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혁명시대, 온몸으로 느끼며 즐기는 ‘제 4의 물결이 온다’
IT혁명시대, 온몸으로 느끼며 즐기는 ‘제 4의 물결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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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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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급형 가상현실기술 내년 상용화 전망 … 오큘러스 리프트, 프리오 등 가상현실기 줄지어 발매
편안한 자세로 침대에 눕는다. 옆에 놓여진 기계를 머리에 쓴다. 몇 초 기다리니 눈앞에 가상현실 세계가 들어온다. 고개를 돌리자 풍경이 들어온다. 눈 앞에는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이 꼬리를 친다. 손을 들어 강아지를 만져본다. 강아지가 기분이 좋은 듯 왈왈하고 짖는다. 마치 만화나 영화 속에서 나옴직한 상황이지만 더 이상 만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게다가 먼 미래 이야기도 아니다. 당장 2014년 상반기부터 일어날 풍경이다. 굳이 귀찮게 전시회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이 바로, 방안에 누워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됐다. 수억원대 비용을 들여야 할 것 같지만, 불과 1백 만원대면 구축 가능하다. 드디어 수십년 기다림 끝에 가상현실 세상이 안방에서 펼쳐지는 시대가 왔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gumented Reality) 분야는 올 한해 세계적인 파장을 낳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다양한 하드웨어들이 저렴한 가격에 발매되면서 시장을 열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밸브를 비롯한 세계 유수 게임 개발사들과 존카맥 같은 전설의 개발자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고,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벤처캐피털들이 적극 투자했거나 투자를 검토하면서 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구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까지도 가세하면서 사실상 대세론을 만들어 가는 분위기다.
반면 기존의 강세를 띄던 기업들은 이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는 분위기다. 콘솔 시장의 양대 산맥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는 각각 엑스박스 원과 PS4를 발표하면서 차세대 게임 환경을 먼저 손에 쥐기 위해 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를 예고했다. 서로 한 수씩 주고 받는 가운데 차세대 게이밍 라이프가 변화할 환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등장
유독 올 한해 가상현실 분야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오큘러스 리프트’의 등장이 원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머리 위에 쓰는 디스플레이(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공간을 눈앞에 보여주면서 마치 가상현실 세계 내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갖게 하는 디스플레이다. 불과 지난해만해도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고안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오큘러스 리프트는 킥스타터를 통해 사전 판매로만 7천대가 넘게 팔리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조금씩 제품을 알리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내외신들은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전달해 준다’, ‘한마디로 진짜 짱이다’와 같이 좀처럼 쓰지 않는 단어까지 동원해가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후 올해 5월 발매된 개발자 전용 버전은 상용화 단계 버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4만대가 팔렸다. 일반적으로 벤처기업들이 판매하는 하드웨어가 판매수량 5천대를 채우기가 힘든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수준이다. 

주변기기 통해 구체화 되는 게임 시장
‘오큘러스 리프트’가 일대 붐을 조성하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이 제품의 등장에 고무된 다른 기업들이 속속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시각적인 부분’을 담당한다고 한다면, 이제 유저들이 가상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우선 게임 상에서 걷고, 달리고, 점프할 수 있는 ‘버추어닉스 옴니’가 주목을 받는다. ‘옴니’는 커다란 스테이지 위에서 특수 신발을 신고 걸음을 걸으면 이 걸음걸이가 게임상에 반영돼 게임 속 캐릭터가 움직인다. 
게임 밖에서 유저가 움직이는 모션을 그대로 게임상에 녹여내는 프리오VR도 주목할 만한 기술 중 하나다. 과거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모션캡처 기기를 보급형으로 변경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저들의 동작을 그대로 인식해 게임상 캐릭터가 따라하도록 만든다.
  
 

이 기기들을 활용하면 다양한 게임들이 보다 현실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야구게임으로 예를들자면 유저가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한 뒤 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하자. 공이 날아오는 궤적이나 날아가는 방향 등이 눈에 모두 보이게 된다. 유저의 신장, 눈높이, 팔길이 등 개인별 조건들에 따라 개성을 살려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프리오를 착용했다면 대략 날아오는 위치를 감안해 스윙할 수 있다. 스윙 궤적에 따라 공을 칠 수 있을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 때 유저가 휘두르는 속도와 세기까지 판단해 타구의 방향이나 거리 등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남은 것은 옴니에서 열심히 달리는 일이다. 개인별 체력이나 주력, 순발력 등에 따라 거리를 판단해 세이프와 아웃을 결정하게 된다. 물론 달리면서 고개를 돌려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파악할 수 있고, 에러 등을 판단해 센스껏 주루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앞선 주변기들이 차세대 제품이라면 보다 현실적인 주변기도 있다. 레이저 히드라는 현재 오큘러스 리프트를 보유하고 있는 유저들이 선호하는 주변기 중 하나다. 양손으로 두개의 콘트롤러를 쥐고 사용하는 이 기기는, 개인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능동성이 포인트다. 때로는 권총을 쥐는 것과 같은 모션을 통해 슈팅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또 때로는 좌우를 번갈아가면서 움직이면서 스키를 타거나, 권투를 하는 것과 같은 모션을 취할 수도 있다. 

웨어러블 PC로 언제 어디서나 게이밍 라이프
집 안에서 풀3D그래픽으로 개발된 가상세계를 즐겼다면 집밖에서는 현실에 가상의 정보가 결합된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을 즐기게 될 전망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개발한 스마트 시계 ‘갤럭시 기어’가 국내에 선보인 가운데 소니 등 유명 회사들이 줄지어 스마트 와치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의 원리’에서 화면이 조금 줄어든 형태로 고안돼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안경’형태의 PC는 ‘구글 글래스’의 움직임이 독보적이다. 구글 글래스는 안경 한켠을 화면으로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는 형태로 실생활과 좀 더 밀접하게 맞닿아있다는 평가다. 때문에 거리를 걷다가 보이는 건물이나 벽, 구조물 등을 활용해 게임을 즐기는 증강현실 게임이 좀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도 꾸준히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소속 ‘Coming쑨’팀이 증강현실을 이용한 공포 게임을 개발해 찬사를 받고 있다.

Xbox one, PS4 차세대기 발표해 시장 변화 대응
이처럼 시장이 급변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등 기존의 강자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2013년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슷한 시기에 차세대 기기를 발표하면서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장의 파이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지난 2005년부터 강조한 홈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의 기능을 한 단계 발전시켜, 보다 편의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PC시장의 잠재적인 대체자를 노린다. 기본 사양에 음성인식 기술이나 동작인식을 구현해 보다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게 목표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이나 SNS, 홈쇼핑 등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현재 PC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심리를 꿰뚫는 기기를 발표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적극 채용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서의 변화가 눈에 띈다. 장기적 관점에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PC에서도 문제 없이 게임이 동작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를 마쳤다.
전반적으로 두 기기들은 비교적 여유로운 관점에서 시장의 변화를 맞이한다. 두 기업은 이미 각각 키넥트와 PS4 EYE 기기를 통해 동작인식 기술을 상용화 했고, 소니는 HMD시장에서도 이미 시제품을 출시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MS 역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콘텐츠의 벽 넘어야 상용화 가능
이처럼 가상현실 기기들이 줄지어 발매되면서 환경이 마련되는 가운데 관련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했다. 본지 좌담회를 통해 의견을 밝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킬러타이틀과 같은 콘텐츠 수급’이나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PC 게임업계 초기부터 엔진을 개발한 하복 엔진의 한국 지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주한 지사장은 “시장 자체가 워낙 경쟁이 심하다보니 블루오션 분야를 찾고자 할 것이고 새롭게 대두되는 분야인만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참가사들이 보다 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일종의 어플리케이션 스토어 환경 등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돼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포인트”라 강조했다. 

  
 

이주한 지사장은 사실상 게임도 ‘사업’인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기업들이 움직이면서 시장이 구성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초대 회장이자 지난 20년 동안 업계 개발자로 명망이 높은 고릴라바나나 정무식 대표는 “현재 차세대 기기라 부르는 현상은 사실 버추어보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예전부터 게임 업계가 목표로 삼았던 세계로 다들 가능성을 보고 도전하고 있는 분야“라며 차분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새로운 디바이스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콘텐츠를 끼워맞추는 식으로 개발을 해서 실패한 사례가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라며 “변화할 기기에 맞춰 새로운 형태로 게임을 개발하고 경험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가가 승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디바이스 개발사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면서 상부상조하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차세대기를 개발하고 있는 오큘러스리프트 서동일 한국 지사장은 “차세대 기기들에 대해서는 우선 기대에 대한 조절이 앞서야 한다(상상과 현실간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 며 말을 아꼈다. 그는 “오큘러스 리프트만해도 아직 기기를 개발중인 상황에서 픽셀 단위로 움직일 정도로 정확도가 있어야 하고, 모션 블러 현상을 조절해야 하는 등 현재까지도 당면 과제들이 가득 남아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50여개 게임사들이 현재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을 완료했고,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나면서 가능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제 4의 물결 맞이하는 게임업계
콘솔기기와 PC가 등장(제 1의 물결)한 이후 인터넷(제2의 물결)이 온라인게임을 통해 혁명을 가져왔다면 NDS나 PSP 혹은 모바일(제3의 물결)로 대변되는 휴대용 기계가 탄생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탄생해 최근 게임시장을 반영하고 있다. 이어서 제4의 물결은 가상현실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업계는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변화해야 할 시장에 대해 게임 업계의 적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좌담회에 참석한 3명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길어야 5년 안에 획기적인 게임 환경이 구축되면서 시장 판도가 급격하게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하드웨어 성능에 관계 없이 콘솔급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시장이 올 수 있다는 예측과 LTE-A와 같은 기술들을 통해 인터넷 환경이 보다 발달하는 형태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게임들도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반면 이런 현상이 올 때마다 개발팀들의 고민은 깊어진다고도 말한다. 특히 국내 게임 개발팀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만큼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업계는 이미 지난 2011년과 2012년 사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대두되면서 일대 변혁을 맞이하기도 했다. 반면 예년에 비해 노하우를 쌓은 기업들이 선점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결정났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과연 제 4의 물결이 오는 시대에서 선점할 기업은 어느 곳이 될 것인가. 2014년부터 또 한번 소용돌이 칠 차세대 게임 업계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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