송영상 장비 상장사 ‘티브이로직’은 사명을 ‘세븐스타웍스’로 바꾸고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을 선언했으며, 새내기주 ‘나무가’는 3D뎁스센싱 엔진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온라인 평생교육 분야에 가상현실을 도입한 코리아택,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의료계, 낙하사격시뮬레이터를 필두로 한 군사계, 증강현실계 권위자 우운택 교수를 비롯한, 연구원들이 대거 투입돼 관련 분야 기술을 개발하는 카이스트 등 다양한 조직들이 가상현실 분야에 이미 들어섰거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벌써부터 시작된 투자 붐
재계도 바삐 돌아간다. LS그룹일가 장손인 구본웅 씨가 설립한 ‘포메이션8’은 오큘러스에 투자를 거쳐 1천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남겼다. 페이스북-오큘러스 딜을 성사시킨 장본인이 바로 그다. 이들은 이렇게 거둬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넥스트VR’과 같이 세계적인 가상현실 콘텐츠 업체에 이미 투자를 단행했다. 제2의 오큘러스 사례를 노리고 뛰어든 셈이다. 이제 이들의 눈은 국내를 향해 있다.
국내 벤처 캐피털들도 바삐 움직인다. 이미 가상현실 3D아바타 솔루션 개발업체 ‘바이너리VR’에 투자한 케이큐브벤처스와 함께 캡스톤파트너스, IDG벤처스코리아, 매쉬업앤젤스, 소프트뱅크 벤쳐스 등 약 20여개 기업들이 2016년 가상현실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콘텐츠가 절실히 필요한 삼성이 하드웨어 제작사인 일본의 ‘포브(FOVE)’를 필두로 가상현실 사운드 제작업체 ‘8i’, VR콘텐츠 인베이전i를 개발한 ‘바오밥스튜디오’ 등에 투자했고 내년에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는 현재 구글과 가상현실 기기를 개발하는 단계로 개발이 완료되는 2016년경부터 본격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는 후문이다.

 

 

 

 

   
 


2016년 핫 트렌드 ‘콘텐츠 투자 시대’
하드웨어와 기반 기술에 투자를 마친 이들은 이제 서서히 ‘콘텐츠 수급’을 향해 달려 나간다. 당초 2015년 하반기 각 회사들이 HMD(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정식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시기가 2016년 상반기로 늦춰지면서 물밑작업이 계속되는 셈이다. 최근 이들의 투자 트렌드는 ‘가상현실 론칭’에 발맞춰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을 향해 있다. 소위 ‘선점 효과’를 노릴 만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이를 보고 국내 개발팀들이 서서히 발동을 건다. 7월과 지금이 다른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온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국내 콘텐츠 대기업들이 HMD기기가 보급되는 추이를 보고 진입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는 상황이었다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여기저기서 프로젝트의 시동이 걸리고 있다.
때문에 현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영상’ 분야를 시작으로 투자를 시작했으며 2016년도에는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들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늦은 출발, 따라잡을 수 있을까
가상현실 시장을 ‘아직 초기’라고 보는 시각은 콘텐츠 기업들의 오해에서 기인한다. 콘텐츠 회사들은 이제 서서히 신발 끈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큘러스, 플레이스테이션VR, HTC-바이브 등 유명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발매되는 오는 2016년 상반기를 목표로 움직인다. 이 역시 이미 발빠르게 가동되고 있다. 국내에만 약 300여개가 넘는 팀들이 현재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움직인다. 영상 분야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의료, 군사 분야에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게임 분야는 가장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 7월 본지는 게임 관련 25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가상현실’ 콘텐츠 준비 상황을 물었다. 이 중 불과 2개 기업만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나머지 23곳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5개월 뒤인 12월 현재 가상현실 분야를 준비중인 상장사는 9개로 늘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엔씨소프트, 넥슨은 지스타를 통해 가상현실 콘텐츠를 공개했고 SCEK는 ‘플레이스테이션VR’을, 엔비디아는 ‘HTC-바이브’를 각각 전시하면서 확 달라진 풍경을 알렸다.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상장사와 중견기업들이 줄지어 가상현실 개발을 문의하는 등 비공식 경로를 통해 관심을 표명한 기업을 합산하면 오히려 ‘가상현실을 준비하지 않는 기업’을 찾기가 더 쉬울 정도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게임 분야는 이제야 서서히 시동을 걸기 시작하는 중이다. 지난 2014년 일본 굴지의 게임회사들은 이미 이 분야 R&D를 시작해 콘텐츠를 제작했고 세계적인 명성을 다시 한번 얻고 있음을 감안하면 2년 늦었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과연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16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콘텐츠 투자 전쟁에서 대한민국 게임은 승리할 수 있을까. 도전자 그리고 개척자의 DNA를 되찾아야 할 때다.

 

nant  nant@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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